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

2017.05.11 18:43:20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 회의 후 실천에 옮겨

은퇴 후 제2인생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필자. 얼핏 보면 교직에서 은퇴한 후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있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어제는 바쁘다 바뻐!’를 외치며 하루해를 보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기에? 평범했던 그 하루 일상을 돌아보고자 한다.

 

530분 기상과 동시에 라디오를 켠다. 뉴스를 듣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또 음악을 들으면 하루를 준비한다. 스마트폰으로는 카톡과 밴드에 도착한 새로운 정보를 확인한다. 어제 비가 왔기에 아침 삭사 전에 일월공원 텃밭으로 향한다. 고추와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살피려는 것이다. 도시농부로서의 삶은 부지런을 요구하고 행복을 선사한다.

 

10, 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 도착이다. 탁구교실에 참가한 것. 회원들은 미리 도착하여 몸풀기를 하고 벌써 복식게임에 돌입하였다. 나 역시 스트레칭을 하며 준비운동을 하고 게임을 준비한다. 금방 복식조가 편성되어 시함을 한다. 세트 스코어 0:2에서 2:2가 되고 결승전이다. 탁구경기에서 얻는 교훈 하나는 졌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11, 마을만들기협의회 정례모임이다. 동장실에서 개최됐는데 주요시책 및 동정 안내를 보면 5월의 일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지준만 동장은 모니터를 이용해 그동안 지역사회의 변화된 모습을 브리핑 한다. 행복 밥차 운영, 경로 효 잔치 행사, 지하보도 벽화 그리기 사업, 구운공원 벽화조성 사업, 주민소통 게시판 설치 등 앞으로 이뤄질 사업도 안내한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

 

오후 1. 점심식사 후 마을만들기 협의회 회원들이 일월 5호 어린이공원에 모였다. 자연보호 활동을 전개하려는 것. 회원들은 단체활동 조끼를 착용했다. 왼쪽 가슴에는 명찰도 달았다. 조끼는 회원들의 회비로 구입한 것이다. 주민센터에서는 목장갑, 집게, 비닐봉투를 준비해줬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30분간 활동하니 공원이 산뜻해졌다. 협의회는 매월 1회 모여 회의만 하는 것이 아니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실천에 곧바로 옮긴다.

 

오후 2, 대한노인회 상구운 경로당에 도착했다. 미용봉사를 하려는 것. 지난 달에는 삼환아파트 경로당에서 이발, 염색, 얼굴마사지, 네일 아트 봉사를 했다. 경로당 내실에서 할머니 10여 분이 대기 중이다. 이 근처에 인가가 그리 많지 않은데 생각보다 노인들이 많다. 노인들 중 최소연령이 75, 최고령자가 92세라고 한다. 장비와 도구가 도착하고 이제 미용봉사 시작이다.



!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미용봉사를 미리 예고하고 출입구에 게시도 해놓았는데 봉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이발과 염색을 하면 젊어 보이고 단정한 모습이 된다. 얼굴마사지를 하고 네일 아트를 하면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경로당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의문은 금방 해소되었다. 할머니들이 화투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작은 돈이 왔다 갔다 하니 경황이 없었던 것이다.

 

봉사자들은 난감해졌다. 그냥 발걸음을 돌리면 되지만 그게 아니다. 그건 봉사자의 태도가 아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할머니들은 이성을 찾았다. 92세 할머니 머리 커트가 시작이 되고 회원들 머리 염색이 시작되니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용봉사를 받으려는 희망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얼굴마사지를 받으려고 바닥에 눕는다. 봉사자의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경로당도 지역별로 문화의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경우가 달랐다. 소속 구성원의 의식도 중요하고 구성원의 리더의 역할도 중요함을 알았다. 여가 선용을 어떻게 하느냐, 경로당을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 나가느냐를 구성원이 정해야 하는 것이다. 100세 사대라고 한다. 액티브 시니어들도 있어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의미 있는 노후생활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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