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 환경 개선, 실천이 먼저다

2014.09.08 15:01:00

근무지가 도교육청에서 지역교육지원청으로 바뀌었다. 무보직 장학관에서 과장이라는 직위를 부여 받았다. 중등교육지원과 사무실에서 부서의 장(長)이다. 장학관이라는 직급은 같지만 위치는 다르다. 과장은 과(課)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 그의 생각과 실천여부에 따라 교육청의 문화가 바뀔 수도 있다.

부임 후 5일이 지났다. 그 동안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과장으로서 주간업무와 월간업무를 보고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장학사가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관리, 감독, 지시보다 그들이 스스로 잘할 수 있도록,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조장헤 주어야 한다. 그게 과장이 해야 할 일이다.

작은 것이지만 환경개선에도 산경을 쓰려고 한다. 부임 전 아내와 함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책장을 정리하고 유리창을 닦았다. 새풀발을 새롭게 하려는 것이다. 유리창을 닦은 지 오래되어 닦는데 시간이 걸린다. 물행주로 닦다가 밖에서 물을 뿌려 닦았다. 창틀에 고인 물이 배수가 안 되어 물이 넘친다.




자세히 보니 창틀 배수구멍에 텔레비전 안테나선이 통과하였다. '아하! 창틀 배수구멍을 뚫어야겠네!' 비가 올 때를 대비하여 누군가는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세면대 배수구가 노출되어 보기 흉하다. '이것을 어떻게 할까? 말끔히 처리할 방법은?' 사무실 개선할 곳을 찾는 것이다.

현관 쪽 창문. 개폐한 지 오래되었다. 문이 잘 여닫히지 않고 창틀 아래를 보니 먼지가 두텁다. 마침 교장 회의가 있으니 교장들이 이 곳을 방문할 것이다. 테이블의 먼지를 닦는 등 청소를 하니 주무관 여러 명이 달라 붙는다. 소파를 옮기고 그 아래 먼지까지 제거하고 걸레질을 한다. 우리의 환경은 우리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교장 재직 시절 학교가 생각난다. 서호중 때에는 울타리 환삼덩굴이 보기 싫어 점심 식사 후 뿌리째 뽑았다. 그렇게 2주간 매일 하니 환삼덩굴이 종적을 감추었다. 그대로 두면 이 씨가 운동장으로 날아와 학생들을 괴롭힌다. 초임교장으로서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으면 즉시 개선하였다. 

두 번째 학교인 율전중학교에선 행정실장과 약속하였다. 부임한 교장으로서 눈에 거슬리는 것을 메모해 줄 터니 세 달간만 그것을 개선하자고 했다. 교실의 스피커 선에서부터 울타리, 농구 골대, 태권도 훈련장 등 무려 100여 곳을 개선하였다. 기존 근무하던 교직원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세한 것들이다.

근무지가 바뀌었을 때 꼭 할 일 하나! 눈에 어색하게 보이거나 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수첩에 메모하고 빨리 개선해야 한다. 그런 의식 없이 한 달이 지나면 이상하거나 어색한 것을 발견할 수 없다. 부조화가 눈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장학사들에게도 이야기 하였다. 앞으로 사무실 환경 개선 실천하겠노라고. 근무여건 개선은 일의 효율성에도 도움을 주고 정서순화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그런데 기존 근무자들은 현재의 환경에 적응하여 개선할 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낯선 이방인의 눈이 필요하다. 새로 부임한 사람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9월 1일자로 승진, 전보 등으로 근무지가 바뀐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근무지에 적응하기 바쁘겠지만 낯선 것을 찾아 바르게 고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일선 학교의 경우, 교내외를 둘러보면 고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것 그대로 두지 말자. 좋은 환경조성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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