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빈아, 넌 일본을 알기 위하여 공부하기로 선택한 교실에서 너와 만나 수업을 한지 한 달이 지났구나. 이제 너도 ‘하루에 30분 정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수업 기록을 하였는데 이것이 너를 위한 변화의 출발신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수업을 통하여 너의 살아온 시간들을 한 번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구나. 그리고 또, ‘잠을 깨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겠다’고 네 스스로 반성을 하였는데 이러한 생각도 매우 중요한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너의 생각은 앞으로 너를 밝혀줄 좋은 생각이라 믿는다. 너도 이제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될 것인데 미리 네가 살아갈 미래 모습을 한 번 예측하여 보기 바란다.
네가 보듯이 우리는 점점 물질적이고 외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다. 직업을 선택하고 일하는 데 돈이 핵심 이유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만큼 돈을 많이 벌고 있을까? 돈을 벌게 해주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며 고마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잡코리아’와 ‘사람인’ 등 취업 포털에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하며 자신의 직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직장인 10명 중 7명, 많게는 10명 중 9명이 기회가 된다면 직업을 바꾸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연봉과 업무 스트레스를 우선으로 꼽는다.
일을 하는 이유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원하는 만큼 수입이 있지도 않고 일만 많으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직장보다 월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는 곳이 있다면 옮기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의미도 희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애정이 없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돈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면서 점점 더 불행해져 간다. 일을 하며 성장하고 보람을 느끼기는커녕 스트레스만 무겁게 쌓여간다. 직장도 동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업무 중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을 물었는데 1등을 차지한 답은 “퇴근하고 싶다”였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이 벌지 못하니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아니냐고, 일이 힘드니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애초에 원했던 일도 아니고 만족도 없고 보람도 없으니 물질적인 것이라도 채우려는 심리가 아니겠냐고 말이다. 돈을 많이 벌면 기분도 좋고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돈을 많이 벌고, 벌어놓은 게 많으면 행복할까?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 중에는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와 정반대의 사람도 있다. 겉보기에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더 많은 돈을 벌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물질적인 성공이 개인의 만족이나 행복과 연결되려면 반드시 갖춰져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일에 대한 ‘자신만의 이유’다. 곧, 일에 대한 ‘의미와 목적’이다. 물질적인 성공뿐 아니라 일에 대한 자부심과 충족감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신념’을 이야기한다. 일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내적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을 얼마만큼 많이 벌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지 생각하고 경쟁하느라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 네가 살아갈 미래를 미리 한 번 그려보면서 왜 지금 공부를 하는가?, 앞으로 너의 장래를 위하여 어떤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여 보고 너의 생각을 편지로 보내주면 고맙겠다. 또 네 편지를 보았는데 보다 정성이 필요하다. 왜 우리는 어떤 사람을 거지라고 부를까? 거지는 거지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너에 행동, 실천 하나하나가 너의 품위를 높여줄 것이다. 모든 일에는 작을지라도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법이다. 이것 하나만 잘 지켜서 너는 기본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