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최고의 ‘호기심 천국’ 원주곤충마을

2013.10.01 09:00:00

요즘 대다수 도심의 아이들은 성냥갑 같은 건물 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다. 예전에야 마당에서 흙을 친구 삼고, 논과 밭, 산에서 자연스레 곤충이나 동물을 관찰하며 생태를 배웠지만 지금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은 최고의 학습장이다. 울창한 나무들에 매달려 있는 곤충들, 바위틈에 낀 이끼와 이름 모를 꽃들. 모두가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습 교구가 된다. 그래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고 기왕이면 자연과 함께 뛰어놀기 좋은 곳을 다녀왔다.



곤충은 벌레가 아니에요!
기자가 곤충마을을 방문한 날에는 두 곳의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을 왔다. 그래서 유치원 아이들의 뒤를 따라 체험에 동행해 보았다. 곤충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바로 옆에 위치한 곤충관이 눈에 띈다. 이곳은 애완용으로 기르고 있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보기만 해서야 난생처음 보는 곤충과 어찌 금방 친해지겠는가. 때문에 이성복 대표와 그의 부인이 강사로 나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체험 온 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돌며 설명을 해준다.
곤충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장수풍뎅이. 로봇처럼 튼튼해 보이는 몸통은 타원형으로 길쭉하니 잘 빠져 있고, 수컷은 멋지게 뿔이 나 있다. 애완용으로 많이 길러지는 장수풍뎅이는 힘이 세기 때문에 나무에 앉아 있는 것을 억지로 잡아당겨선 안 된다. 물론 잡아당기면 사람의 힘이 더 세서 나무에서 떨어지긴 하지만 발톱이 잘려나갈 수 있다. 강사는 “곤충은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 발톱이 잘려나가도 아픈 줄 모르지만 특성상 손실된 부분은 재생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중 용기를 내 한 아이가 장수풍뎅이 만지기에 도전했다. 강사가 나무토막에 붙은 장수풍뎅이의 엉덩이를 툭툭 치자 아이의 손바닥으로 걸어 내려온다. 장수풍뎅이는 나무에 오르기 쉽도록 발톱이 날카롭게 나 있는데 이것이 따가웠는지 아이가 살짝 놀랐다가 잠시 후에야 장수풍뎅이를 쓰다듬는다. “부드러워요”라며 웃어 보이자 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만져 보겠다고 난리다. 다른 친구의 손을 마주 대고 똑같이 엉덩이를 톡톡 쳐서 옮겨주니 벌레라고 도망가던 아이들도 곤충과 금방 친해진 것만 같았다.
바로 옆에는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자리 잡고 있다. 통통하게 살찐 흰 애벌레가 주름을 늘렸다 폈다 하며 꿈틀댄다. 그 외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넓적사슴벌레와 얌전한 애사슴벌레, 왕사슴벌레 등이 나란히 살고 있다.

물속에 사는 곤충과 애완동물을 한 곳에

곤충 관찰을 마치고 나면 왼편에 보이는 생물관으로 향한다. 이곳은 수서곤충뿐 아니라 이구아나, 거북이와 같은 파충류와 햄스터, 고슴도치 등 아이들이 집에서 기르기 좋은 애완동물들이 다양하게 살고 있다.
15년을 산 할아버지 이구아나, 파란빛의 블루가재, 레오파드 육지거북이를 제치고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은 햄스터와 고슴도치다. 귀엽게 생긴 모습이 아이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고슴도치는 걸음이 느리고 겁이 많은 동물답게 작은 집에 3명씩 옹기종기 모여 웅크리고 있었다. 강사가 한 마리를 꺼내 아이들에게 만져보라고 내밀었다. 고슴도치를 길들이면 가시를 눕히고 손 위에 얌전히 있기 때문에 찔리지 않고 만져볼 수 있다.

희귀곤충을 만날 수 있는 곳, 표본실
수생관 위로 난 언덕을 올라가면 표본실에 다다른다. 이곳은 평생 볼 수 없는 세계의 다양한 곤충을 표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학습에 도움될 수 있도록 곤충별로 설명돼 있다. 표본액자에는 나프탈렌이 하나씩 들어 있는데, 이는 해충이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잠자리, 매미, 나방, 나비, 노린재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곤충 표본이 있었지만 왕인면노린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왕인면노린재의 몸통을 거꾸로 보면 할아버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유산양 먹이 주기 체험

표본실을 따라 난 산책로를 올라가면 유산양과 작은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다. 강사가 미리 준비한 풀잎을 하나씩 떼어 유산양에게 먹이니 냠냠 잘도 받아먹는다. 처음엔 겁을 먹어 풀을 입에 넣어주지 못하고 던지던 아이들도 금세 유산양과 친구가 되었는지 옹기종기 모여 앉아 풀을 먹인다. 높은 담에 가려져 있어 보지 못했던 토끼우리를 발견하자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가 토끼도 배가 고플 거라며 풀을 뜯어다 먹였다. 한 아이가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서 좋아요. 저 여기서 살래요”라고 말하며 유산양을 쓰다듬었다.
먹이를 다 먹이고 아이들이 언덕을 내려가자 강사가 유산양 목에 걸린 목줄을 풀어주었다. 평소 곤충마을 안을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키우고 있지만 손님이 있을 때는 놀라지 않도록 묶어둔다고 했다.

자주 접하기 어렵고, 벌레로 여기기도 하는 곤충을 어린이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꾸며 놓은 원주곤충마을. 곤충에 대한 지식과 흥미를 얻어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곳에는 나무곤충 목걸이 만들기, 애벌레 담아가기, 모빌로봇 만들기, 표본 만들기(원통형, 액자형), 천연염색, 낙농체험, 치즈피자 만들기 등 곤충과 낙농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추가비용을 내면 원하는 대로 선택해 체험할 수 있다. 또 곤충을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니 관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한 마리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원주곤충마을 여행 팁

승용차 내비게이션 포인트 
원주곤충마을(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603-6)
기차 이용해 찾아가는 길 
동화역 하차, 택시 이용 시 약 5분
입장료 
기본 관람: 3000원
기타 추가 선택 프로그램은 원하는 대로 조율 가능하며,
추가 비용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  033)731-8645
홈페이지  www.bugsvill.co.kr/
김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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