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소리 부소담악의 가을 풍경

2014.11.04 09:21:00

10월 28일, 대청호로 길게 발을 담근 부소담악에 다녀왔다. 충북의 남부지역인 옥천은 대청호를 끼고 있어 맑고 깨끗한 청정 환경을 자랑한다. 군북면 추소리에 위치한 부소담악은 우리나라 최고의 하천풍경으로 꼽히는데 부소무니 마을 앞의 병풍바위가 마치 호수에 떠있는 산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대청호는 사방이 병풍을 쳐놓은 듯 수면을 따라가며 길게 이어진 절벽이 아름답다. 경부고속도로 대전IC나 옥천IC를 빠져나와 4번 국도 군북면 이백삼거리에서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난 후 추소리 방향으로 접어들면 굽잇길 사이로 나타나는 호반 풍경이 아름답다.


마을에 들어서기 전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호수를 만난다. 가을철의 대청호는 단풍으로 물든 산과 수면위에 비친 산 그림자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호수 건너편으로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부소담악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TV 다큐멘터리로 소개되었던 추소리는 마을의 대부분이 대청댐으로 수몰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그래서일까. 길가의 언덕에서 만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 돌로 쌓은 성황당이 정겹게 느껴진다.

추소리는 자기를 알리는 방법도 남다르다. 입구의 나지막한 표석에 마을을 알리는 작은 문패가 걸려있다. 마을을 둘러보면 모두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마을 앞에 국토해양부와 한국하천협회에서 '아름다운 하천 100선'으로 선정한 부소담악이 있다.


성황당 앞 작은 산을 넘거나 마을 아래편 호반을 따라가면 뒤편의 환산(고리산)을 배경으로 대청호오백리길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이 대청호오백리길 8구간에 속한다. 물길을 가르며 호반을 오가는 보트와 초입의 장승공원을 구경하고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 좋은 곳에 새로 만든 정자 추소정을 만난다.


S라인이 아름다움의 대명사다. 추소정에 올라 바라보면 호수에 펼쳐진 바위산과 병풍바위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S라인으로 펼쳐진다. 대청호가 생기기 전에도 호수를 연상할 만큼 넓고 깊은 소옥천의 물길이 추동을 돌아 부소무니 앞으로 굽이쳐 흘렀다. 그 당시 금강의 물길이 산자락을 적시고 있는 모습에 반한 우암 송시열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소금강으로 노래했다.






좌우 양편으로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들이 멋지다. 부소담악은 물 위에 떠있는 산을 의미하는데 갈수기와 만수위 때 높이가 달라지는 절벽이 물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길게 이어져 사시사철 아름답고, 기암괴석과 송림이 호수와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바위산의 절경이 보는 이를 감탄시킨다.

바위절벽 위에서 수면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노송과 곱게 단장한 단풍나무들이 반기고, 양쪽으로 펼쳐진 바위절벽 사이로 용머리까지 등산할 수 있는 숲길이 나있다. 짧은 거리지만 생김새가 산맥에 가까워 산행의 묘미를 골고루 느낀다. 높은 산을 산행하듯 암벽을 오르내리는 스릴과 낭떠러지 위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청호의 수위가 높을 때는 용머리까지 갈 수 없다.


세심원 옆 등산로를 따라 환산에 오르다 조망포인트에서 내려다보면 마을 앞 호수에 작은 섬들이 여러 개 떠있는 부소담악의 풍경이 멋지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은 구름 위로 떠오른 고준영봉처럼 선경을 연출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대청호 물길을 바라보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공곡재를 넘는다.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면 대청호에 발을 담근 산줄기의 모습이 먹이를 노리는 악어를 닮았다. 발아래로 군북면 대정리의 방아실과 수생식물학습원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청호 호반의 가을 풍광을 만끽하기 위해 회남대교, 남대문교, 거신교를 건너며 571번 지방도로를 달린다. 회인 풍림정사(楓林精舍)의 마당에 서있는 은행나무가 멋지다. 오장환문학관과 가까운 풍림정사(충북기념물 제28호)는 집을 떠나 숙식을 같이하며 공부하던 지금의 사립학교로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호산 박문호가 성리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872년(고종 9)에 세운 팔작지붕의 목조기와집이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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