음악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

2013.10.15 09:17:00

'율전 해피 콘서트' 후기

‘KBS 열린 음악회’가 있다면 수원에는 ‘율전행복 콘서트’가 있다. 필자의 우리 학교 행사 홍보 카피다. 얼마 전, 율전중학교는 ‘율전 해피 콘서트’라는 커다란 행사를 치루었다. 대개 학교에서 하는 행사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거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지역주민까지 범위를 확대하였다.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교직원 등 250여명이 모여 가을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초승달 보며 음악에 흠뻑 취했었다. 자체 평가로는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마치었다고 평가했다. 두 분의 시 의원, 학교운영위원장의 감사 문자 메시지고 받았다.,

무대는 학교 운동장이었고 스탠드는 관람석이었다. 야간에 지역주민을 위한 행사, 기획단계부터 어려움이 우선 예산 부족에, 강당이 없는 것이 한계였다. 그래서 무대 대용으로 윙카까지 거론되어 실버합창이 플륫6중주로 대체되기도 하였다.






클래식 기획은 수원고교동창인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송흥섭 지휘자가 담당했다. 거기에 프로 색소포니스트의 색소폰 연주가 가미되고 우리 학교 중앙현관에서 매주 목요일 열리는 학생 장기자랑에서 우수한 서적을 거둔 학생들이 출연하기로 하였다.

이번 콘서트를 하면서 음악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다.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이태리 제목을 몰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너는 왜 울지 않고’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등이 나온다. 우리 학생들이 성악가들이 수준높은 음악을 감상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는 본래 봄노래(Serenade to spring)라는 것도 알았다.




이번 행사의 성공은 프로그램 작성에 도움을 준 송 교수, 봉사가격으로 출연해 준 성악가들 덕분이 크다. 우리 학교 교감, 교무부장, 행정실장은 알뜰한 살림 지혜를 모았고 학생부장은 발로 뛰었다. 음악회 홍보 차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까지 찾았다.

필자인 교장도 아이디어 제시에 세세한 준비까지 신경을 썼다. 깢짝 출연으로 노사연의 ‘사랑’을 열창했다. 그러나 부족함도 있었다. 방송과 조명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무대와 관객 사이 거리가 멀어 공감대 형성에 지장을 초래했다. 그러나 스탠드에 은박지 매트를 깔아 관객을 배려했고 음악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주민들께 일일이 인사를 하면서 배웅했다.


율전중학교는 혁신 거점학교다. 수원 뿐 아니라 오산, 화성, 평택지역의 중등학교 혁신교육을 지원한다. 자연히 혁신의 선도학교가 되어야 한다. 이번 콘서트, 행복한 교육공동체 만들기 일환이다. 공동체를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서 지역사회까지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음악회를 마치고 늦은 시각, 밤참으로 출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송 교수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다. “학창 시절 들은 클래식 음악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마디로 인성 치유가 된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치매 요양원에서 공연이 끝나면 1주일간 요양원에 평화가 찾아온다” 치매 증상이 현격히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 학창 시절, 문화 예술적인 작은 체험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난파소년소녀 합창단의 음악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해준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현재 저명한 음악평론가들은 학창시절 베토벤 교향곡 1번부터 9번까지 입으로 흥얼거리면서 등하교했다는 말.

이번 ‘율전 해피 콘서트‘ 2013년 가을밤, 율전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은 전염되고 전파된다고 한다. 행복한 교육공동체 속에서 행복교육이 이루어진다. 음악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밤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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