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22)

2014.08.07 14:39:00

오늘 아침은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 하루가 더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더위도 잘 참고 견디면서 하루를 지내면 내일 입추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울수록 짜증 내거나 조급증을 내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럴수록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에볼라라는 희한한 전염병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마음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손을 깨끗이 씻으며 위생관리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주변을 늘 깨끗하게 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성인은 균형 잡힌 생활을 하였다. 소박함과 문화적 요소가 균형을 이루었다. 균형 잡힌 생활이 성인다운 생활이다. 文質彬彬, 문질빈빈이라 소박함이 문화적 요소를 이기면 야만적으로 변하고, 문화적 요소가 소박함을 이기면 자연스러움이 사라진다. 논어 옹야 편에 나오는 말이다. 질은 소박함이고 문은 장식이나 기교 같은 문화적 요소를 말한다. 문과 질이 균형이 잡혀야 삶이 윤택해진다.

성인 같은 선생님들도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을 지님과 동시에 문화적인 요소를 무시하지 않는 균형 잡힌 삶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균형 잡힌 교육도 참 중요하다. 학력과 인성, 실력과 성품, 능력과 인품이 함께 균형을 이루어야 좋은 선생님이 되고 좋은 학생들을 길러낼 수 있다. 미래의 지도자, 세계의 선도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둘 다 중요시하는 균형 잡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성인은 나이나 욕망 모두 다 안중에 두지 않았다. 오직 자기 하는 일에 넋을 잃고 화필을 놀리는 데 열중하였다. 공자가 그러했다. 탐욕에 관심이 없다. 범인은 반대다. 욕망이 가득 차다. 탐욕이 넘친다. 재물에 관심이 많다. 재물이 쌓이지 않으면 근심한다. 재물을 얻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재물에 관심이 없다. 탐욕은 아예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직 학생밖에 모른다. 학생들의 바른 성장에 관심을 둔다. 먹고 사는 것으로 만족한다. 바른 나무, 곧은 나무를 길러내는 데 오직 신경을 쓴다. 썩은 나무가 되지 않도록 애쓴다. 썩은 나무로는 들보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곧은 나무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한다. 나라의 기둥을 길러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이런 선생님은 성인 같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성인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골몰하며 뜻을 풀이하지 않는다. 내 뜻에 맞는 글을 만날 때면, 문득 흔쾌히 밥 먹는 일도 잊는다. 독서는 좋아해도 철두철미하게 그 뜻을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마음에 맞는 글이 있을 때마다 마음 흡족해하며 밥 먹을 때도 잊는다. 하찮은 문제까지 구석구석 들쑤시는 신경질적인 독서태도를 취하지 않고 모르는 대목이 나오더라도 집착하지 않고 술술 읽어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독서를 중도에 그만두게 된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역시 독서를 좋아한다. 내용을 다 알려고 하지 않지 않는다. 막히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넘어간다. 장애물을 넘듯이 그냥 넘어간다.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으면 메모를 하고 생각을 하고 나의 것으로 삼는다.

성인은 온갖 고생을 참고 멀리 내다보며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다. 장작더미에 잠자며 쓸개를 맛보았다. 꿈이 있었다.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온갖 고생을 마다치 않았다. 인내하였다. 기다렸다. 계속해서 노력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성인의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다. 선생님들에게도 고귀한 꿈이 있다. 그 꿈을 향해 매일 나아간다. 온갖 어려움과 고통이 있어도 감내한다. 존경스러운 선생님들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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