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해결을 위한 교육적 접근

2012.02.01 09:00:00

청소년들은 선정적이며 공격성을 지닌 게임 프로그램에 매우 취약하게 드러나 있다. 게임에 빠진 학생들을 위한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언론보도 속의 ‘게임중독’ 이야기
다음은 어떤 신문에 게재된 게임중독의 병폐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처음에는 게임을 그냥 즐기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결국에는 게임에 중독되어 공부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하며 게임으로 인한 공격성 태도를 갖게 된 학생의 이야기이다.

“조금씩 망가진 아이… 결국 떠나보냈다” (문화일보. 2011. 3. 15(화) 기사 참조)
처음엔 아이가 게임을 즐기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카트라이더’라는 청소년용 레이싱 게임에 빠져 점점 중독의 길로 빠져들었다.
본격적인 게임중독의 길로 들어선 것은 ‘서든 어택’이란 게임을 하면서 부터인데 이 게임에서는 자신이 직접 용병이 되어 총칼로 상대방 캐릭터를 잔인하게 죽이는 롤플레잉 게임이었다. 게임에 중독되자 학교에 가지 않고 몰두하며 일상생활에서 멀어졌다. 방학 때는 하루에 10시간 정도 게임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매일 2시간 30분 이상 게임에 몰두해 게임중독증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여가시간을 이용해 게임을 부담 없이 즐기고 삶의 활력소를 찾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과몰입 혹은 중독상태에 빠지게 되면 본인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
뉴미디어 세대인 오늘의 청소년들이 게임이용 증가로 인한 게임중독과 이와 연관된 학교폭력 현상이 계속 증가 상태에 있다. 폭력적인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이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실제로 칼을 들고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사람에게 칼을 휘두르는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얼마 전 부산의 한 빌라에서 게임에 빠진 중학생 아들이 이를 나무라는 자신의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자신도 스스로 목을 매 숨지는 끔직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두운 PC방 구석에 푹 파묻혀 과격하거나 선정적인 게임에 몰두하던 청소년들은 이제 점점 첨단통신공학 매체의 발달에 힘입어 휴대폰이나 아이팟 등에 게임 프로그램을 넣고 수시로 즐길 수 있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폰 시대의 아이들’이 거리에서 학교 교실에서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게임에 빠지고 문자보내기에 열중하는 모습은 흔한 것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게임에 빠진 채로 현실과 가상공간을 혼돈하기도 하고, 게임에서 지고 나면 이유도 없이 분풀이를 해대고 주변을 불안하게 한다.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상의 비속어가 넘쳐나고 있으며, 현실과 이어진 아이들의 욕설이 그들의 대화 속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발표도 있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아이들, 그리고 게임에 과몰입 되는 아이들에게서 교육의 궁극적 목적인 전인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자아실현을 이루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성과 도덕성은 함양될 수 있을까. 그리고 찰나적인 사고양식이나 공동체에서의 책무와 규범의 준수는 제대로 길러질 수 있는 것인가?
이 같은 물음에 흡족한 답변이 따르지 않는다. 참으로 걱정되고 우려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을 기르고 공동체의 발전에 다함께 참여하고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생님들은 외치고 있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게임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인성교육 방향이나 게임중독 방지 및 여가선용을 바람직하게 할 수 있는 청소년 문화의 형성과 문화공간, 청소년 복지시설의 구축이 새롭게 검토되고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게임중독의 원인과 중독자의 특징
청소년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원인은 호기심과 쾌락의 증대, 공부에 무관심한 학생의 도피처, 또래 집단과의 친교 목적, 금전적 획득의 수단, 마땅한 여가 활용 방법이 없을 때 대체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게임을 선용하는 차원에서 다루지만, 점차로 중독되는 경지에 이르면 인성이나 가치관, 세계관 등이 편협되거나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진다. 게임중독자들은 자기 위주의 사고양식을 지니고 타인을 무시하기 일쑤고 거짓말을 잘한다. 늘 신체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반항적 심리를 보이기도 한다. 교우관계도 편협해지고 집단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한다. 게임중독자는 혼자서 시간보내기를 잘하고 우울증을 보이기도 하며, 무기력한 생활습관을 키워가기도 한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게임에 빠지기 위해 금전적 필요를 많이 느끼고 따라서 남의 금전에 손을 대는 도벽 심리가 생기고 부모 몰래 현금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한다. 게임중독자는 외로움을 타기 쉽고, 흡연에 중독되기도 하고 폭력성을 보이고 무절제한 소비심리를 보인다.
게임중독이나 과몰입에의 유혹은 청소년기의 비행청소년들이나 학교 내에서의 불량서클의 학생들이 흔히 접하고 이를 통해 끔직한 사건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서 특히 학교의 예방교육이 요청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대구에서 일어난 중학생 자살사건의 시발점은 컴퓨터 게임에서 시작됐다고 경찰이 밝힘으로써 게임 참여의 불량성 및 게임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집단 괴롭힘에서 가해자 학생들은 피해자 학생에게 컴퓨터 게임을 대신시키면서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들이 한 게임은 ‘메이플 스토리’라는 온라인 게임인데 이 게임은 오래 할수록 레벨이 높아지고 아이템도 얻을 수 있어서, 가해자 학생들이 레벨을 높이고자 피해학생에게 자기들 이름으로 게임을 하도록 시켰다고 한다. 즉, 게임의 급수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신 게임을 시키기도 하는 등 게임은 관련 학생들에게 폭력과 금품갈취를 불러들이는 원천이 됐던 것이다(조선일보. 2011. 12. 24. 기사 참조).
게임중독자는 가족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친밀감이나 유대감을 상실하게 된다. 원만한 가족관계의 형성이 어렵고 당연히 학업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적어진다. 게임중독자들은 스스로 게임중독에서 빠져 나오기가 너무도 어려운 일임을 고백하고 있다.

