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의 자세 (6)

2015.03.17 22:01:00

이제 완연한 봄임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런 날은 오래 붙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모두가 금년 봄을 즐기며 생활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제 3월도 중반을 넘어서니 조금 안정이 될 것이다. 편안할 때 편안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하다고 욕심을 부려도 안 되고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해도 안 된다. 그러면 자신을 욕되게 하고 만다.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한가롭게 되나니 언제나 자신을 살피고 가정을 살피며 학교를 살펴 돌아가는 것이 바른지 그른지를 판단할 줄 알면 마음이 부담이 없게 된다.
명심보감의 안분편에 “安分身無辱(안분신무욕)이오 知機心自閑(지기심자한)이니 雖居人世上(수거인세상)이나 却是出人間(각시출인간)이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분수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게 자신을 지키는 길이고 욕됨이 없게 하는 방패가 된다.

선생님들의 마음이 언제나 분수를 지키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 참 중요함을 깨닫게 되는 아침이다. 벗어나면 안 된다. 기차를 궤도를 벗어나면 사고가 난다. 배가 궤도를 벗어나면 문제가 생긴다. 비행기가 항로를 벗어나면 큰 사고가 난다. 자기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하다. 자신의 위치를 만족할 줄 알면 욕심이 사라진다. 자신의 현재의 처함을 만족할 줄 아는 이는 지혜로운 자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아무리 마음이 편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으면 이것도 또한 문제다. 아무리 마음이 편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살펴야 자신의 여유를 지킬 수가 있다. 문제가 생기고 나면 여유도 사라지고 마음은 바빠진다. 그러기 전에 늘 주변을 살필 줄 아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본을 보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바르고 착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기 전에 선생님이 그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명심보감 7. 存心篇(존심편) 제1장을 보면 “景行錄云坐密室(경행록운좌밀실)을 如通衢(여통구)하고 馭寸心(어촌심)을 如六馬可免過(여육마가면과)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비밀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 제어하기를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

학생들이 안 보는 것 같아도 어디에서나 다 본다. 눈이 너무 많다. 그러기 때문에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야 한다. 남이 안 볼 때 더 잘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도 눈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착한 마음은 늘 유지해야 한다. 악한 마음이 싹트면 그 때부터 선생님 하기가 힘들어진다.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마음을 제어할 줄 알아야 지혜로운 선생님이 된다.

3월의 중반전을 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이 어떠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좋은지를 명심보감을 통해 살펴보았다. 나부터 마음을 다스려본다. 나부터 착한 마음, 선한 마음을 지녀보자. 나부터 욕심에서 벗어나보자. 나부터 나의 위치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보자. 그러면 학생들은 절로 따라하게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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