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 커텐을 여니 멀리 산이 보인다. 산을 감싸고 있는 연무가 신비한 보물을 감추고 있다. 산 위에 펼쳐져 있는 연한 구름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겨울의 맑은 하늘은 밤을 힘들게 보낸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전임학교의 학생들에게 페이북의 전용 ‘울외사’라는 그룹을 지난 10일에 만들었는데 이곳에 글을 가끔 올린다. 조금 전 올린 글이다.
「음군! 그리고 얘들아!
너들은 보물창고란다. 너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 하나씩 풀어내어 다오. 너들의 말이 곧 격언이요, 금언이다. 너들의 말이 시가 되고 수필이 되고 소설이 된단다. 너들의 생각이 고여 그것이 말로 나타내면 그게 위대한 작품이 되고 베스트셀러가 된단다.
나는 너들의 시를 읽고 싶다. 나는 너들의 수필을 읽고 싶다. 나는 너들의 일기를 읽고 싶다. 나는 너들의 자서전을 읽고 싶다.
지금이라도 권하고 싶다. 꼭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봐. 나 또한 교단일기 쓰는 습관 근 20년이 되어가는데 이게 나를 살찌운다. 외국여행을 다녀와서, 책을 읽고 나서, 친구를 만나고 나서, 음식을 먹고 나서. 등산을 하고 나서, 영화를 보고 나서, 드라마를 보고 나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고 나서...
너들 학교에서 아침 30분씩 책 읽고 독후감 쓰고 했잖아. 너들 그 무한한 능력을 발휘해봐. ‘울외사’에도 올리고. 나도 기회 있는 대로 글을 ‘울외사’에 올리는 소박한 꿈이 있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눈만 뜨면 책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靑出於藍이라는 말 알지? 너들이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는 말이야. 열 배, 백 배로 뛰어난 인물이란 뜻이야. 선생님보다 뒤처지는 제자는 없어. 가치있는 겨울방학 만들어 보자.」
방학이 되면 시간이 많다.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긴 방학을 좀 즐겁고 보람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책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책을 오래보지 못한다. 돋보기를 써도 마찬가지다. 책 조금만 보면 눈이 침침해진다.
눈이 밝을 때 책을 많이 접해라.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책을 많이 접해라. 책을 지은 이는 모두가 스승이다. 선생님이다. 다들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아무나 책을 만들지 못한다. 나도 평생 책 한 권 못 만들어보았다. 수많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면 좋다. 동서고금의 선생님을 다 만나라. 책을 읽는 재미를 가진 이는 지혜로운 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지겹다. 심심하다. 할 일이 없다, 하는 이들에게 책을 읽히도록 잘 지도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 반드시 얻는 게 있다. 책을 읽으면 반드시 생각할 게 있다. 책을 읽으면 반드시 행할 것이 있다. 책을 읽으면 쓸 것이 있다. 이 책에다 자기의 생각을 더하면 더 좋은 책이 나온다. 무한한 능력을 가진 우리 학생들에게 긴 겨울방학이 다 가기 전에 책 좀 읽도록 권해 보자. 문자로, 카톡으로, 메일로, 페이스북으로...
어느 한 줄만 읽어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좋은 말들을 놓치지 말고 그냥 흘러보내지 말고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하는 갈대? 흔들리는 갈대는 지금도 산에 가면 볼 수 있다. 흔들리지만 넘어지지 않는 것이 갈대다. 늘 생각을 한다. 생각하는 이는 생산적인 인재가 된다. 창조적인 인재가 된다. 헌 세상을 새 세상으로 바꾼다. 책 읽고 생각하고, 책 읽고 대화 나누고, 책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은 나를 변화시킨다. 친구를 변화시킨다. 가족을 변화시킨다. 내가 속한 이들을 변화시킨다. 온 세상을 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