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다. 화사한 봄날이다. 시인 엘리엇(T.S.Eliot)의 묘사처럼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삼라만상이 살아 움직이는 5월의 향연이 시작됐다. 온갖 봄꽃들이 만발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온 누리의 산천초목들이 살아 움직이며 아름다운 새들이 봄을 노래하고 있다. 금수강산에 초록이 만발하고 모든 생명체들이 제각기 생동감 있는 삶을 자랑하는 계절이다. 또한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이며 스승의 날과 교육 주간이 있는 교육의 달이기도 하다. 다시 맞는 5월에 이 시대 교육과 교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국가의 여러 정책과 사업 중에서 교육만큼 중요한 분야가 없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자,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교육은 국가의 정책과 사업 중 가장 으뜸인 것이다. 교육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보람 있고 편안한 미래의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지원 활동이다. 그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곧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이다.
돌이켜 보면, 이 땅에 자본과 기술이 현저히 낙후되었던 지난날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의 발전 과정을 거쳐서 국민 소득 2만 불의 선진국 길목에 들어서기까지, 한국의 발전과 성장을 교육과 교원을 배제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춘하추동 가리지 않고 그늘진 곳, 어두운 곳에서 사랑과 열정으로 제자 교육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며, 묵묵히 사도를 실천하는 스승의 희생과 봉사를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1960년대 자원이 풍부해 우리나라보다 GNP가 몇 배나 많았던 동남아와 중남미 여러 국가들의 경제적 침체의 현실을 교육의 중요성을 제외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1990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이후 교원 정년단축, 교장임기제 도입, 교원평가제 전면 시행, 그리고 최근의 교육비리 척결 문제 등 첨예한 교육계의 쟁점으로 현재 교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어 있다. 또 몇몇 소위 ‘미꾸라지’ 교원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일탈이 전 교원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고 사기를 떨어뜨린 것이 사실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역사를 섭렵해보면 누란(累卵)의 위기인 나라를 구한 것도 교원들이고, 제자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내 국가의 기둥으로 성장하게 한 것도 이름 없는 교원들이다. 그 교원들에게 국민들의 소리 없는 박수와 격려가 절실히 필요한 때가 바로 요즘이다.
교원이 행복한 나라, 교원이 희망의 나래를 펴는 나라가 바로 미래의 비전(Vision)이 있는 나라가 아니겠는가? 온 국민들이 교원들을 감싸주고 보듬어주는 가운데 ‘좋은 교육, 훌륭한 교육’이 수행되지 않겠는가?
교원들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산다. 국민들의 격려와 성원이 교원들의 사기를 드높여 더욱 훌륭하고도 좋은 교육 수행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이 돈독해질 때, 교원들은 더욱 교육 철학과 교직관을 투철하게 해 학생 교육에 진력하게 된다. 교과 학습 지도, 생활지도, 인성교육, 방과 후 학교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지도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게 되는 것이다. 교원들이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때 우리 교육이 바로 서고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다. 교원들이 신바람 나게 교육할 수 있도록 돕는 특효약은 학부모를 비롯한 전 국민들의 힘찬 마음의 박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달, 우리 모두는 오늘의 교육과 이 땅의 교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또 교원들 역시 진정한 이 시대 교육의 소명과 교원의 본분에 대해서 숙고해 봐야 한다. 특히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온 국민의 시대적 사명과 책무성도 재음미해 봐야 한다.
계절의 여왕 5월, 그 화사한 햇살 아래 우리는 신바람 나는 한국 교육을 함께 열어가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오랫동안 잊고 지낸 고맙고도 그리운 스승에게 안부 편지를 보내는 제자, 자녀의 옛 스승에게 고마움의 전화를 거는 학부모들의 존경과 사랑 속에 마음이 훈훈한 5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땅의 교원들이 긍지와 보람으로 함박웃음을 짓는 세상, 국민 모두가 이 땅의 교원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뉴 에듀토피아(New edutopia, 교원들이 보람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배우는 가운데,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행복한 학교와 교실)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