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2013.12.19 18:20:00

이제 기말고사도 끝났다. 내일이면 우리학교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내일이면 그 동안 학생들의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학생들의 잠재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는 날이다. 그 동안 교육을 통해 이루어내었던 작품들도 선보이는 날이다. 학부모님들과 학생 모두, 선생님들이 참여한 가운데 틈틈이 준비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날이다. 내일이 기대가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따뜻한 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낀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사랑하는 님에게, 사랑하는 친구에게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돈의 고액 여부가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고 얼마만큼의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느냐가 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무슨 선물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오 헨리의 단편소설인 ‘크리스마스 선물’을 읽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소설이 길지도 않고 감동을 주는 것이기에 이번 기회에 한번 접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인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정말 훌륭하고 귀하고 값비싼 선물이다. 값이 비싸서가 아니다. 정성이 담긴 선물이다. 아내인 델라에게 있는 돈이라고는 고작 1달러 87센뿐이다. 이 돈도 물건을 살 때 깎고 또 깎아서 모은 돈이다. 크리스마스 전날이 다가왔다. 선물을 사주고 싶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선물을 사주어야 할까?

한 주일에 8달러짜리 셋방살이 하는 가난한 부부에게도 부부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불평하지 않았다. 서로 사랑했다. 행복했다. 서로 크리스마스를 기해서 선물을 주고 싶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은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다. 돈이 있고 여유가 있어도 쉬운 일이 아닌데 가난하고 어려운데도 이런 마음을 가졌으니 얼마나 감동이 되나?

서로 믿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으면 가난도 극복할 수 있다. 서로 돕고 사랑하면 따뜻한 선물도 주고받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 집에는 가장 귀하게 여기는 재산이 둘 있었다. 하나는 아내의 머리칼이다. 아름다운 델라의 머리칼이 갈색의 실폭포처럼 잔물결을 이루고 반짝이면서 치렁치렁 늘어뜨려져 있는 것은 델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재산 중의 재산이었다. 또 남편이 차고 있는 금시계이다.

아내인 델라는 남편의 금시계에 가죽 줄이 너무 낡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래서 백금으로 만든 시곗줄을 사 주고 싶었다. 자기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돈을 장만해서 21달러의 시곗줄을 샀다. 아내의 최상의 사랑의 표현이었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얼굴을 망가뜨리면서까지 남편의 백금 시곗줄을 샀던 것이다. 이런 사랑이 진짜 사랑인 것 같다.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이 겨울햇살처럼 따스하다.

남편도 대단한 남편이다. 아내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서로 의논한 것이 아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다. 서로가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준비를 한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해서 자기의 차고 있는 시계를 팔아서 선물을 샀다. 아내의 가장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머리카락을 빗고 꽂기 위한 빗 한 세트였다. 눈물겹다. 이들의 사랑은 영원히 빛날 것 같다.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날 것 같다.

남편을 위로하는 아내, 머리카락으로 인해 상심해하는 남편에게 곧 머리칼이 자랄 것이라고 안심을 시켜주고 남편을 격려하니 남편은 조촐하지만 크리스마스 잔치나 벌이자고 한다. 셋방 사는 젊은이의 이야기는 추운 겨울에 훈훈한 난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장 소중한 보물을 버리고 아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사주고 싶어 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 학생들과 교육가족들의 마음이면 좋겠다.

있을 때 선물하는 것은 그렇게 귀하지 않다. 없을 때 선물하는 것은 더욱 값지다.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 선물하는 것은 상대를 감동시킬 수가 없다. 마음이 있을 때 선물하는 것은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다. 돈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느냐, 있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으면 그 선물은 두고두고 값비싼 선물이 된다.

짐과 델라는 정말 행복한 부부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의 주고받음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준 모델이다. 이분들이야말로 현명한 사람이다. 부러운 사람이다. 존경의 대상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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