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 초보강사, 식은 땀 흘리다

2017.06.29 18:43:46

부천 소일초, 학부모 연수로 자질 향상 꾀해

특강 주제는  내 아이 삶에 도움 주는 부모 되기

 

경기 부천 소일초(교장 이회진)는 27일 오전 10시 30분 학부모 연수를 가졌다. 이날 연수는 희망 학부모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삼락회 이영관(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교육칼럼리스트) 강사를 초빙해 ‘내 아이 삶에 도움 주는 부모 되기’ 특강을 듣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연수를 통하여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기회가 됐다.
 
이날 이영관 강사는 자녀들의 인생살이에 목표와 계획 그리고 실천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마크 매코맥의 저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 내용을 인용했다. 특히 목표와 계획을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기록으로 남겨 게시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자녀교육 사례를 들어 강조했다. 아울러 중교장 시절 학생들에게 강조한 ‘도전은 즐겁다’ ‘실행이 답이다’ 실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학교 공부를 할 때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못하는 친구를 도와주며 함께 갈 것을 조언했다. 그래서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속담을 인용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빨리 가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상을 살면서 혼자 사는 것(獨)은 해로움(毒)을 초래해 건강까지 해친다고 강의했다.



자녀들을 위해 무조건적인 헌신과 희생 봉사도 좋지만 자칫하면 자식의 독립정신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부모 역할을 당부했다. 행운 찾기보다는 행복 만들기를 강조했다. 네잎 클로버 행운은 찾기 어렵지만 세 잎 클로버는 지천에 깔려 있다며 주위의 작은 일에서 행복을 찾자고 이야기 했다.
 
마침 이날이 헬렌 켈러 탄신일이라 그의 어록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혀진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를 인용했다. 삶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의 불행의 뒷모습에 매달리지 말고 삶의 지혜를 발휘할 것을 이야기했다. 자녀들은 부모가 가르치는 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언행을 보고 자란다는 교육선배들의 충언도 소개했다.
 
다음은 초보 강사의 소감이다. 교육계를 떠난 지 1년 반이 되어간다. 학부모가 연수 시간에 맞추어 오니 학교에 미리 도착하지 말고 시간 맞추어 오라는 해당 교장의 당부를 저버렸다. 강사는 적어도 3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편 유인물 준비할 것이 있어 1시간 전에 도착했다. 수원에서 부천까지 고속도로에서의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도 고려한 것이다. 아울러 강사가 학부모를 맞이하며 얼굴과 분위기를 익히고자 함이었다.

이 학교의 첫인상. 만나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표정이 밝다는 것. 교장이 교감과 교무부장, 교무실 실무사, 과학실 실무사 등을 소개하는데 표정을 보니 행복한 학교 분위기가 난다. 학교 문화가 궁금한 것이다. 교문에 붙은 현수막을 보니 금연표어 최우수작 1학년 학생 작품이 붙어 있다. “담배가 연기 되면 건강이 연기 됩니다“ 와, 표어 수준도 높다. 이 표어를 보면 흡연학생은 금방 담배 끊겠다.
 
강의장인 과학실에서 좌석을 다시 배치했다. 모둠학습 형태에서 회의좌석 형식으로 바꾸었다. 교실 한 가운데 공간을 포크댄스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교장, 교감, 실무사와 함께 움직였다. 테이프 음악을 사용할 전원도 확인했다. 특강에 앞서 학부모들의 서먹서먹함을 포크댄스를 배우며 해소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미국의 포크댄스 ‘Good Night Waltz’를 익히며 친교를 다지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진다.
 
강의의 부족함도 있었다. 퇴직하여 교육의 한 쪽 건너편에 있으니 현직에 있을 때와는 달리 달변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입에서 줄줄 풀려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아니 된다. 머리에서 할 말은 떠오르는데 그게 표현이 안 된다. 에어컨은 잘 돌아가고 있지만 머리에서는 식은 땀이 흐른다. 학부모 뒤에서는 교장과 교감이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부담은 아니었다. 솔직히 교재연구 부족 탓이다. 준비 부족을 말하는 것이다.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이 예의바르며 행복하게 웃으며 생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소일초교는 2014년 9월 이회진 교장 취임 이래 행복한 웃음이 있는 ‘하하호호’ 교육을 추진한 결과다. ‘하하호호(HAHA HoHo)’란 Happy Art 행복한 환경‧소질 계발, High Ability 질 높은 교육‧역량 있는 사회구성원, Heart open 마음을 여는 인성교육, Health okay 몸과 마음‧건강도 오케이를 말하는 것이다. 강의 후 학교급식을 하고 교장과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니 뛰어난 덕장(德將)의 모습이 보인다. 학부모 교육 강사로서 부족함을 느낀 날이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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