게임유형과 게임중독자의 문제 행동
 학교현장에서 담임선생님이나 학생부 선생님은 본교의 학생 중 게임중독자나 몰입상태에 있는 학생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학습에 지장을 주고 수업에 열중하지 못하며 산만한 태도를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그들에 대한 적정한 지도를 해야 하며, 게임중독 상태에 빠져 있는 학생의 경우는 보다 전문적인 생활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게임은 청소년 행동과 사고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행동습성, 공격성, 대인기피증 등을 길러줄 수 있어 유해한 게임이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과 이에 빠진 학생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전문적으로 게임과몰입 전문상담사가 다루어야 하는 것이지만, 학교현장에서는 담임교사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학생지도 역량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게임중독자인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교사는 위기학생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진단을 통해 게임중독자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우선 교사는 게임과 몰입 또는 게임중독 상태인지를 확인하고 진단할 필요가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와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제시하는 문제적 게임이용의 진단척도(MGUS : Maladaptive Game Use Scale)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문제적 게임이용 진단척도
내성 : 종전과 수준의 만족을 얻으려면 더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해야 함
금단 : 갑작스레 게임을 중단하면 불쾌한 증상을 경험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게임을 계속함
과도한 시간 투여 : 의도한 것보다 과도한 시간을 게임에 소비함
조절 손상 : 게임을 중단하거나 조절하려는 노력의 반복적 실패
강박적 사용 : 게임을 생각하거나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냄
일상생활의 무시 : 게임으로 인해 중요한 사회적, 직업적 및 여가 활동 포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용 : 게임으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함

