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의 통일교육 장학

2011.07.01 09:00:00

통일교육은 교육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학습목표와 학습방법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스마트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정보와 지식의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다. 뉴미디어 시대의 총아인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식 통일교육을 해야 한다.

독일 통일 20년이 넘었는데… 우리는?
독일은 지금으로부터 20년이 조금 넘은 1990년 10월 3일 통일됐다.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브란트(Willy Brandt)나 콜(Helmut Kohl) 수상 같은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지도자가 있었고 동구권에 불어닥친 개혁과 개방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초 · 중 · 고교에서 실천한 자유민주주의 정치 이념에 바탕을 둔 굳건한 시민정치교육이 독일 통일에 핵심을 이루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제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국제 관계 속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폐쇄된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는 세습독재국가이다.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복지수준과 삶의 질은 말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에 비해 남한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성장을 거듭해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오르고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일한국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특히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부정적 의식이나 무관심한 태도는 비판적 성찰을 통해 미래지향적 통일교육을 통해 바꿔 나가야 한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영상세대로 첨단 통신기기를 잘 다루는 이른바 ‘뉴미디어 세대’이다. 학교 통일교육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의 흥미를 북돋아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교육 장학의 접근 시각
민족 지상과제인 통일에 대한 필요성은 국민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통일관련 세미나와 워크숍 혹은 남북한 관계자가 어울리는 통일행사에서 모두 하나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짖고 있으면서도 결국엔 이벤트성 행사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쉽다.
얼마 전 초 · 중 · 고교생을 대상으로 남북한 통일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많고 북한 혐오증을 나타냈다. 따라서 학교에서 하는 통일교육이 보다 활성화되고 체계적인 수준의 교육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통일교육 장학에 대한 명료한 목표 의식을 갖고 구체적인 장학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통일교육 장학’이란 어휘의 구성은 통일교육과 장학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통일교육 장학에서는 통일교육과 관련된 교사들의 수업 내용과 방법을 개선하고, 타당한 평가를 어떻게 실시하느냐에 대한 기준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기준 설정의 정보제공을 통해 질 높은 교사의 교육을 실현하고 그 결과 통일 역량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장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요인을 생각하며 통일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교육의 목표와 원리 정립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우리나라 헌법 제4조에 규정되어 있다. 즉, 헌법 제4조에서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통일교육의 기본원리와 지향점, 통일국가의 미래상은 이러한 대전제에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국가는 ①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원리의 구현, ② 시장경제체제의 구축 실현을 핵심적 과제로 해야 한다. 즉,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은 단순히 분단되었던 영토의 재통합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고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즉,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최우선으로 하는 복지사회 건설이 필요하다.

통일교육 대상으로서 학생들에 대한 이해 필요
오늘의 청소년들은 20세기의 청소년들과는 달리 흥미와 가치관, 미래에 대한 전망, 사회에 대한 기대 등이 다르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자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인권을 중시하며, 지구촌의 다른 문화와 사람들과의 교류와 협력도 중시한다.
또한 M세대(Mobile Generation)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처럼 첨단통신기기의 활용에 익숙하며, G세대(Green & Global Generation)로 불리면서 녹색환경을 중시하고 국제시민의식을 갖추고자 한다. 이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육은 교육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학습목표와 학습방법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청소년은 스마트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정보와 지식의 바다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다시 말해 뉴미디어 시대의 총아인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식 통일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교육 패러다임의 성찰
통일한국은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복지국가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부응하는 국가를 지향한다. 특히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며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하되 민족동질성의 회복을 통한 통일문화의 형성을 강조한다.
통일의 접근은 추상적인 정치이념보다는 실용적이거나 현실적인 이해관계에서 결정되기 쉽다. 예를 들어 동 · 서독의 통일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게 된 원인은 현실에서의 이익과 삶의 행복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즉, 통일에 다가서도록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인 이유는 ① TV를 통해 비춰지는 서독 사회의 부유함에 대한 동경, ② 부유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욕망, ③ 광범위한 동서독 간의 인적 · 물적 교류(이를 통해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는 “Wir Sind Ein Volk” 의식 형성), ④ 서독 정치지도자의 결단과 국제정치의 흐름을 신속하게 읽어내고 활용하는 능력, ⑤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시민 정치교육을 꼽는 사람이 많다.

