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실천 우수 학교, 분당 늘푸른초등학교

2013.03.01 09:00:00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 창의·인성이다.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분당에 위치한 늘푸른초등학교는 이러한 요구와 교육 수요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수렴해 ‘나누고 배우며 성장하는 즐거움이 있는 Happy3+교육’을 추진했다. 학교를 둘러싼 지역 공동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다방면의 창의·인성교육 결과 2012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100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에 선정되어 우수사례 발표회를 갖기도 한 늘푸른초를 찾아 창의·인성교육 노하우를 들어본다.


수업에서 시작되는 변화의 움직임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수업, 공부시간이다. 이에 늘푸른초등학교 교사들은 수업문화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인성을 기르고자 했다.
수업 대부분을 모둠, 협동 학습으로 구성하여 학습활동 과정에서 서열과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자기주도 학습력 신장을 위해 디딤돌 공책을 만들어 매 시간 스스로 수업 목표를 찾아 쓰고 학습 정리도 혼자 할 수 있게 했다.
국어 시간에는 각 단계별 맞춤형 독서·토론·논술 수업이 전개되어 학생들의 바른 성품 함양을 이끈다. 또한 매일 진행되는 ‘아침 성품 독서’ 교육 시간에 학생들은 책을 읽고 본받고 싶은 인물이나 올바른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며 그 내용을 독서기록장에 기록한다. 이렇게 수업 시간에서부터 꾸준하게 이어지는 독서 교육의 열매는 매년 열리는 ‘독서한마당’을 통해 확인된다. ‘책 표지 그리기’, ‘독서신문’, ‘독서토론’ 등의 학년별 활동을 벌이고 행사 후에는 그 내용을 엮은 ‘늘푸른 꿈마당’을 발간하여 학부모 및 성남시 관내 전체 학교에 배부하니, 학생들의 참여는 물론 학부모들에게 호응이 좋다.
평가 방법 역시 바꿨다. 논술형·융합형 문항으로 종합적 사고력 신장을 꾀하고 모든 교과에 과정 중심 수행평가를 수시로 실시하여 점수가 아닌 목표도달도를 기준으로 학생들의 성과를 측정했다. 이러한 시도는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을 높이고, 논리적 사고력을 신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교육비 절감 효과까지 가져왔다.

누구나 될 수 있어, 늘푸른어린이!
늘푸른초에 가면 어느 교실을 들어가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있다. ‘늘푸른어린이! why not?’이라는 이름의 이 게시판은 교실 앞 칠판 옆자리, 학생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 걸려있다. 계단식으로 되어있는 게시판의 중간에는 ‘소중한 하루의 출발’이라는 제목과 함께 학급 모든 학생의 이름이 스티커로 붙어있고, 매일 매일 학생들의 하루 생활 태도에 따라 이름 스티커가 계단을 오르내린다.
아침에 걸어서 등교를 하고 건강달리기를 하면 스스로 게시판의 이름을 한 칸 올리고, 수업 태도가 바르거나 칭찬 받을 일이 있으면 교사가 한 칸씩 올려준다. 그러나 복도에서 뛰거나 친구와 싸우면 게시판 이름은 한 칸씩 내려가게 된다. 이렇게 하루의 생활을 마치고 가장 위 칸인 ‘오늘의 늘푸른어린이 왕’까지 올라가면 교사로부터 그날의 칭찬 도장을 받는다.
모든 학생들이 바른 태도, 바른 학습 습관, 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다는 ‘늘푸른어린이! why not?’ 프로젝트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행동들에 주시하며 누구나 노력하면 바른 어린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초등학생용 맞춤형 상벌제라고 볼 수도 있을 이 제도는 벌점 방식이 아닌 문장으로 단계를 구성하여 흥미를 높였다. 별도의 규제 없이도 학생 스스로 행동을 다시 생각해보고 고치는 계기가 되어 인성교육에도 효과가 좋다”고 김정희 교사는 말했다.
학생들이 받는 칭찬 도장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칭찬 통장에 찍혀 월별로 통계를 낸다. 매월 칭찬 통장에 도장을 많이 받은 우수 학생은 학교로부터 읽고 싶은 책을 선물 받고, 학교에서 사준 책은 다 읽고 나면 그 학생의 이름으로 다시 도서관에 기증된다. 이러한 후속 과정은 학생들이 기부 문화를 체험하고 독서에 흥미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와 벌써 7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를 기부했다.

학부모·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 공동체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학생, 학부모, 교사의 설문을 통해 교육과정, 학교생활, 특색과 역점활동 등에 대한 자체 평가 및 만족도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교육활동 개선과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협의를 하는 늘푸른초는 지역사회와도 긴밀한 연계를 가지고 있다. 학부모가 참여하고 지역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지속·발전 가능한 교육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 학교는 학부모로 구성된 교내 교육기부 인적자원 31명, 지자체·단체·시설 등 22개 연계 기관과 함께 학생들의 특기 신장을 위한 다방면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내에서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 외에도 정규 수업 시간의 코티칭(Co-teaching) 강사로 활동하고, 연계 기관에서는 ‘찾아가는 녹색체험교실’, ‘에너지 절약 교육’과 같은 특강도 개최한다.
동아리 역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어울려 운영하고 있어 ‘어울림 동아리’라 이름 지었다. 교사들이 담당하는 동아리와 더불어 학부모와 외부 전문가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 중 학부모 강사로 구성된 관현악부의 경우, 합창부와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향상음악회’를 4회째 개최하며 지역사회 나눔 봉사공연을 하고 있다.
교육자들 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연계활동은 수업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교과 재구성을 돕는다. 고전을 활용한 국어·도덕 수업, 국악을 가까이서 접해볼 수 있는 문화 예술 교육, 동물원·학교 근처 탄천 등의 지역과 연계한 자연 친화 탐구·체험 프로그램 등 목표는 모두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성 강화이다.

교사,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와 같은 교육과정 운영 결과 70%가 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생활과 교육과정 운영에 만족을 표시했다. 그리고 교사들도 이에 못지않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김정자 교장이 창의·인성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교사의 업무 경감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업무 분장의 효율화를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각종 양식을 일원화·통합하여 결재 라인을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업무 처리의 속도를 높였다. 더불어 교원업무경감 책임자를 두고, 학부모 보조교사를 활용하는 등 교사의 업무를 돕는 인력을 지원하여 교사들이 잡무에 매이지 않고 교과 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주 수요일은 ‘연구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고 평소에도 교사들은 자체 연수, 장학, 컨설팅을 활성화하여 전문성을 키운다. ‘서술형, 논술형 평가의 이론과 실제’, ‘수학과 배움 중심 수업 역량 강화’와 같은 내용의 연수, 컨설팅을 통해 함께 의논하는 시간을 갖고, 일 년에 100여 회에 달하는 수업공개를 통해 서로의 수업 노하우를 나눈다.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는 교사, 이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학교의 시스템과 지역사회의 지원. 그 안에서 개발되고 시행되는 알찬 프로그램은 늘푸른초 학생들이 누구나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 “일원 모두가 행복할 때 좋은 교육”
학생이 모여 배움을 만들어가는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우리 학교의 ‘Happy3+교육’은 교육과 관계된 모두가 행복할 때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많은 경험을 통해 즐겁고 바르게 성장하고, 교원은 업무 경감과 역량 강화를 통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울타리가 되는 교육공동체, 소통과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문화 안에서 학생들이 꿈을 키우며 자랄 수 있도록 늘푸른초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박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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