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를 넘어 아세안으로” 한국교총, 아세안 교육자(ACT) 대회 참가

2011.02.01 09:00:00

지난해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필리핀 잠발레 수빅만(Subic bay)에 위치한 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아세안 국가 교육자들의 최대 축제인 ACT(Asean Council of Teachers) 제26차 대회가 열렸다. 여기서 교총은 안양옥 회장을 위시한 5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아세안 국가 교원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교육발전을 위해 서로 교류 협력하기로 했다.


ACT 회의에 두번째 초청된 한국교총
회원국이 아닌 한국의 교총이 ACT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열린 ACT 지도자 회의에서 교총을 초청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교총은 행사 진행을 의논하는 12월 9일 ACT 지도자 사전회의에서부터, 환영 만찬, 10일 개막식, 국가별 보고서 발표, 우정의 밤, 11일 주제별 워크숍 발표, 폐회식, 학교 방문 등 대회 전 일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ACT와 교총 간의 인연은 2008년 태국에서 개최된 제24회 대회 때 교총을 초청해 참석함으로써 씨를 뿌리게 됐고, 2009년 11월 27일 교총이 서울에서 제1회 한국-아세안교육지도자포럼을 개최함으로써 우정을 다지게 됐다.

ACT 회의 주제는 ‘시련의 시대를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
필리핀의 공립학교교원연합회(PPSTA · 회장 마리오 라미레즈)가 주최한 이번 대회의 큰 주제는 ‘시련의 시대를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로 필리핀 교육부 차관의 기조 강연에 이어 국가별 보고서 발표, 주제별 전문 워크숍이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는 ACT 9개국 중 라오스, 캄보디아를 제외한 7개 국가 1300여 명의 교원들이 함께했다.

행사가 개최된 수빅만에는 한국의 한진중공업이 거대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이 수빅 경제에 큰 몫을 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교총 대표단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세안 국가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한류 열풍의 실체를 느낄 수 있었다.

교총, 교류하려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간담회로 쉴 틈 없어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고 교총과 교류를 맺기를 원했다. 대회 중 식사와 막간 시간은 교총과 아세안 국가 교원단체들 간의 간담회 스케줄로 쉴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교사 연수프로그램에 관심 많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교원연합회(PGRI)는 적극적으로 간담회를 원했고 이후 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국가별 보고서 발표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실제로 2월 중 한국을 방문해 MOU 체결키로 하고 조율 중이다.

교원단체 지도자 양성 원하는 베트남 베트남 전국교원연합(NEUV)은 교원단체 지도자 양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63년 역사를 가진 교총의 자문을 원했다. 남북 교육통합의 과제를 안고 있는 교총은 앞선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베트남에 통일교육과 교육통합을 공동연구하자고 제안했다. 양 단체는 초 · 중등 교원의 파견 필요성에 공감했고, 대학 교원 파견을 위해서는 연구 성과를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기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인식했다. 교총은 올해 7월 열리는 베트남교원연합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해 교류의 물꼬를 트기로 약속했다.

체벌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 나눈 싱가포르 교총은 싱가포르 교원연합회(STU)에 교원평가, 교장공모제, 체벌 등에 관한 공동연구를 제안했고, 체벌을 두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교사의 체벌이 절대 금지돼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학생을 꾸짖을 때도 먼저 학부모와 상의해야 한다. 이로 인한 교권 붕괴와 교육 포기 현상이 나타나, 교사들은 학생들의 비행을 목격해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교장의 권한은 막강해 학부모는 소환에 응해야 하며, 학부모 동의가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학생을 체벌할 수 있다.

