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육과정]"스마트폰보다 재미있는 교과서 됐으면"

2015.07.01 09:00:00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장 실태 진단



2015 개정 교육과정 성패는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얼마나 충실히 수렴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어과의 경우 학습량을 줄이고 교사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지적됐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방향의 총론은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 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마련 필요, 범교과 공통 기반의 핵심 역량 중심 교육과정, 학습자 체험 중심의 현장형 교육과정’ 등에 그 핵심이 모아진다.

또한 각론에서 이전까지의 교과별 시수가 정해지면 해당 시수에 맞춰 각 교과가 알아서 교육과정을 개발한 방식에서 벗어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방향은 교과 교육과정이 교과 전문가들의 독점적 영역이 아니라 모두의 공동 관심 영역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학습자들의 교과 간 연계성을 강화한 융합형 교육과정의 구성으로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이런 총론, 각론에 따라 국어교과 측면의 개정 방향은 ‘범교과 공통 학습기반의 핵심 역량 함양을 위한 국어과 교육과정 구성, 학년(군)/교과목 간 내용 연계성 및 통합성이 강화된 국어과 교육과정 구성, 공통 교과와 선택 교과의 연계성 강화와 중복 지양, 교육과정에 대한 다양한 요구 수렴’ 등이다.

중학교 국어의 경우 자유학기제 등에 대비한 교육과정인 학습자 체험 중심의 현장형 교육과정의 시대적인 요구에 발을 맞추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총론의 핵심 역량인‘자기관리능력, 창의·융합 사고능력, 정보처리능력, 의사소통능력, 공동체의식, 심미적 감성능력’등의 국어교과 개정 방향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2015 국어 교육과정을 현실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한 몇 가지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

첫째, 개정된 국어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학습량이 주어진 시간에 현실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적정한 분량인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국어교과는 많은 학습량으로 인한 현장 교사들과 학생들의 고충이 많았다. 특히 중학교 국어의 경우 모든 교과의 도구 과목이라는 인식 아래 교사나 학생들이 주어진 학습량을 모두 소화하지 않은 경우 민원 제기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어교과의 성취 기준 수 및 학습량의 경우는 시간 배당 기준 대비 80%의 내용으로 성취 기준을 설정하고 20%의 시수는 교사가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중학생인 7~9학년의 경우는 성취기준 수가 55개에서 개정의 51개로 4개가 줄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단지 성취기준의 개수 증감을 중요시하는 것보다는 학생활동 중심의 국어수업에서 현실적인 학습량의 적정화에 관심이 많다.

특히 자유학기제의 본격적인 실시를 앞둔 중학교 대다수 국어교사는 현재 팀티칭 융합수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국어교사들의 교육과정의 자유로운 재구성을 통한 타 교과 간의 연계 및 통합 수업에서 학습량의 적정화가 큰 관심거리에 해당한다.

둘째, 국어교과 교육과정 개정이 소수의 핵심 원리와 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지 주목하고 싶다. 중학교 국어교과가 소수의 핵심 원리와 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경우 교사들의 학습에 대한 자율권은 확대되어 학생중심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게 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방향의 총론인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마련 필요’를 중학교 국어교사들이 성취하기 위해서는 교수·학습법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 된다.

셋째, 시대적인 요구인 창의·융합과 학습자 체험 중심의 국어 교육과정으로 개발되는지 주목 하고 싶다. 교육과정의 개발에서 현장의 요구를 최대한 고려해서 개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적인 요구도 있고, 지역 현장의 특수성도 포함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육과정 개발과 교육현장과의 상호호응도를 높여 국어 교육과정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논술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어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지 주목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은 논술형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량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교사들이 논술은 국어교과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현실에서 이번 국어 교육과정의 개정은 ‘논술’이라는 분명한 명칭의 사용과 함께 학습의 중심 영역으로 국어교과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이번 개정의 내용 중에 [부록 1] 2015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의 진한 글씨는 논술을 간접적으로 다루고는 있다. 바로 ‘주장하는 글(근거의 타당성과 풍부성)’이란 부분으로 논술을 다루고 있으나 이것은 다양한 종류의 글을 설명하는 방편으로 주장하는 글(논술)을 다루고 있어 형식과 내용보다는 현실의 최적성 부분에서 미흡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학생들은 평소에 논술경기대회, 논술형 평가 등을 통해 논술이라는 명칭에 익숙해 있다. 또한 모든 교과에서 서술, 논술형 평가 35% 이상을 출제하고 평가 방법에 따라 답안의 분량도 500자~1,000자 정도가 되고 있어 현장에서 논술의 중요도가 매우 높다.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논술은 논술형 평가, 논술경시대회, 대입논술 등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논술 관련 조사에 의하면,초등학교 때 모든 학생들이 논술을 써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2015 국어 교육과정에 ‘주장하는 글’과는 별도로 논술 작성법 등 현실적인 내용이 들어갔으면 한다.

다섯째, 학생들이 능동적, 창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개정됐는지 주목하고 싶다. 요즘의 국어 수업은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암기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현장 체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맞춤형 학생중심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이 개념과 원리에 자신의 체험 등과 관련지어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탐구를 중시하는 국어 교육과정이 담겨야 한다.


여섯째,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재미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싶다. 어려운 한자어 등을 피하고 쉽고 간단한 것만을 교과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는 수긍할 수 없다. 그러나 소수의 핵심 원리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 자신의 적성, 체험 등과 관련지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재미있게 구성하는 것도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또한 중학생들의 평소 관심사를 폭 넓게 사례로 수용하여 교과서의 내용을 구성하되, 교과 간의 통합과 융합 등을 통한 재구성이 효율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의 사례에 의하면, 중학교 국어교과에 미술교과의 그림을 통합수업을 한 경우 많은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2015 국어 교육과정 총론이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마련 필요’ 등 이라면 재미있는 교과서 구성을 위한 필요는 융합수업과 관련지어 더욱 증대되리라 생각한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을 교과서에 집중하게 하려면 교과서가 스마트폰보다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떠돈다. 단순한 그림 등을 통한 교과서의 시각적인 편집상의 변화보다는 학생 자신의 체험 등과 자연스럽게 관련 지을 수 있는 맞춤형 학습활동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의 개정이 ‘배움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국어교과 교육과정으로 재탄생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도희 경기 송탄제일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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