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32)

2014.09.11 09:57:00

추석 연휴로 인해 웃음이 가득하고, 삶이 새로워졌으리란 생각이 든다. 부모님과 친인척을 만나면서 새 힘과 능력을 공급 받았을 것이다. 피곤을 씻고 삶이 더욱 새로워지고 학교생활이 더욱 풍성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인은 미세한 악마저 멀리한다.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른다. 서리는 음기가 비로소 응고하는 것인데, 차츰차츰 음기가 활발해져서 물이 얼어 얼음으로 바뀐다.’ 이와 같이 악의 움직임도 처음에는 미세하나, 그대로 방치해두면 큰 악으로 자라남을 안다. 그래서 악이라면 모양이라도 버린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악을 미워한다. 악을 대적한다. 악이 나를 해침을 안다. 악에게 지지 않으려고 애쓴다. 악이 점점 자라 자신을 망하게 함을 안다. 그래서 악에 대한 것은 미세한 것도 버린다.

성인은 언제나 느긋하고 평온하게 살아간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수선하기도 하고 거친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빠른 진보 바람이 불 때도 있다. 그래도 성인은 외부세계에 동요되지 않는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그려진, 동굴 속 도원향의 정경을 간혹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서남북 사방 길이 뚫리고 닭소리 개소리 들리는 곳이다.’ 언제나 느긋하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이상향 같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언제나 느긋하고 평온하게 살아간다. 외부의 어떤 변화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평상심을 유지한다. 언제나 마음은 평화롭다.

"성인은 만년의 비애에도 낙심하지 않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 외로워지고 병이 많이 들어 자신이 초라해진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고향을 그리게 된다. 성인도 마음은 범인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두보의 칠언율시 추흥팔수의 첫 구절을 보면 ‘국화 떨기 다시 피니 지난날 생각하며 눈물 흘린다./외로운 배 하나 매어두었으니 고향 그리는 마음이로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병이 들고 몸이 약해지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고향의 부모님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이런 순수한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이런 마음을 늘 갖는 것이 정상이다.

성인은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위나라 말기, 실권을 장악한 사마소가 완적을 평할 때 <일찍이 인물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완사종은 매우 신중했다. 그와 말을 해보면 하는 말마다 현원했고, 일찍이 인물의 좋고 나쁨을 판다하지 않았다. 완적은 매우 신중한 사람이다. 그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가 하는 말은 모두 심원한 철리에 대한 것뿐이고, 남에 대해 좋고 나쁨을 비평한 적이 없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남을 평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비평하지 않는다. 남을 비판하지 않는다. 남은 비평한다고 해서 자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과의 관계만 악화될 뿐이다. 그러기에 사람에 대한 평을 절대 하지 않는다.

성인은 마음이 한없이 넓다. ‘전국시대의 장군 염파는 변설에 능한 인성여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것에 화가 나서 보복을 꾀했다. 그러나 인상여는 강대국 진이 조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우리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염파를 상대하지 않았다. 이것을 안 염파가 육단부형, 즉 웃통을 벗고 가시나무 채찍을 등에 지고 인상여한테 가서 잘못을 빌었고 그들은 문경지고를 맺게 된다.’ 마음이 넓으면 상대방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친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마음이 한없이 넓다. 학생들을 대할 때 마음이 넓기에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고치기도 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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