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공정여행을 실천할 수 있을까?

2016.06.30 09:25:00

공정여행 가이드 라인 몇 가지 실천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관광학도 10명이 얼마 전 1박2일로 한계령을 다녀왔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외설악인데 행정구역으로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 3리. 지금도 그 곳 풍광이 눈에 어른거린다. 머물었던 시간이 짧았지먄 아름다운 추억의 장면이 여러 장 남아 있다. 어떤 여행, 무슨 체험을 하였을까?

여행 출발 전 우리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다. 우리도 공정여행을 한 번 해보자.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해보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늘 아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지행일치’다. 알고 있으면 실천에 옮겨야 하는데 말로 그치고 만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아는 것을 실천해 보자는 것.

그렇다면 공정여행이란 무엇인가? 공정여행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대개 공정여행에 참가하는 사람은 여행사에서 공정여행 기획가가 만든 프로그램에 일정 경비를 내고 참여하면 된다. 우리는 동호인이기에 우리 스스로 일정을 짜야 한다. 교통편, 식사, 숙박, 활동 내용을 우리 스스로 짜야 한다. 여행에 ‘공정’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기관이나 학자들, 매스컴에서는 여행의 긍정적인 면을 주로 이야기한다. 여행은 인간의 권리이며 세계의 빈곤을 완화하고 지역문화를 보존할 수 있는 수단이며 나라 간의 이해를 높이며 평화를 가져오는데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에서도 관광을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관광의 부정적인 측면은 간과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관광지 개발은 지역 토착민을 내몰고 지역문화를 훼손시키며 지역경제와 사회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 특히 패키지 상품과 같이 대중관광에서는 지역민과 지역문화는 이미 여행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이처럼 공정여행은 대중관광이 관광 목적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서 시작되었다.

공정여행은 현지의 경제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의 경제와 환경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여행자가 스스로 실천하는 여행 방법이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매진패스에서는 공정여행을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경험하는 여행, 여행하는 이와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여행,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니 관계의 여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공정여행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은 공정여행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면 된다. 지구를 돌보는 여행,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 친구가 되는 여행,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상대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는 여행, 기부하는 여행, 행동하는 여행 등이다. 이것이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이다.

그럼 1박 2일간 우리가 실천한 내용은 무엇인가? 그 지역 토착민이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하였다. 제1일차 식사로 칼국수, 콩국수, 된장국수룰 사먹고 2일차 점심에는 황태정식을 사먹었다. 황태정식 반찬을 보니 산나물 여러 개가 나오고 강원도식 시골 반찬이다. 취사용 식재료 구입은 그곳 소재 대형마트를 이용했는데 편리하기는 하나 마트의 주인은 외지인 자본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 곳에서 체험한 것은 보리수와 복분자 열매 따기 ,머위 줄기 채취 등이다. 복분자나무는 땡볕에서 자라고 있기에 가시를 피해 잘 익은 열매를 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발효 연구소는 차려 복분자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주인은 와인 한 방울이 피 한 방울이라고 말한다. 그 만치 어려운 과정을 거쳐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저넉 식사하면서 와인 체험. 주인으로부터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포도 와인, 복분자 와인, 브랜디를 넣은 강화와인을 맛보았다.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그대로 실습하는 것이다. 와인을 그냥 물 마시듯 마시는 것이 아니라 색을 관찰하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이다. 식탁에서의 대화 주제가 와인 이야기다.

와인은 술이 아니라 문화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100% 발효주라서 그런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인지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취하지 않는다. 자정 가까운 시각에서는 포크댄스 시간을 가졌다. 세계의 포크댄스 중 프랑스의 민속무용 ‘푸른 별장’이다. 여행을 하면서 즐기는 포크댄스는 색다른 체험이다. 숙소 2층에 올라 간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 숙소에서 실천한 공정여행 하나. 숙소의 불편한 점 두 가지를 개선하였다. 전등 하나를 교체하고 복도 나무판이 들떠 사람 통행 시 소리가 난다. 이것을 나사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한 것이다. 봉사활동과 여행이 합쳐진 것이다. 우리가 한 것은 작은 것이지만 이것을 볼런투어라고 할 수 있다.

공정여행은 그 지역의 경제와 환경을 살리는 여행이다. 여행객은 물론 지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지역 여행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숙소와 음식은 그 지역민이 운영하는 곳을 이용한다. 그 지역을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대의 여행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국내 여행을 할 때에도 공정여행을 염두에 두고 실천했으면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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