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이란 무엇인가?

2013.11.23 10:19:00

우리는 흔히 도덕과 정의를 같은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도덕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나 바람직한 규범’으로 내적인 규제로 작동하는 윤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는 도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사람이다.’ 혹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저버렸을 경우 ‘인륜을 어겼다고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에 비해 정의란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로서 외적인 규제를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경제적 정의’라는 말, 혹은 ‘정의의 사도가 되자’라는 말은 사회의 불의와 싸우는 것을 말한다. 정의 구현 사회를 만들자는 구호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정의의 뜻을 확대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플라톤은 지혜와 용기와 절제의 완전한 조화를 이르는 말을 정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EBS 인간 탐구 대 기획 ‘아이의 사생활, 도덕성’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례가 나온다.

(장면 1)
어느 날 내 아이가 평소와 달리 100점짜리 시험지를 갖고 부모님에게 보여준다. 부모님은 뜻밖의 점수에 놀라하며 칭찬한다.
“그런데 딱 한 문제 공책에 보았어요.”
아이로부터 양심고백을 듣는다.
당신이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몇 분의 부모로부터 들어본다.
부모 1 : 그렇구나.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부모 2 : 그래도 실력대로 봐야지. (나무라지 않음)
부모 3 : 다음에는 잘해. (나무라지 않음)
부모 4 : 딱 한번이다. (약간의 훈계)

이 장면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부모님의 관용적 태도에서 아이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결과만 좋으면 돼. 점수가 중요해. 한 문제 정도 보고 하는 건 괜찮아.’ 이런 양육 태도가 싸여서 도덕성이 형성돼간다는 것을 생각하는 부모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두 번째 사례도 있다.

(장면 2)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실수를 해서 지하철로로 떨어졌다.
당신의 아이가 말한다.
“엄마, 구해주어야지. 내가 할 거야.”
이에 대해 당신이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몇 분의 부모로부터 들어본다.
부모 1 : 도와주어라.
부모 2 : 안 돼. 위험하니까.
부모 3 : 해 봐. (전동차가 오지 않는 것을 살핀 다음)
부모 4 : 안 돼. 네가 꼭 해야 하니?

세 번째 장면을 살펴보자.

(장면 3)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극장으로 갔다. 영화를 막 상영하려고 하는데 뛰어다니는 아이를 만났다.
당신이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몇 분의 부모로부터 들어본다.
부모 1 : 나쁜 아이들, 저럼 안 되지. (내 아이보고 훈계만 한다.)
부모 2 : 재는 왜 그렇지? 나 같으면 안 둘 거야. (흉만 본다.)
부모 3 : 넌 그러지마. 망치는 일이야 (남의 아이 잘못에 관용함)
부모 4 : 내 아이도 자유롭게 나둔다.
이와 같이 도덕이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데서 우리를 습격한다.

(장면 4) 어른을 대상으로 한 도덕성 게임;
어느 작가가 무작위 대학생을 선발해서 도덕성에 관한 인터뷰를 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사례금은 10만원이고 9시까지 나와야 된다고 했다. 드디어 대학생 11명을 불러보아 인터뷰를 했다. 작가는 인터뷰를 마치고 한명씩 불렀다. 차례로 봉투의 돈을 세면서
“수고했어요. 사례금은 15만원이예요. 맞으시지요?”
“예,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응한 대학생은 희색이 만연하면서 자연스럽게 돈을 받았다. '금액이 달라졌다,' '5만원을 돌려주어야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작가는 돈을 다 돌려준 뒤, 인터뷰에 응한 사람보고 다시 물었다.

“왜, 돈이 달라졌다는 말을 확인하지 않았지요?”
대학생들은 웃음으로 회피하거나 창피하다. 공개하지 마라. 당했구나. 알리지 마라. 부모님이 알면 실망하겠다. 뒤통수를 받은 느낌이다 등 여러 반응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도덕성은 높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도덕이란 평범한 아이들의 사소한 문제가 출발점이 된다. 우리는 늘 유혹에 놓여있다. 유혹에 대한 충동을 자제하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성공한 인간이 될 수 없다. 충동을 자제하는 것, 그것을 만족지연이라고 한다. 4-6세 때 만족지연이 높은 아이는 장래 성공의 확률이 높다는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다. 도덕성도 아이의 경쟁력인 것이다.

출세와 성공이라는 말도 마지막 마무리는 도덕적이지 못하면 안된다. 도덕적이지 못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와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억대 뇌물, 부패, 탈법, 왕따, 폭력 등의 문제가 사회로 나오면 그것은 내가 아닌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판에 서슴지 않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도덕이란 연습이라고 했다. 연습하지 않으면 도덕적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의 생활 자체가 도덕과 관련된다. 우리 부모들은 ‘착하면 손해 본다.’라는 생각으로 도덕성에 둔감하다. 도덕이란 어떤 상황에도 행동하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처한 상황은 언제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부모는 아이의 모든 행동에 대한 의사를 결정과 판단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는 이것을 통해서 도덕적 의지를 키우고 내면화의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다.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강주호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