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연대 30일 총파업 선언…학사 운영 차질 불가피

2017.06.08 19:51:58

비정규직 "근속수당 인상"…당국 "예산 부담 커"
교원 "정부가 장기 로드맵 제시해 악순환 끊어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처우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9일 시도별 파업에 이어 30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업에 따른 학사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학비연대 소속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각각 1일과 8일 서울 광화문 국민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안정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학비연대는 “무기계약직조차 정규직 대비 월평균 급여가 60% 수준에 불과하고, 상당수는 법정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다”며 “처우 개선 없는 무기계약직 전환만으로 비정규직 문제는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요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여를 정규직 대비 8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직 공무원에 비해 임금 상승폭이 낮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차의 경우 정규직 9급 공무원은 월평균 약 197만원, 행정실무사는 약 174만원으로 88.6% 수준이지만, 20년차(승진 안했을 경우)가 되면 정규직은 약 357만원으로 오르는 반면 행정실무사는 약 205만원에 머물러 격차가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학비연대는 이 문제 해소를 위해 현재 근속 1년당 2만원씩 월급에 더해지는 근속수당을 5만원으로 인상하고 급식비 수당, 상여금 등도 동일하게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대 관계자는 "새 정부 집권 초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9만여 조합원 모두의 동참을 이끌어낼 것"이라면서도 "진행 중인 임금교섭에서 요구가 받아지면 파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정된 교육 예산 내에서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A교육청 관계자는 "비정규직원을 1만 명으로 가정할 때 3만원 인상하면 표면적으로 증가되는 인건비는 36억 원 정도지만, 퇴직금, 4대 보험료 등도 같이 늘어나는데다가 매년 누적되기 때문에 갈수록 예산 부담이 커진다"며 "그러면 다른 교육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교육청 관계자는 "17개 시·도교육청이 각기 교섭을 하는 방식이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감안해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다"며 "산별교섭 방식으로 전환하면 지역 편차 등으로 인한 갈등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교육부는 이미 파업을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정기획자문위에서 처우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해결책이 없다"며 "7일 전국 시도교육청 담당 과장 회의를 열어 파업에 따른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 교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 C초 교장은 "무엇보다 학생 급식 문제가 걱정된다"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원만한 합의를 당부했다. 대전 D고 교사는 "매년 반복되는 갈등이 지겹다"면서 "중앙정부가 단계적 개선 로드맵을 노조 측에 제시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중민 기자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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