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초와 같은 선생님

2017.02.24 14:13:25

아직도 아침 7시 되어도 완전히 밝지가 않다. 서서히 해가 길어지겠다는 기대를 하는 아침이다.


어제 오후 티비에서 천년초를 키우는 농가를 봤다. 천년 살아 천년초가 아니라 천 가지의 병을 고쳐준다고 해서 천년초라고 했다. 


우리 선생님들은 천년초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천년초는 천 가지의 병을 고쳐준다고 하는데 우리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천 가지의 악습을 가지고 있다. 고쳐야 할 병들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치료하는 이가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다.


늦게 일어나는 학생, 지각하는 학생, 오락실에 가는 학생, 머리에 염색하는 학생, 담배 피우는 학생, 술마시는 학생, 질서를 어기는 학생, 거친 말을 하는 학생... 고쳐야 할 악습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몫인 것이다.


천년초는 수많은 작은 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미풍에도 날아다녔다. 가시 없는 선생님은 없다. 즉 가시는 상처다. 이 학생에 상처 받고, 저 학생에게 상처 받고, 이 선생님에게 상처 받고, 저 선생님에게 상처 받고, 교장, 교감선생님에게서 상처 받고 가시 같은 수많은 상처를 안고 교직에 임하는 것이다.


상처를 잘 극복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반대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다. 상처는 SCAR다. C대신 T를 넣으면 STAR가 된다. 상처를 주는 대신 희망을 주는 선생님, 미래를 심어주는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은 장차 밤하늘의 별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년초는 수많은 약재로 사용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건강을 회복시켜 주었다. 유익을 주었다. 천년초 같은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육신 건강, 정신 건강을 심어주어야 할 것 같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월수외국어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몇 일 동안 수업과 하루 일과를 지켜보았다. 특이한 것 중의 하나가 1교시 후에 전교생이 나와서 15분 동안 줄넘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정말 잘하고 있었다. 하루 일과 중 건강 프로그램이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유익을 주는 식당의 한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할머니 국수집을 운영하시는 분이시다. 이 주인은 한 그릇으로 안 되겠다 하면 더 갖다 준다. 또 모라자면 더 갖다 준다. 배가 부를 때까지 준다. 나갈 때 돈은 통에 얼마든지 자기가 알아서 넣고 가게 한다. 이 정도면 그 국수집은 망할 리가 없다. 흥왕하게 된다. 흥성하게 된다. 소문이 나게 된다. 감동을 받게 된다. 공짜로 먹고 가는 이도 변화가 된다.


이와 같이 유익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이것을 실천하면 좋은 선생님으로 소문이 안 날 수가 없고 학생들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변화다. 학생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천년초와 같이 유익을 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천년초는 한 번 심어 놓으면 10년이고 15년이 되어도 그 자리에서 잘 자란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잘 견디며 이겨낸다. 천년초 같은 선생님이 돼 어떤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어도 잘 이겨내고 극복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교직은 평생 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된다. 40년 교육 인생이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천년초와 같은 선생님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희원해 본다.

문곤섭 전 울산외고 교장 moon53k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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