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내가 꼽은 베스트 5

2016.08.22 09:12:00

동유럽 7개국 여행기(중)

여행하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출발 전 기대와 희망을 갖고 전문도서 탐독하기, 현지에서의 처음 맛보는 새로운 체험의 기쁨. 귀국 후 잔잔히 밀려오는 아름다운 추억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실제는 그게 아니다. 귀국 후 시차 적응에 시달린다. 13일간의 생활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니 신체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귀국 후 4시 기상이 이어지고 몸이 찌뿌둥하다.

그러나 여행 후 의무감도 있다. 명색이 리포터인데 여행 후기를 정리해야 한다. 또 그래야 여행이 마무리 된다. 아직도 정리 안 된 여행 가방은 거실에 펼쳐져 있는데 몸은 편히 누을 곳을 찾는다. 함께 여행했던 아내와 누님도 생활리듬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10일 이상 해외여행은 무리라고 보았다.

이제 12박 13일간 여행했던 동유럽 7개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 5를 꼽아보고자 한다. 각국에서 베스트 1을 한 개씩 뽑아도 되지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래도 인상적인 것이 있다. 관광학도의 입장에서 그것을 뽑아 보려는 것이다. 성당이나 왕궁은 여러 곳을 보아서 그런지, 전문성이 없어서 그런지 머리에 콱 박히는 것이 없다.




첫째,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이곳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문화유산이며 16개의 호수와 계곡, 수많은 폭포의 향연이 펼쳐지는 자연관광지역이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에 늘어선 줄이 100여 미터 이상이다. 세계적인 관광지임을 실감난다. 인솔자도 우리 팀이 대열레서 이탈되지 않게 붙어 달라고 당부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멀리서 떨어지는 여러 개의 폭포수 줄기가 우리를 맞아 준다. 또 녹색과 에머랄드빛 호수도 바라다 보인다. 이곳이 석회암 지역이기에 이런 독특한 색깔을 띄는 것이다. 아직도 이곳이 기억에 남는 것은 호수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송어도 그렇지만 하얀 물거품을 내며 흐르는 계곡물 소리다. 지금도 내 발밑을 ‘콸콸콸콸’ 힘찬 소리를 내며 내려간다. 관광자원은 시각과 청각이 합쳐질 때 기억이 오래 간다.






둘째,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와 섬이다. 이곳은 중세시대 오스트리아, 헝가리 왕족들의 휴양지이다. 우선 호수가 오염이 되지 않아 맑다. 주위에 오염원이 전혀 없다. 이 섬에 가려면 플레트나라는 배를 타야 한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어서 20분이면 족하다. 성모 승천교회에서 소원을 빌며 타종을 할 수도 있다. 섬에서 브레드 성을 보며 기넘사진을 찍는다. 브레드 성(城)에 올라가서는 섬을 배경으로 촬영을 한다. 그러니까 깨끗한 호수와 섬, 호수 주위에 역사적인 성이 있으면 대표적인 자연관광자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셋째, 이탈리아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의 수 많은 인파다. ‘베네치아’라는 말은 ‘올 테면 와 보라’ ‘계속해서 오라’는 뜻이라고 한다. 현지 가이드 고은경(45) 말에 의하면 하루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7만 명 정도라고 한다. 가장 커다란 광장인 성 마르코 광장과 성당에 그려진 모자이크 그림, 탄식의 다리, 카사노바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모두가 유료 화장실이고 물건값은 비싸고 주요 건물은 대부분이 매장이다. 관광객 유치는 성공했지만 적정 인원 수를 초과한 관광객이 어느 정도 구매력을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곤돌라라는 배에 승선하여 베네치아 수로를 이용하여 탐방을 하였다. 이 배는 가격이 1억 5천만 원이고 제작기간만 6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뱃사공 곤돌리에는 아무나 할 수 없고 대를 이어하는데 연봉이 1억이라는데 입이 벌어진다. 이들은 독특한 줄무늬의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는데 관광객의 질문에 간단한 답변도 해 준다. 베네치아 수로의 깊이를 물으니 4미터라고 알려 준다. 이 곳에서 수상택시 3대를 이용해 단체 승선도 해 보았다.

넷째, 크루즈를 타고 둘러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이다. 약 1시간 정도를 유람하는데 현지가이드가 부다 지역과 페스트 지역을 나누어서 죄우 야경을 설명한다. 규모 세계 2위인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왕궁, 자유 여신상, 엘리자벳 다리 등 주요 건물을 설명해 준다. 이것들은 그 다음 날 낮에 실제 답사 기회를 가졌다. 야경만 잘 활용해도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크로아티아 해안도시 스플릿에 있는 로마유적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세계유산목록에 있는 이 유적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었다. 로마 유적 중 보존상태가 가장 뛰어난 상태라고는 하는데 로마 유적에 현대인들이 상가(商街)를 이어서 짓고 호텔과 살림집을 함께 지은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고대 유적을 보존하고 복구를 해야 하는데 아직 국민들의 의식이 거기엔 못 미치고 있다. 해변에 야자수가 있어 풍광이 좋고 로마시대 대성당 등 유적이 많아 관광객들은 몰려들고 있는데 유적 보전을 생각하니 안타까움만 더해간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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