그리하여 게임 과몰입 또는 게임중독 상태에 빠진 학생은 학교생활의 수업에 열중하지 못하고 기회만 있으면 게임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 항상 게임에 대한 생각을 주로 하고 누구라도 게임을 못하게 하면 불쾌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안절부절 못하고 정신적으로 금단 증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게임 과몰입 학생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단위학교의 We-Class 상담교사의 상담과정을 통해 서비스를 받고 있다. 나아가 게임중독이 중증인 경우 전문적인 상담 · 치료를 원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역교육지원청에 설치된 Wee 센터의 One-stop(진단-상담-치료) 서비스를 통한 게임과 몰입 상담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게임중독의 유형과 상담 · 치료
 건전한 게임의 활용은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여가를 선용하고 지적 · 신체적 생활에 활력소를 주며 기쁨과 쾌락을 주어 생활경험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나아가 적당한 게임활동은 개인적으로 자긍심을 키우고 동료 및 타인과의 친교 및 사회적 지지망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사회화의 효과도 있다. 따라서 게임의 선용을 통해 학교생활의 긴장을 풀고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어 바람직하다.
그러나 청소년의 게임활동 수준이 일상생활에서 일탈되거나 중독 수준으로 편향되어 있을 때 교육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교육지원청에 부설된 Wee 센터에서는 게임과 몰입 상황을 검사하고 결과 정도에 따라 일반 사용자군, 게임선용군, 경계군, 고위험군 등 4가지 유형을 나누어 그에 따른 상담활동을 차별적으로 한다. Wee 센터의 One-stop 서비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고위험군 및 경계군의 게임중독 특성과 대응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역교육지원청의 Wee 센터에 소속된 게임과 몰입 상담사의 일선학교 게임예방교육과 상담사례를 들어보니 대체로 학생들은 게임을 대부분 하고 있었으며, 중독증상을 보이는 학생도 많이 만나보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게임을 많이 하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중독은 정상적인 학습활동을 방해하고 스스로를 병적인 상태로 몰고 가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중독에 빠지기 직전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배려와 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줄 수 있는 교육자료, 동영상, 자원인사의 특강, 게임중독의 경험을 지녔다가 빠져나와 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낸 유경험자의 특강 등이 다양하게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임중독 학생에 대한 상담자의 자세
게임중독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상담과정은 원리와 절차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게임중독자와의 인간적 신뢰를 형성하고 의뢰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의뢰인의 교육적 환경이나 가정환경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 바람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의뢰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어떤 해결책이나 각오가 있는지를 본인 스스로가 찾아보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지를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1) 래포(rapport)를 형성해 게임중독자의 내면적 고통을 알게 한다.
2) 따뜻하게 대하며 게임중독의 비사회성이나 신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3) 게임중독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든 어텍’을 비롯한 불량게임 프로그램을 미리 고지하고 학생들에게 접근을 차단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4) 게임중독에 따른 반사회적 행동이나 일탈행위에 대한 가능성을 알려준다.
5) 건전한 청소년 문화 향유의 태도 형성과 체험학습을 강조한다.
6) 게임중독에 따른 생활의 피폐함을 자기반성하고 이에 빠져들지 않게 지도 한다.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칙
게임중독 학생을 상담하는 과정에서는 친절하면서도 성의 있게 의뢰인의 마음을 열게 하고 스스로가 게임중독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 찾기와 의지를 지니도록 한다. 게임중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게임중독으로 인해 얼마나 자신의 마음과 신체가 망가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도 좋다. 또한 컴퓨터를 쓰는 목적이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의 습득 수단,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우선임을 강조한다.
특히 게임을 끊기 위한 상담을 진행한다. 게임을 대체할 청소년 문화시설이나 체험학습의 기회를 준다. 전투상황을 묘사한 슈팅게임이나 잔인한 캐릭터를 키우는 롤플레잉 게임(Role Playing Game: RPG)을 삼가도록 한다. 그리고 공격성을 키우는 레이싱 게임도 금지한다.
게임중독 학생에 대한 진단과 상담의 적절한 과정을 통해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소기의 성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정도로 중증의 게임중독라면 강제로 인터넷게임을 중지시키고, 게임 ID 계정을 폐쇄하며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을 통제한다. 또한 인터넷 게임을 제한, 금지시키는 기숙사에 입소지도, 특수학교에 입학해 게임을 금지하도록 한다. 전문적 게임중독치료를 기관을 선정해 주기적으로 받는다.

적절한 상담과 치료 필요
 청소년들은 럭비공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성적 존재들이다. 오늘날 영상세대이며 엄지족 세대인 청소년들은 선정적이며 공격성을 지닌 게임 프로그램에 매우 취약하게 드러나 있다. 오늘날 여가생활의 증가 속에 컴퓨터의 대중화와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 흥미 있고 다양한 게임기의 보급, 다기능 휴대폰 활용의 증가에 따라 놀이 문화, 게임과 사행성 오락 문화 등이 무차별적으로 사회에 퍼지고 이러한 흐름에 청소년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고 장차 우리나라의 역량 있는 민주시민을 육성하려면, 청소년 시절에 자칫 게임중독에 빠지고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계도하고 진단하며 적절한 상담과정과 치료를 통해 구제해 내야 한다.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홀로된 게임탐닉이나 과몰입 상태에 있다면 마땅히 이들에 대한 게임행동과 병폐에 따른 맞춤식의 적절한 지도를 통해 치료돼야 한다. 게임중독의 상담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의뢰인과 상담자가 신뢰의 기반 위에 래포를 형성하는 것이며, 의뢰인 스스로가 실천의지를 갖고 행동할 수 있는 대안을 자기 주도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의 게임과 몰입 학생의 조사와 그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법은 교사들 모두가 익히고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사회차원에서 청소년 문화시설과 복지시설의 확대는 물론이고 건전한 청소년 게임 놀이 공간의 부여와 함께 게임중독 예방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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