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대토의 교훈

2016.05.10 10:28:00

세월이 잘 간다. 가도 너무 잘 간다. 엊그제 봄이 온다고 좋아하고 봄꽃이 핀다고 기뻐했는데 벌써 짧은 옷을 입느니 어쩌니 하고 있다. 날아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다면 아껴 써야 할 일이다. 일촌광음불가경이라 한 마디의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특히 젊은이는 시간을 아까워할 줄 모른다. 남는 것이 시간이라고 한다. 젊을 때 놀자, 즐기자 한다. 그럴 때가 아니다. 소년이로학난성이라 소년은 늙기 쉽다. 자기도 모르게 젊음이 다 지나간다. 소년은 늙기 쉽지만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그렇기 학문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투리시간까지 낭비하면 안 된다.

노력하지 않고 학문을 이룰 수 없고 노력하지 않고 뜻을 이룰 수 없다. 노력하지 않고 이루는 게 아무것도 없다.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게 아무것도 없다. 손이 게으르면 가난해질 뿐이다. 발이 게으르면 아무것도 수확을 얻지 못한다.

수주대토가 생각난다. 농부가 밭을 갈다가 토끼가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행운이 찾아왔다. 부지런하던 농부가 일손을 멈추었다. 나무 그늘에 앉아 토끼가 그루터기에 또 부딪히기를 기다렸다. 농부가 처음부터 게으른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노력했다. 땀을 흘렸다. 수고의 대가를 누렸다. 우연한 수익을 얻게 되자 그만 게으르게 되었다.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시간만 낭비했다.

어리석은 농부처럼 되면 안 된다. 우연이란 없다. 노력없는 결과는 없다. 그걸 노리면 어리석은 자다. 미련한 자다. 하던 일손을 멈추면 안 된다. 노력하던 것을 멈추면 안 된다. 그러면 가을에 수확을 하지 못하게 된다.

허황된 꿈을 꾸면 안 된다. 꿈은 가지되 가치있는 꿈을 가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꿈을 가져야 한다. 이런 꿈에는 피와 땀이 요구된다. 많은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가치있는 꿈을 향해 나가는 수고는 헛수고가 없다. 반드시 수고의 대가가 있게 마련이다.

울산외고에 근무할 때 학생들의 꿈을 향한 노력은 평생 잊을 수 없다. 평소에 밤 10시까지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12시까지는 예사다. 그 중의 어떤 학생들은 밤 2시까지 공부를 한다. 아침식사를 할 때도 책을 보면서 식사를 한다. 이런 학생들은 시간 아까운 줄을 아는 학생이다.

아직도 지하철을 타보면 책을 보는 이가 간혹 보인다. 이들은 존경스럽다. 젊은 학생들이 아니다. 젊은 학생들은 지하철 안에서 많은 승객들의 눈은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다. 자기들만의 감성이야기를 나눈다. 그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자투리시간을 그런데 보내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명언이 된 것은 가치가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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