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에서 키워나가는 과학도의 꿈-대전 성덕중

2011.03.01 09:00:00

이 학교 대덕밸리에서 키워나가는 과학도의 꿈 대전 성덕중학교 지난 1월 2010년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가 발표됐다. 평소와는 달리 ‘창의 · 인성교육 우수학교’라는 부제가 붙었을 만큼 이번 심사는 창의 · 인성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다. 창의 · 인성교육은 이번 달 시작하는 새 학기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취지로, 이의 계획과 운영에 대한 현장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2010년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대전 성덕중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과학교육을 위한 최적의 입지

대전 성덕중(교장 김두성)이 창의 · 인성교육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대덕밸리라는 좋은 입지 조건을 적극 활용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유수의 과학 연구기관이 집중돼 있는 대덕밸리와 우수한 인적 자원은 성덕중의 큰 힘이다. 다른 학교 같으면 체험학습을 위해 하루 이틀은 시간을 내야 하지만, 성덕중은 20~30분 거리 내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견학처가 수두룩하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 수업시간에 1~2시간을 할애해 견학활동을 하거나 우수한 연구진의 초청 강연회를 열고 있다.

또한 주 1회 실험 · 탐구중심 과학수업으로 기초학습능력을 배양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각종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동기를 자극한다. 이와 관련해 과학을 지도하고 있는 이종국 교사는 “과학수업을 진행함에 있어 암기보다는 창의력 함양에 초점을 둔다”며, “교과진도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주는 못하지만, 되도록 직접 보고 느낄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과에서도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부모님들 도움을 받아 견학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우수한 두뇌와 덕성 갖춘 학생들

성덕중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학생들이 우수한 두뇌와 바른 생활습관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품성과 지식을 갖춘 학생들이 잘 정돈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성덕중은 방과후학교 등을 빡빡하게 운영하기보다는 학생들의 개인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제약 없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결과 2학년 김유림 학생과 1학년 이광민 학생이 각각 2010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과 2010 세계창의력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는 등 큰 결실을 보았다.

인문 소양 기르는 독서 프로그램
과학교육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육의 초점이 과학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소양뿐 아니라, 문화 · 예술적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창의력대회에서의 수상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성덕중 인문교육의 중심은 독서 프로그램이다. 매일 아침 30분 독서시간을 갖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비교적 많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어 특별하지 않지만, 2년 째 매일 아침 거르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간만큼은 담임교사의 생활지도를 비롯한 어떤 이유로도 침해받지 않도록 하니 별다른 통제가 없어도 자율적으로 독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와 함께 실시하고 있는 독서 프로그램은 ‘1師 15弟’다. 이 프로그램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명의 교사와 15명의 학생을 한 조로 운영되는데, 학년 상관없이 전체학급에서 동일한 번호를 지정해 무학년제로 조를 편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초에 조가 편성되면 바로 1년간 읽을 책을 함께 정하고, 조원 모두가 함께 읽으며 2주마다 토론 시간을 갖는다. 서로 다른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여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니 사고의 폭을 넓힐 수도 있고, 선후배 · 동기 간 친목도 다질 수 있다.

우리 역사 알리며 익히는 영어
호주 듀발 하이스쿨(Duval High school), 프레스비터리언 레이디스 컬리지(Presbyterian Ladies College)와의 상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한 영어 교육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호주와의 시차가 크지 않은 점에 착안, 호주 듀발 하이스쿨의 역사 시간과 성덕중의 영어 시간을 맞춰 화상수업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역사를 영어로 소개하고 질의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호주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성덕중 학생들은 영어 학습을 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호주의 프레스비터리언 레이디스 컬리지 교육학과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호주 교육학도들이 성덕중에서 교생실습을 실시하는 등 긴밀한 교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어중점형 교과교실제 학교인 점을 활용, 영어시간에는 학년 당 5학급을 2배수인 10학급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윤중 교감은 “수준별 영어수업의 효과가 지금도 좋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내실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면대면 평가 등 교과교실제와 연계한 수준별 평가 방법을 3개년 과제로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모든 것의 바탕은 인성!”

김두성 교장은 “모든 것의 바탕은 인성”임을 강조한다. 인성이 좋지 못하면 아무리 지식을 쌓아도 사회에 해악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성적 역시 인성이 좋으면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말할 것도 없지만, 중학교까지의 교육과정에서는 더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목표를 갖고 더욱 실력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김 교장이 생각하는 인성교육의 핵심은 바로 ‘배려’다. 자신이 무언가를 갖추고 그것을 배풀줄 아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심폐소생술, 응급처치 같은 안전지도나 상대 이해 훈련을 중시한다. 지난해 김 교장이 부임한 후 처음 시행한 것도 안전교육 프로그램이었다.
함께 꿈 키워나가는 상생 프로그램
이러한 교육방침이 십분 반영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상생도우미라 불리는 또래학습 프로그램이다. 상생도우미는 성적 상위권 학생부터 하위권 학생까지 5~6명을 한 조로 편성해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 학습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조별로 경쟁을 하도록 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조에는 포상을 실시하니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한다.
담임교사가 중심이 되는 ‘사랑의 보금자리’ 프로그램도 있다. 학급별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여유 있는 시기에 자율적으로 문학관, 대학 등지를 탐방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친목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학교에서는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소정의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목표성 가져야 유익한 인재로 성장 가능”
이러한 상호 이해 프로그램과 함께 전교생에게 ‘꿈 너머 꿈’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중학교 3년 동안 목표를 갖고 꿈을 채워나가도록 하고 있다. 입학 시기에 배포해 중학교 재학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성장 ·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삶을 반성하며 음미하는 과정을 통해 심성을 도야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꿈 너머 꿈’ 책자는 입학생이 알아야 할 학칙 소개로 시작해 자신과 가족 그리고 학교에 대해 돌아보도록 하고 있으며, 매월 자기탐구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올바른 학습습관을 들이도록 유도하는 등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교장은 “목표성을 가져야만 유익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사회에 유익한 목표를 갖고 착실히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교육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중민 월간 새교육 기자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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