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어렵다’ 자학하던 아이 자기주도학습 익히니 자신감 넘쳐

2014.01.01 09:00:00

 공부에 자신감 잃고 기피하기까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딸은 당시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방과후수업을 통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바둑 등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즐겼다. 그러나 대도시 창원으로 이사한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창원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받으려 하니 고학년 아이들이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영어학원을 알아봤는데 실력 차이가 커 결국 어린 동생들과 한 반이 돼 학원을 다녀야 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남들처럼 수학학원에 보냈다. 그런데 겨울방학 그 짧은 기간 동안 한 학기 수학 범위를 한꺼번에 다 가르치고 엄청난 양의 숙제를 내주는 것이었다. 단지 초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시키고 싶어서 학원을 찾았던 것인데 그런 학원은 어디에도 없었고 모두가 선행학습에 열중이었다.
딸아이는 학원에서 내주는 엄청난 숙제 때문에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 등 다른 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또 선행학습으로 학교공부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공부를 숙제나 과제로만 인식해 재미도 못 느끼고 싫어하게 돼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학원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한 첫 번째 원인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학원을 끊게 된 이유는 선행학습으로 아이가 자신감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깊이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도를 뺀 뒤 문제만 풀게 하니 아이가 문제를 풀 때마다 맞히는 것보다 틀리는 문제가 더 많았다. 결국 자신은 수학을 못하는 아이라며 속상해했고 수학을 점점 더 싫어하기 시작했다. 결국 학원을 모두 끊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수기나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딸아이가 실천할 수 있는 우리만의 학습방법을 찾아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선행학습 없이도 딸을 충분히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방법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딸과 함께 찾아낸 자기주도학습법
첫째, 구체적 목표 설정과 플래닝을 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공부하거나 열심히만 하면 높은 점수가 나올 거라는 기대만으로는 많은 학습량을 체계적으로 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먼저 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목표에 따른 전략을 구상해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가령 수학이라면 ‘수학 100점’을 목표로, 전략은 ‘EBS 강의, 문제집 3권’ 이런 식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한 달, 한 주, 하루의 구체적인 목표까지도 세울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딸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이나 스케줄을 짰지만 시간이 지나자 딸 혼자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매일 저녁에 지키지 못한 목표에 대한 분석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 수정하거나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플래닝이 엄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어서 아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수학 끝나면 영어해야지’ 했던 딸아이는 언젠가부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생각하면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과목의 공부를 꼼꼼히 놓치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수업 전·후 예습과 복습을 했다. 수업 전에 3분 정도 지금 배울 교과 단원의 제목을 보고 학습목표와 용어 개념을 읽어 보도록 했다. 국어나 영어는 교과서 지문이 많기 때문에 지문에 따른 질문을 읽었다. 그러면 오늘 수업시간에 무엇을 배울 것인지 예측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수업을 마치면 오늘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읽어서 머릿속에 정리하는 복습시간을 반드시 가졌다.
세 번째는 EBS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것이다. 수학은 EBS 인터넷 강의와 그에 따른 기본서 문제집, 유형별 문제집, 그리고 보다 난이도가 있는 문제집을 선택해 3권 정도 풀었다. 시험기간에는 수학 교과서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가 나와 있는 C step 문제와 수학 익힘책의 각 단원 마무리 문제를 3번 정도 반복해서 풀기로 했다. 영어는 EBS 강의를 통해 문법을 수준별로 찾아서 들었고 매일매일 일정량의 단어를 암기하고 TIME지나 영자 신문을 읽도록 했다. 국어나 다른 모든 과목들은 먼저 교과서를 꼼꼼히 정독한 후에 수업 중 선생님이 나눠 준 프린트 학습지를 모아 놓았다가 다시 한 번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네 번째는 방학 중에는 부족한 공부와 책 읽기에 집중했다. 수학은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유지해 공부하고 영어는 IBT(Internet-based TOEFL)를 목표로 그에 관련된 교재를 매일 일정량 하도록 해 수학과 영어의 균형을 맞춰나갔다. 국어는 서양 고전문학과 우리나라 근대문학 등 책을 다양하게 읽었다.

묵묵히 기다려줬더니 ‘스스로 잘하는 아이’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주정 학부모, 경남 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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