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성공한 사람들(2)

2013.11.12 16:55:00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글을 숭상해왔다. 책 읽는 소리 들리는 마을을 존경해왔고 책 읽는 사람을 존경했다. 그래서 그런지 충신과 효자를 칭송하는 비석이 마을마다 많이 있었다. 학교 폭력이나 인륜을 깨뜨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책 읽기에는 과거라는 목표가 있었다. 책 읽기와 글쓰기가 입신출세의 수단이 된 것이다.

이러한 과거제도는 삼국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독서삼품과가 그것이다. 독서삼품과는 신라 원성왕 4년에 국학 내에 설치한 일종의 관리 임용제도이다. 국학 학생들의 유교 경전 독해능력을 3등급으로 구분하여 성적을 관리의 임용에 적용하였다.

고려, 조선시대도 여러 형태로 과거제도가 나타났다. 학문을 숭상하는 분위기는 임금님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왕세자 교육은 엄격했다. 높은 학문적 소양을 가진 성군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 학습 강도가 양반들의 과거 공부보다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왕으로 세종대왕을 들 수 있다. 세종대왕은 태조 이성계의 손자로써 태종 이방원의 셋째아들이다. 세종대왕은 어렸을 때부터 글을 많이 읽기로 유명하였다. 어느 날 세종이 몹시 아파도 계속 책을 읽자 태종이 아들의 몸을 생각해서 책을 모두 치웠으나, 아버지 몰래 병풍 뒤에 있던 책을 찾아 몇 십번씩 읽은 일화도 전해진다. 세종대왕의 독서 방법은 백독백습(百讀百習)이라고 한다. 100번 읽고 100번 쓴다는 뜻으로 통달할 때까지 책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덕분에 세종은 셋째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세종은 왕이 되자 학문을 연구하는 집현전이라는 기구를 만들어 학자들을 모아 글을 장려하였다.

세종대왕은 어찌나 책 읽는 관리를 사랑하는지 많은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어느 날 세종이 밤늦도록 책을 읽다가 집현전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누가 집현전에서 책을 읽고 있는지 보고 오라 내시에게 명령하였다. 내시가 가보고 말하기를 신숙주가 혼자서 책을 읽고 있다하니 세종이 직접 찾아가 그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신숙주는 세종이 온 것을 모르고 독서에 열중하였는다. 새벽이 되어도 불이 꺼지지 않자 세종이 찾아가보니 신숙주가 고단하여 책을 읽다 졸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세종은 어의를 벗어 덮어주고 돌아왔다고 한다. 이튿날 깨어난 신숙주가 자신 등에 씌워진 어의를 보고 깜짝 놀라 내시에게 물어보니 전날 밤 임금이 행차하신을 것을 알고 은혜에 감복하여 왕의 침전을 향해 절을 하고 더욱더 학문연구에 열중하였다. 세종대왕은 관리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사가독서(賜假讀書)라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관리들에게 책 읽는 휴가를 주어 조용한 곳에 거처를 옮겨 책을 읽도록 한 것이다.

책은 독립운동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해 독립의 기개를 알린 안중근 의사도 책 속에서 조국독립과 애국심을 다졌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도 독서를 중히 여겼는데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의사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할 때에도 ‘5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독서를 마친 다음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수의를 입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세상에 고생하지 않고 얻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남이 고생한 것을 얻는 것은 책읽기뿐이다.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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