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에 행복하게 취했던 일주일

2014.04.08 13:43:00


이번 일주일은 봄꽃을 즐기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벚꽃은 낙화가 시작되고 새순이 돋기 시작하면 보기에 흉하다. 그 아름답던 개화 모습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그게 자연의 이치건만 우리는 아름다왔던 순간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수원의 경우, 벚꽃 즐기기에 좋은 곳이 무려 10여 곳이 넘는다. 경기도청 일대와 팔달산 회주도로, 농촌진흥청 일대, 일월공원, 황구지천, 광교마루 등이 있어 가까운 곳을 찾아가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굳이 진해 벚꽃놀이나 쌍계사 십리 벚꽃을 찾지 않아도  된다.

리포터의 경우, 사는 곳이 서수원이라 몇 일 동안 서호천 일대, 서호저수지, 농촌진흥청 등을 찾았다. 아내와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우리나라는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과 '지자체에서 시민들 여가생활을 위해 공원 가꾸기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구나'였다.




서호천만 보아도 그 옛날의 생활하수가 악취를 풍겨가며 섞여 내려가는 하천이 아니다. 하천에 물고기가 놀고 백로나 왜가리가 유유히 거닐며 논다. 하천 앙편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다. 둑위에 늘어서 만개한 벚나무는 환상적이다.

사진퐐영을 좋아하여 개나리, 벚꽃, 수양버들 나무를 근경에 넣고 원경 풍경을 잡는다. 이왕이면 지상 풍경이 흐르는 물에 비친 것까지 카메라에 넣으면 작품 시진이 된다. 해마다 이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애향심이 저절로 생겨난다.

벚꽃에 취하여 돌아다니다 보니 평소 못 보던 것까지 보게 된다. 서호천에서 수원 팔색길 중 모수깋 안내판을 보았는데 수원의 화홍문 글자가 틀렸다. 화흥문이라니? 수원에는 '화흥문'이 없고 '화홍문'이 있다. 작은 것이지만 수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다.




농촌진흥청 후문입구에 있는 수양벚나무 두 그루. 차량 운전에 있어 시야에 방해가 되는지 가지치기를 일찌감치 하였다. 벚꽃이 축 늘어져 바람이 불면 가지가 흔들리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다. 개화 후 벚꽃놀이가 끝나고 나서 가지치기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서호저수지에 새로운 방문객이 늘었다. 바로 탐조사진 작가들. 철새들이 물위를 나는 모습, 창공을 나는 모습, 가지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 등을 촬영하느라고 진을 치고 있다. 하나의 장면을 찍으려면 무한한 인내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그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장면도 보았다. 농촌진흥청 벚꽃을 구경하다가 새순이 돋는 단풍나무를 보았다. 그 여린 새순이 돋아나 푸른 하늘 위로 자라는 모습은 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가지에 손목시계 하나가 걸려 있다.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주려는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보았다.

일월공원에는 수 십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그러나 그 색깔을 보면 대개 비슷비슷하다. 그러나 오늘 본홍빛 왕벚나무꽃을 발견하였다. 딱 한그루에 이 꽃이 피었는데 창공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평범한 벚나무꽃은 가라! 내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은 아름답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런 자연에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한다. 자연과 함께 하면 삶이 행복해진다. 자연은 사람을 보호해 준다. 봄꽃에 취하여 행복하게 지낸 일주일이었다. 다음주에는 어떤 꽃들이 피어날까?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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