통일교육의 주체로서 교사의 질 제고
통일교육의 추진과 효율적 실시는 교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 교사 스스로 남북한의 상황이나 최신 뉴스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현 상황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전말,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측의 조사와 이에 대한 여론, 국제사회의 반응, 북한에서 실험된 원자폭탄의 위력과 상황, 6자회담의 성과와 전망, 북한 이탈주민과 학생에 대한 다문화적 접근, 민족 동질성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 통일문화,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 통일비용의 문제, 동서독 통일과정의 이해, 웹기반 학습으로서의 통일교육 방안, 통일연구학교의 연구 성과와 교수학습과정에서의 적용 사례 등이다.
교사들이 통일교육의 과정에서 몇 가지 유념할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효율적 통일교육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교사들은 누구나 교원양성대학에서 통일교육 강의(3학점 이상)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통일의식 이해와 남북한 체제 이해, 통일정책, 통일교육 교수학습과 평가방법을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통일교육 활성화와 성공의 기초

통일교육 담당 장학사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전문직(장학사, 장학관, 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은 스스로 통일교육 관련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 각 시 ·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통일교육 담당자의 통일교육 관련 전문성에 따라 학교통일교육 활성화에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학교통일교육은 사회, 윤리과 등 특정 교과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전 교과에서 우리 민족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한다. 예를 들어 국어교과에서는 남북한의 사투리 비교와 쓰이는 말의 차이점 등을 문학작품을 통해 가르칠 수 있고, 기술 · 가정 교과에서는 남북한의 식생활이나 복식, 건축물의 구조 등을 통해 문화와 풍습을 익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통일교육 담당장학사나 연구사는 각 시 · 도교육연수원의 통일교육직무연수과정을 설치해 각급 학교 통일교사 전문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

통일교육연구 학교장과 실무자
통일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장 스스로 통일교육에 대한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 내에 통일관 구축, 통일자료의 개발 · 보급, 통일교육연구 학교의 지정 · 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물론 학교장 스스로 지역별로 구성된 통일교육위원협의회 회원이거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원으로서 자신이 몸담은 학교의 통일교육 진흥에 앞장서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학교장의 관심 여하에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의 통일교육 관련 기관 간의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학교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통일교육연구 전문기관과의 연계
학교통일교육이 활성화되려면 교육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의 풍부한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통일부 산하의 통일교육연구원에서는 통일교육 관련 교사 및 학교장을 대상으로 통일전문연수가 기획되어 실시되고 있다. 조금 더 연수의 기회를 늘리고 최신 정보와 자료의 활용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북한의 원자료들이 가급적 많이 공개되어 학교현장에서 활용되도록 하고, 독일 통일에서 얻은 교훈을 교육적 자료로 편집 · 개발해 학교현장에 보급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통일교육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정책
1969년 W. 브란트(Willy Brandt) 총리가 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동 · 서독은 15년의 기간 동안 왕래를 가지며 과학, 예술,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동서독 간 민간 교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독일은 통일에 이르기까지 민주정치 교육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이념에 대한 우월성을 바탕으로 정치교육이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었다. 이처럼 독일의 통일교육은 우리 통일교육의 기본시각이나 접근과정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독일의 통일 당시 고르바초프에 의해 주도된 개방정책(글라스노스트)과 개혁정책(페레스트로이카) 등 급변하는 국제정치 흐름을 순발력 있게 수용하는 정치지도자들의 혜안도 통일에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통일교육 관련 법 제도와 예산 확충을 통해 국가 및 지방교육자치단체가 법적 의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 즉, 2009년 10월 19일 제정된 「통일교육지원법」에서는 학교통일교육진흥조항(법 제8조)을 두어 통일부 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통일교육이 초 · 중등 학교의 교육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특별시, 광역시, 도 및 특별자치도 교육감에게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받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교육감은 교육과정에 통일교육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일교육 장학의 구체적 방안 탐색

통일교육 장학의 유념 사항
통일교육 장학의 유념 사항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운영과 시교육청 차원의 장학으로 나누어 실시해야 하며, 둘째, 뉴미디어 시대의 학생상에 맞는 교육공학적 처치와 통신기구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셋째, 교사중심의 강의식을 탈피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강조하고, 넷째, 북한과 통일관련 최신 자료를 최대한 활용(시사성 있는 NIE 교육)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북한 이탈주민 및 통일전문가의 활용으로 살아 있는 교육을 실천하며, 여섯째, 북한의 문화와 음악, 풍습 탐구를 통한 자연스러운 한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한다. 일곱째, 각 시 · 도교육청의 통일관련 자료 및 통일연구시범 학교의 개발 자료를 공유한다.

학교 차원의 통일교육 활성화

교육청 차원의 통일교육 장학

시대 특성에 맞는 맞춤식 통일교육 필요
마지막 분단국가인 우리는 이제 21세기 초반에 민족 통일을 이뤄 선진국으로서의 도약을 해야 한다.
통일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국민 모두가 기본적 인권과 자유를 보장받으며 인간다운 삶의 질을 영위하는 복지국가(Welfare State)이다. 통일교육의 과정에서는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튼튼한 안보를 기반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객관적인 시각과 북한을 이해하는 실용주의적 통일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통일교육의 비전을 세우고 치밀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현재 오늘날 청소년들의 의식동향과 뉴미디어 시대 특성에 맞는 맞춤식 통일교육을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학교의 질은 학교장의 질을 넘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주는 시사점은 학교통일교육에도 적용된다.
학생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교육적 열정과 교과 전문성이 갖추어져 있는 교사가 소기의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학교장이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다면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인적자원과 참신한 교육아이디어,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교육적 성과를 최대로 낼 수 있을 것이다.
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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