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야, 너도 공부 잘 하고 싶지? 넌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잘 안된다면 내 이야기를 참고하여 보면 어떨까? 그래서 이렇게 너에게 글을 쓴다. 나는 섭리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20세기 말에 태어나 21세기 초반을 살고 있다. 내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부모를 운 좋게 만나 교육계에서 40년 이상을 몸 담았다. 이것이 나의 과거이다. 지금은 가끔 강의를 하고 글을 써서 주위 사람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인 내 인생에 던져진 운명이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한 나의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 나는 10년 후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현재의 ‘나’는 순식간에 과거의 ‘나’가 될 것이며 현재의 ‘나’를 미래의 ‘나’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나는 구태의연한 나, 과거에 기생하는 나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건강이 감당하지 못해 글을 쓸 수 없거나 컴퓨터를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 아니라면 반드시 한 편의 글을 쓰기로 '나의 삶의 원칙'을 정하였단다. 써야 할 것도 많고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언가 정성을 다하는 글을 써서 씨를 뿌리면 언젠가는 열매가 맻힐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지. 오늘도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얼마 전 출간된 책의 제목을 보고 이 글을 쓴다. 이 책에서는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 낸 다양한 사례를 다루면서 모방가들을 예찬하고 있다. 모방이 가장 탁월한 창조의 전략이라고 하면서 진정한 고수는 남의 것을 잘 베끼고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짠다고 한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하수는 씁쓸한 패배감을 맛본다는 결론이다. 계속해서 모방하다 보면 창조의 한 방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꾼 모방가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모방 하면 떠오르는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바로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샤오미다. 이들은 2014년 2분기 삼성전자를 누르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짝퉁 애플’이라고 얕잡아 봤던 샤오미가 어떻게 이런 초고속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었을까? 샤오미는 애플의 모방가였다. 회사는 중국의 애플로 불리고 수장 레이쥔 회장은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릴 정도다. 레이쥔 회장은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제품 소개 행사 때마다 직접 등장해 잡스가 하는 방식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회사와 최고의 경영자를 그대로 모방한 최고의 모방가였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역시 애플의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했다. 오죽하면 첫 스마트폰 출시 후 ‘짝퉁 애플’이라는 비난을 받았을까? 하지만 레이쥔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중국중앙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아이폰을 베낀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샤오미는 전복형 이노베이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즉, 타인의 생각과 관점을 긍정적으로 전복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가인 라파엘로나 샘 월튼, 레이쥔은 단순히 모방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모방과 동시에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혁신을 만들어 냈다. 라파엘로는 회화 분야에 집중해 자신의 예술을 차별화했고 월튼은 바코드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물류 혁명을 만들어 냈다. 샤오미는 그들이 보유한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가장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을 만들어 냈다.
내가 너희들을 만나 첫날 수업에서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를 갈 꿈이 있는 학생이 있는가를 물었는데 기억하고 있는지? 아무도 없었던 기억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 이유일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너의 경우는 어떠한지 궁금하구나!
내가 광양여중에서 학습코칭을 한 학생은 평소 실력이 전체의 상위 10%를 넘어가는 수준이었는데 내가 제시한 공부의 원칙을 하나하나 지켜가면서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 후 6개월 후에 3학년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300명중 5위로 성적이 향상되었다. 어떻게 공부 원칙을 정하였는가 물었더니, 국어는' 본문은 꼼꼼히 읽으면서 숨은 뜻은 수업시간에 적은 내용이나 자습서를 참고하였다. 필요한 단어나 내용은 거의 암기하였다. 노트 정리한 것을 토대로 훓어보았고, 학습지도 꼼꼼하게 정리하면서 읽었다.' 사회는 '교과서를 소리내어 읽었다. 대부분의 내용은 암기하였고, 노트나 연습장 같은 곳에 잘 모르는 부분은 요약해서 매일 한 번씩 써 보고 외웠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이해하였다'고 전하여 주었단다.
이제 중요한 것은 너의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시도할 것인가 깊이 생각하여 보기 바란다. 네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과거에 습관이 된 공부방법을 네 손에 쥐고 있는 정과 망치로 쪼아서 버리는 일이다. 그리고 나면 너를 감동시켜 움직이게 하는 어떤 신비한 힘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이라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설계도를 그리라는 네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과거의 너를 버리고 미래의 신나는 너를 열망하고 묵상하는 습관을 들이면 이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남의 눈치만 보고 현실과 타협하기에 급급하고 상대방과 경쟁해 1등이 되려는 불안한 마음은 불행의 시작이다. ‘나’라는 인생은 나를 위해, 내 손으로 만든 조각일 때 가치가 있다. 내가 그 마음의 소리를 온전히 따라가면, 환희와 힘과 평온으로 가득한 미래의 너를 만들것이라 믿으면서 너의 진솔한 소감을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