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전중, 학년말 힐링 음악회 가져

2013.12.23 13:14:00

사계 만돌린 초청음악회 성료

교사들이 하소연 한다. 학년말 수업이 어렵다고. 왜 그럴까? 고등학교의 경우, 수능이 끝난 교실은 난장판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니 이건 교실이 아니다. 교사가 교실에 있건만 전혀 교사 역할을 못한다. 잡담은 기본, 심지어 교실 바닥에 누워 자는 학생도 있다.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기말고사를 끝낸 학생들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교사가 아무리 주위를 집중시키고 수업을 하려해도 학생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왜? 배어보았자 시험에 나오지 않으니까. 교육지책으로 영상자료를 방영하는 교사도 몇 몇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물론 있다. 근본적으로 공부하는 이유를 다시 성찰해야 한다. 공부는 시험을 보기 위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살찌우게 하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려면 배움을 게을리 하면 아니 된다. 그러기에 배움엔 끝이 없다.

또 평상 시 하기 어려웠던 체험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외부 초청 강사도 좋고 삶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고등학교의 경우, 미용 강좌, 경제교육, 재테크, 명사특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힐링음악회를 가졌다.




수원에서 활동중인 '사계 만돌린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이다. 음악 아마추어인 주부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역사가 10년이 된다. 정기공연을 비롯해 음악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학교공연은 입학식, 졸업식에 출연한다. 이번엔 우리 학교와 연결되었다.

학교 강당이 없어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는 이웃 교회의 도움을 받았다.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김정환은 벌서 교육적 의미를 간파하고 연주 중간중간에 음악 해설을 곁들인다. 악기 소개도 한다. 1년간 공부에 찌든 학생들의 감성을 음악을 통해 일깨울 수 있다. 당장 효과는 나타나지 않지만 서서히 삶에 좋은 영향을 준다.

학교장 인사 말씀은 초청에 응해 준 단원들에게 감사표시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지금의 유명한 음악가들, 학창시절 어떻게 보냈을까? 등하교하면서 베토벤 교향곡 1번부터 9번까지 입으로 흥얼거렸다. 우선 3번(영웅), 5번(운명), 6번(전원). 9번(합창) 교향곡부터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곡 해설과 곁들인 연주곡이다. 라데츠키 행진곡을 시작으로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오 솔레미오, 등대지기, 통영 개타령, 키사스 키사스, 아기 코끼리의 걸음마, 명성황후 중 '나 가거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등이 이어진다. 관객과 함께 하는 '뭉게 구름' 화면에 가사가 나오니 합창이 가능하다.

성탄절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이와 관련된 앵콜곡도 준비했다. 'We wish your merry christmas'  연주와 학생들 합창을 주고 받으니 분위기가 살아난다. 초청에 응해 준 오케스트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조유진 단장과는 7년 전 교감시절, 공연소식을 한교닷컴에 보도하면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오늘 행사,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학생들이 기다리는 순서가 남아 있다. 3학년 남학생 두 명이 출연하여 '사랑 Two'를 부른다. 더 신나는 것은 2학년 5인조 보컬 등장이다. '바운스' '난 네게 반했어' 등을 연주하고 부르는데 학생들은 흥분의 도가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 교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교장 취임식 때 성악가가 등장하고 입학식, 졸업식 때도 성악가가 나와 클래식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지난 가을에는 '율전 해피 콘서트'를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하였다. 이 모든 것이 교육의 한 장면이다. '변화와 창의를 선도하는 행복한 학교'가 율전중학교의 교육지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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