중앙뿐 아니라 지역 단위의 교류도 약속한 필리핀 이번 대회에서 교총과 가장 확실한 우호 관계를 구축한 곳은 필리핀 공립학교 교원연합회(PPSTA)이다. 의장 단체면서 회의 개최국인 PPSTA는 공항 입국부터 출국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따뜻한 우정을 느끼게 했다. 양 단체는 중앙뿐 아니라 지역차원에서도 서로 교류키로 약속했다. 교총은 이외 태국,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도 간담회를 갖고 교류의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사회가 벌써 다문화 시대로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동남아 국가들과의 이번 교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필리핀의 PPSTA 라미오 라미레즈 회장은 교총이 다음 ACT 회의에서는 옵저버가 아닌 협력단체 회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3, 4월경 열릴 ACT 지도자 회의에 제안할 것을 약속했고, 차기 주최단체인 브루나이-말레이교원연합회도 교총과의 교류를 희망해 아세안 국가들과 교총 간의 교류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종찬 교총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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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향한 아세안 교사들의 열정에 감동했어요”


아세안교육자대회 참석한 최성심 서울 중랑초 교사

이번 교육자대회 참석이 선생님께는 어떤 의미였나요?
“다른 나라의 교사들과 만나 서로의 교육여건이나 고민, 교육관, 교육계획에 대해 들어보고, 학생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나라 교육자들과의 연이은 간담회 일정으로 매우 바빴지만, 아세안 국가들에게 우리나라 교육을 소개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교류를 위한 밑거름을 다졌습니다.”

교육자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꼽는다면.
“각 나라별 장기자랑 직전에 열린 교육자 협의회(ACT)의 주제가(주제곡) 경연대회였습니다. ‘United as one(하나된 마음)’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발표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서로 배경, 언어, 풍습이 다르고, 곡에 붙인 리듬과 멜로디도 달랐지만 아시아의 구성원으로서 ‘교육’이라는 같은 주제로 모여 함께 합창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서로 마음을 열어 대화하고, 교사로서 자부심을 나누며 같은 길을 걷는 동지애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아세안 국가의 교원들을 보며 느꼈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열정적인 교사들의 모습에 놀랐고 신선한 자극을 받았어요. 지루한 주제 발표시간에도 절대 자리를 뜨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많은 아세안 국가 교사들이 입을 모아 한국 교육을 칭찬했습니다. 단기간에 국가가 고도의 성장 이루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세계적인 인재를 성공적으로 길러낸 것에 대해 부러워했고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한국의 학교, 교원단체, 교육부 방문을 희망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교류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는 가까운 동남아시안 국가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더 넓혀나가고, 문화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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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교류에 관심 많던 아세안 국가들 인상적이었죠”


한국교총 대외협력국 설민영 씨

회원국도 아닌데 특별히 교총이 초청을 받아 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4회 대회 때 태국교원심의회의 초청으로 처음 아세안교육자대회에 참석했고, 이번에는 필리핀국공립교원연합회의 초청으로 두 번째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 열린 ACT 지도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교총 초청이 결정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의 교육과 한국교총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세안 국가들의 행사에 회원국도 아닌 한국을 특별히 초청한 것은 앞으로 한국과의 교류 · 협력을 원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교원단체와의 교류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나라가 있다면.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가 교육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국가들과의 국제교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전국교원연합은 교원연합회 운영이 정부의 허가 하에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민주화를 겪으며 점차 독립 운영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태국교원심의회는 회원 수 감소에 따른 교원단체 운영의 어려움, 교섭력 약화로 정책실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런 사정에 대해 교총대표단 또한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한국교총 대표단에 저를 포함해 여성이 3명 있었는데, 아세안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최고였습니다. 연신 “Korean Girls! Beautiful!”을 외치며 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사인을 받아가는 선생님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아세안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동경과 관심, 그곳에서의 한국 문화의 인기 등을 감안할 때, 동남아시아 지역의 교원단체들과 교류 ·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한국교총은 선진국이나 동북아 중심의 국제교류에 치중해왔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육에 대한 공통 관심사와 교류 확대를 통한 상호 발전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이상미 월간 새교육 기자 smlee24@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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