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을 겸해 정규직 시간제 교사제도를 도입한다는 정부의 복안을 보면서 정부 관료들은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의아심이 든다.
이 사회는 학교나 학생들에게 원하지 않는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학교와 교사를 나무라고 교육이 잘못되어 그렇다고 질책을 한다. 그리고서는 올바른 교육을 하기위한 교사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때로는 교사들의 집단 이기심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하면서. 이 모든 것이 교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교육을 재단하는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대가족제도에 형제들이 여럿이었기에 특별하게 이름 붙여 인성교육을 실시하지 않아도 가정에서 생활 중에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이루어 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하나 자녀 가정에다가 핵가족화 되어 그런 기회는 없어지고 자식을 향한 부모의 끝없는 이기심만 경쟁적으로 부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교사들의 위치는 참 어렵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되고 또 가르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그것들이 사회의 요구나 부모의 이기심, 교사의 양심 등 서로가 맞지 않는 조건들 때문에 언제나 불협화음이 생기고 그 때마다 제일 약자인 교사만 고래싸움에 새우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회는 이상한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교육하면 언제나 아이들 위주로 이야기한다. 자주성, 창의성, 아동인권, 민주화 등등.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작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경쟁에 몰아넣으면 안 되고 서열을 세워서도 안 되고 수용적으로만 키워도 안 되고…. 그러나 교사들은 승진이니 성과금이니 전보니하면서 끝없는 경쟁을 요구받고 서열을 매기고 개선을 위한 어떤 제안도 이기심으로 폄하되어 거부되는 현실인 것이다.
왜 학교현장이 이럴까? 한 마디로 우리네 정서를 무시한 비교육적 처사 때문이다. 앞에 말한 것처럼 교육의 비전문가가 교육 재단의 칼자루를 잡고 휘두르기 때문이다. 적어도 교육에 관한 정책만큼은 그 바탕에 교육의 본질이 튼튼하게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을 비교육적인 요소로 재단하고 밀어붙이는 힘 있는 사람들 때문에 교육의 본질은 날로 힘을 잃고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며 적반하장 격으로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오히려 그 결과를 들고 학교현장의 교사들을 질타하는 웃지 못 할 비극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교총의 설문을 보면 정규직 시간제 교사제도 도입에 관해 응답한 각 급 학교 선생님들 중 82.7%가 제도 도입을 반대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교육계는 더 삭막해지고 사회가 원하는 교육은 더 어려워지고 그 책임을 교사들이 다 뒤집어쓰게 된다는 것을 선생님들은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힘이 없어 꿈틀거리기만 하는 지렁이처럼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선생님들이나 설문 결과를 발표하는 교총이나 답답하고 서글프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구의 교육과 우리는 그 바탕이 다르다. 우리의 교육을 재단하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도입하려는 소위 선진국들의 교육이 우리에게 반드시 좋은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죽하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본받자고 언급했을까?
적어도 교육에 대한 변화는 반드시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교육을 바탕으로 해서 꾸며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선생님들 이야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