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도 내 것, 양보도 내 것

2016.07.04 09:24:00

장마철이다. 비가 좋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홍수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곳곳의 피해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난 토요일은 딸 집에 갔다. 이사를 해서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지하쳘을 타고 자가용을 탔다. 여러 가지 맘에 안드는 일이 있었다. 지하철을 타려면 탈 수 있는 자리에 화살 표시가 되어 있다. 줄을 서서 지하철을 타려고 하니 한 중년의 여인이 재빠르게 새치기를 해서 지하철을 탔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좌석에 앉아 마주 앉은 여인을 쳐다보니 외모는 아름다웠다.

배려와 양보는커녕 위아래가 없었다. 학교 다닐 때 질서교육을 받았을 텐데. 동방예의지국의 나라에서 이런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은 예사다. 또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버스가 오래도록 오지 않았다. 도착했다. 두 번째였는데 옆줄에 서있던 중년 여인이 재빠르게 버스를 탔다. 황당했다. 질서교육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말쑥했다. 행동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사위의 차를 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신호등을 기다렸다. 붉은 신호등이었다. 애들에게 물었다 붉은 신호등일 때 어떻게 해야 돼? 6세 외손녀가 뛰어야 한다고 했다. 황당했다. 한 중년 여인이 붉은 신호등인데 뛰고 있었다. 그러니 유치원에서 배운 것과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애들이 보고 있다. 어른들이 작은 일부터 본을 보여야 애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는다.

4세의 애가 할머니께 물었다. 노란불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해요? 준비해야 된단다. 길을 건너면 위험해,라고 말했다. 교육은 본보이기와 본보기이다. 말로만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본을 보이지 않으면 누가 행동으로 옮기겠는가?

돌아오는 길이었다.버스를 탔다. 앞좌석에 탄 아저씨가 뒤로 쳐다보더니만 의자를 뒤로 제쳤다. 불편해도 참았다. 내릴 때 어떻게 하나 보았더니 그대로 내렸다. 의자를 제자리로 해놓지 않았다. 배려는 조금도 없었다.
버스 환승을 하고 오는데 버스 안내판에서는 '배려도 내 것. 양보도 내 것.'이라는 문구가 반복해서 나왔다. 눈을 떼지 않았다. 오늘의 결론은 버스 안내판에 나오는 동물들의 배려, 양보에 대한 가르침이다. 사람이 동물에게 배워야 할 부끄러운 시대가 되었다. 동물들도 잠자리에 들기 위해 우리에 들어갈 때 줄을 서서 들어간다는 말을 한 선배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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