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줄어드는 ‘힐링’ ‘문화’ 교원 연수

2017.02.12 14:38:20

예산 삭감, ‘노는 연수’란 사회적 인식이 주원인
창의‧융합교육 이끌려면 체험 중심 연수 늘려야
지속적인 연구 통해 전문성‧다양성 모두 확보를

전국 시‧도 교육연수원이 운영하는 교원 연수에 ‘힐링’이나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노는’ 연수라는 인식에 떠밀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미래 인재에 요구되는 창의‧융합교육을 이끌기 위해서는 체험 중심의 다양한 연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인천시교육연수원은 교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퇴직자 연수와 템플스테이, 문화‧역사‧철학 관련 연수를 운영해왔지만 몇 년 새 관련 강좌가 점점 줄어 올해는 거의 대부분 폐강됐다. 경기도교육연수원도 인문학 강좌와 저녁시간 예술 공연을 하는 문화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최근 시수가 크게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문화‧힐링 연수를 이른바 ‘노는 연수’로 바라보는 인식과 관련 예산의 삭감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사들이 노는 연수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 예산이 깎여 힐링, 퇴직자 연수가 없어진 것”이라며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마련해도 비판을 면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연수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필수 연수를 편성하면 힐링‧문화 관련 연수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며 “그나마 위탁으로 운영했던 힐링 프로그램도 예산이 삭감돼 올해 접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사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해도 예산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이유로 좌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력도 계속 감축되는 상황이라 현상 유지도 벅차다”고 덧붙였다.
 
강원, 경남, 대전 등은 힐링이나 문화‧예술과 관련된 단독 연수가 아예 없고 전체 연수 중 1~2시간 정도를 할애하고 있을 뿐이다. 대전시교육연수원 관계자는 “교원 전문성 신장에 초점을 두는 것이 연수원의 본질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문화‧예술 연수는 최소화 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교원 정신건강이 문제가 되는 만큼 다양한 연수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이들 분야의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려 연수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A중 교사는 “자유학기제, 방과후학교는 물론, 창의‧융합수업까지 수업방법에 다양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학생들의 체험형 수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히려 변화를 이끌어갈 주인공인 교사들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전남 B초 교사도 “연수를 받고 오면 한 두 가지 씩 학교 현장에서 꼭 적용하고 있다”며 “교사가 경험을 많이 해야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 대구의 경우 힐링‧문화 연수가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교육감과 연수원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연수원 관계자는 “교사들의 소진된 에너지를 회복시켜주는 것이 수업기술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며 “회복력지원 연수, 감정코칭 등의 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며 강화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연수원은 ‘에듀힐링’이라는 특화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연수를 운영하고 있지만 ‘쉬러 가는 연수’라는 사회적 비판 때문에 계속적인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전문성 신장과 다양성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연수 내용을 보완하고 사회적인 의심을 불식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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