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초등학교 교사의 아이디어가 서울시 우수정책으로 시행되고 상까지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영찬(33) 인천간재울초(교장 김춘원) 교사는 서울의 유료 유적지, 박물관 등과 대중교통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서울카드’를 제안한 결과 13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창의상 창의제안부문 우수상(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정 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내 랜드마크, 역사, 문화, 한류 콘텐츠를 담은 16곳의 관광지와 티머니 교통카드를 엮은 ‘디스커버 서울패스(Discover Seoul Pass)’를 올해 출시했다. 동시에 나온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평점 4.6(5점 만점)의 높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3만9900원권 구매로 15만 원 이상의 가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문구로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적극 홍보하는 중이다.
정 교사의 아이디어는 해외 유수 박물관을 돌아보며 교육에 접목시키려는 열정에서 출발했다. 평소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공을 들이는 그는 수시로 박물관, 전시회 등을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영국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물길에 따라 지형이 변하는 전시물을 보고 이를 착안한 자료를 만들어 한국교총 교육자료전에서도 지역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과학 유수대 실험에 사용하는 도구가 너무 무거워 운반하기 힘들고 실험결과도 한 눈에 보기 어려웠으나, 정 교사는 보다 가벼우면서도 습곡을 설명하기 좋은 쪽으로 개선했다.
이렇다 보니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가도 유적지보다 박물관을 먼저 들를 정도다. 하지만 2만~4만원의 입장료 가격은 물론 성수기에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야하는 불편함 등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여러 유료 관광지와 대중교통을 묶은 관광용 패스가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정 교사는 "패스를 구입하면 대중교통을 어디서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관광지도까지 함께 줘 한층 편리하게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다"며 "패스 덕분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이런 편리한 관광용 상품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서울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제안해 상품 출시까지 이끌었다.
그는 이런 내용을 수업에도 연결시키고 있다.
6학년 2학기 사회 단원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가르치면서 ‘여행가이드’ 통합수업을 진행하는데 여기서 이번 정책 사례를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여행지를 골라 비행기, 숙박, 관광지, 박물관, 맛집 등을 직접 짜보게 하고 해당지역에서 편리한 것은 무엇이고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발표하게 한 후 정책 제안까지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현재 한국교총 대외언론활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비 아세안 국가로는 서울에서 최초로 개최된 ‘제32회 한아세안 교육자대회(ASEAN Council of Teachers)’ 때는 교육부 부스 운영을 지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