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세상을 바꾸다

2013.11.12 16:56:00


지난 밀리니엄의 세기(서기 1000년-2000년) 동안 인류의 문화사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사람은 누구일까? 이 문제에 대해 History 채널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1000명의 인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1위는 누구인가?

뉴턴, 아인슈타인, 퀴리부인, 슈바이쳐, 아니면 영국과 바꿀 수 없다던 셰익스피어일까? 그러나 그 대답은 의외로 독일의 한 인쇄기술자인 구텐베르크이다. 구텐베르크(Johann Gutenberg)는 지금으로부터 550여 년 전인 1440년대 어느 날, 프러시아의 마인쯔(Meinz)시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을 그는 자주 도박판을 전전하면서 떠돌아다녔다. 그는 노름 솜씨(지금의 골패)가 별로 뛰어나지 못해 번번이 돈을 잃었다. 그런데 그렇게 돈을 잃으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였다. 어느 날 그는 골패에 새겨진 글씨와 그림을 보고 도장처럼 된 이 골패를 순서대로 찍어 내면 글씨를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착상이 떠오른 구텐베르크는 즉시 나무에 알파벳을 새겨 동양인들이 사용하는 도장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인류 최초로 만들어진 구텐베르크 목판 활자이며, 그의 나이 30대 중반이었다.

그는 노름판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글씨를 찍어내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기는 했지만 귀족으로서의 체면 유지도 하랴, 도박도 하랴, 가산을 모두 탕진했다. 그렇기 때문 공장을 차릴 만한 재산이 없었다. 그는 마을에 사는 휴머리(Humery)를 찾아갔다. 그는 금은세공(金銀細工)을 하는 사람으로 돈도 많았고 사업상의 두뇌도 빨리 돌아가는 인물이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 기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휴머리는 돈벌이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는 적극 지원해 주로 했다.

첫 작품은 골패를 모방한 나무활자였다. 하지만 조각하는 기술도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활자도 너무 약해 금세 닳아버렸다. 그래서 구리를 녹여 활자를 만드는 방법을 구상하게 되었고 휴머리가 금속 기술자여서 쉽게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금속활자이다.

구텐베르크와 휴머리는 금속 활자를 이용해 성경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당시 성경은 매우 귀하고 가격도 금으로 만든 책처럼 비쌌다. 이렇게 구텐베르크 성경이 세상 앞으로 나왔다.

구텐베르크 이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성경책을 구해 읽었을까? 당시의 책은 사람들(필경사)이 손으로 글씨를 직접 써서 보관하였다. 식물 섬유를 이용하여 만든 얇은 종이에 기록하거나, 소중한 글은 가죽(양피지)에 써서 두루마리 형태로 보관하였는데 오래된 성경은 양피지에 직접 쓴 두루마리였다. 동양에서는 한지나 나무판에다 새긴 팔만대장경 형태로 보관하였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으로 책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책은 매우 귀했으며 값이 매우 비쌌다. 그러므로 책의 출간은 당시 지배계층인 귀족이나 성직자의 독점적인 영역이었으며 책의 종류는 주로 경전(예배서나 신학서), 역사서, 문학 등이 대부분이었다.

구텐베르크에 의하여 찍어내기 시작한 성경의 힘은 대단하였다. 가장 먼저 일어난 것이 종교개혁이었다. 당시는 로마교황에게 충성하는 중앙 집권적 국가로 왕은 교황에게 막대한 헌금을 해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헌금은 국민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부를 축적한 카톨릭 교회는 도덕적으로 타락하였다. 그들은 성경의 의미를 멋대로 해석하여 신자에게 강요하도록 만들었다.

카톨릭 교회의 타락은 면죄부에서 특히 극심했다. 즉 당시 카톨릭 교회에서는 죄를 완전히 참회하고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을 결심으로 고백할 때, 기도나 헌금으로써 갚을 것을 권하였는데 이것이 면죄부다. 카돌릭 교회는 중세 말기 성당 건설과 포교를 위하여 많은 돈이 필요해지자 헌금을 권하면서 면죄부 발행을 남용하여 많은 폐해를 가져왔다. 1517년 성베드로 대성당을 건립할 때 M.루터는 면죄부 발행을 반대하여, 그 폐단을 지적하는 등 <95개조 항의문>을 내붙이고 공개토론을 주장한 것이 종교개혁의 실마리가 되었다. 그러나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민들까지 읽기 시작한 구텐베르크 성경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의 보급은 책을 읽는 계층을 넓혀 지식을 축척하게 만들어 14세기~16세기까지 르네상스 문학, 자연과학 등을 발전시키켜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한권의 구텐베르크가 만든 인쇄술 보급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던 것이다. 책은 개인의 인생도 바꾸게 되지만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는 것이다.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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