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학생들의 공부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상담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요?"이다. 이 질문의 핵심은 아직도 공부 방법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적을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론이 필요하다. 하지만 "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물으면 생각이 더 구체적으로 떠 오를 수 있다. 왜냐하면 방법론은 깊은 강이 아닌 샛강과 같다. 요즘처럼 비가 안오면 샛강은 마르기 쉽다. 목표를 분명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깊은 강과 같아 공부를 방해하는 유혹의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가뭄이 들어도 잘 마르지 않는 샘처럼 물이 솟아난다. 목표가 없으니 방법이 흔들리고 작은 방해의 물결에 목표가 사라져 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공부 방법론은 많이 개발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을 자신이 받아들여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이 안 되는 것은 핵심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 부족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한 번 방법론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체험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나는 32살에 일본 유학의 꿈을 꾸었다. 매우 늦었지만 국비 유학이라는 좁은 문을 뚫기 위해서는 시험 통과에 필요한 일본어 실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학생시절 한 번도 일본어 공부를 해 본 경험도 없었다. 일본어 학원에 갈 환경도 아니었다. 하지만 35살 이전에 기어코 유학을 가겠다는 장기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당시 공책에 '35살 전에 유학가기'라는 목표를 적고 매일 매일 학습 일정표를 짰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매월 EBS방송교재 2권을 정기적으로 구독했고 녹음기와 테이프도 준비하였다.
핵심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나의 시간을 잘 디자인하는 세부 목표이다. 인생살이가 모두 영업이다. 영업목표가 없는 영업자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공부도 이와 마찬가지인다. 하루에 방송 듣기 1시간, 단어 외우기 1시간, 일본 한자쓰기와 문장을 써 보기 등 각각 1시간씩 공부하기로 정하고 밤 12시가 지나기 전에 그날의 학습 목표를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때로는 이런 시간을 확보하여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예정된 모임도 결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시절에 비교한다면 지금은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플래너도 많이 개발되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각종 자료는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다.
목표를 세우지 않고 막연하게 공부하면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지 알 수가 없다. 공부를 하면서도 힘이 들 때는 쉽게 포기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언제까지 공부 성과를 내야 하는지를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종이에 명료하게 기록하여 시각적으로 체크하는 방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을 살아갈 것이라면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하여 의미있는 산출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아주 편리한 도구가 있다. 매일 손에서 떼어놓지 못하는 도구가 스마트 폰이다. 이 스마트 폰 화면에 나의 목표를 디자인해 폰을 열 때마다 내 뇌가 이 목표를 감지하도록 자극해보면 어떨까? 이와 비슷한 시도를 이미 집단적으로 실천하는 학교도 있다. 아침에 기상하면 큰 소리로 자신의 목표를 외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내 뇌를 향하여 명령하는 것이다. 목표를 잘 설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자극하면서 도전한다면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다르게 목표에 더 가까이 접근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