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가 보는 좋은 교장의 조건

2013.11.28 16:15:00

필자는 지금 '학교 경영자 리더십 과정' 연수 중이다. 경기도내 초중고 교감과 교장 46명이 모여 연수를 받고 있다.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연수자들가 주고 받는 교육정보 또한 중요하다. 조별 토의 때에는 허심탄회한 내용이 발표되기도 한다. 그게 교육현장의 현실 모습일 수도 있다.

첫 시간, '학교경영의 환경과 변화관리' 학교가 바뀌었다. 과거의 모습을 생각하면 안 된다. 교장의 모습도 바뀌었다. 과거 교장을 생각하면 아니된다. 학생, 교사, 교감, 교장이 생각하는 교장상이 다 다를 것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마다 원하는 교장상이 주관적일 수도 있다.




경기도내에서 모인 교감과 교장들이 보는 '좋은 교장의 조건 5'는 무엇일까? 8개조에서 5개씩 내세우니 무려 40개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특이한 것도 있다. 교장으로서 반성할 내용도 보인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우리 조에서는 '교직원에게 베푸는 교장' '즐거움을 나누워 주는 교장' '항상 웃는 교장' '교사를 믿어주는 교장' '업무를 빋고 맡기는 교장'이 나왔다. 우리 조는 교장 2명, 교감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장 경력 7년차인 필자가 무려 3개씩이나 제시하였다.

다른 조의 이색적인 것으로 '저녁을 잘 사시는 교장' '술 잘 사주는 교장' '술·밥 잘 사는 교장' '술 잘 먹고 잘 사주는 교장'이 나왔다. 이제 교장은 인기를 얻으려면, 좋은 교장이 되려면 교직원에게 술 사고 저녁을 사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과거엔 대접을 받는 존재였는데 대접하는 존재로 바뀐 것이다.

이것을 좋은 변화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얻어 먹는 존재에서 베푸는 존재로 변했으니가 말이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갑'과 '을'이 바뀐 것이다. 과거엔 교사들이 '을'이었다. 교장이 전권을 휘두르던 시대가 있었다. 무소불위의 시대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아니다. 교장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들고 있다.

리포터인 필자. 각 조별 발표한 내용 사진을 찍어 분석해 본다. 1위가 의견 수렴을 하는 교장이다. 소통을 잘하는 교장도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소통, 화합, 감동을 주는 교장' ' '교직원의 의견을 경청하여 학교경영에 반영하는 교장'도 함꼐묶었다. 5표가 나왔다.

2위는 앞서 말한 '교직원에게 술·밥 잘 사는 교장'이다. 4표다. 공동 3위는 '웃는 교장'과 '잔소리 안 하는 교장'(말 적게 하는 교장)이다. 교장들이 반성할 점이 보인다. 교장들이 얼마나 화를잘 냈으면 이런 내용이 나왔을까? 잔소리하거나 말이 많은 교장은 교직원이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가 보는 학교경영자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의 학력 향상,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신뢰 구축, 교사의 전문성 계발인데 교감과 교장이 보는 것과 차이가 있다. 강사는 우수 학교장의 특성으로 의견 수렴, 솔선수범, 갈등관리를 꼽고 있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학교장상은 다를 것이다.

이번 연수를 받으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교장 누군가가 말했다. "그 좋았던 시절에 교장 한 번 못 해보고, 지금처럼 좋은 시절에 교사 한 번 못해 보네" 자기가 처한 상황을 비참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교장상도 달라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사회가 교장들에게 '술 사는 교장'을 요구하는데 그게 교육의 발전을 가져올 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교장상이 왜곡되어 있어 하는 말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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