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이해와 인권 보호를 위한 학교장 연수회

2017.07.20 08:57:20

전남 광양교육지원청(교육장 임원재)은 18일 오후 2시부터 대회의실에서 광양지역 관내 초,중,고교 교장을 대상으로 '장애 학생 이해와 인권 보호' 연수회를 개최했다. 이같은 연수회에서 필자가 현장 교장선생님을 이런 자리에서 만나게 되리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다. 이런 인연도 모두가 장애인 덕분이다. 장애인이라는 존재 때문에 엄청난 것을 인생에서 배우게 됐다. 내가 갖기 못한 것, 생각하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장애인은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다. 가족중에 나이 많은 분들이 장애인이 돼 병원에 입원중인 경우 조금은 장애가 무엇인가를 직접 알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들이 갑자기 현실로 다가올 때는 견디어 내기 정말 힘든 시간이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순간적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지금 장애인 출현은 선천성보다는 사고 등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경향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살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필자는 장애인 덕분에 지금도 재미있게 살며, 힘든 일이 있을 때도 그 힘으로 극복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지금은 강의를 하고, 봉사하고, 한국어 지도 방법 연구하고, 여행하고 있다. 한때는 나도 승진을 포기했다. 내가 장애인을 만나지 못하고 장애인 교육을 한 경험이 없었더라면, 한 평범한 교사로 살면서 교감, 교장의 세계를 경험도 못해 보고 관리자에 대한 잘 못된 부정적 생각만 했을지도 모른다. 항상 현재라는 틀이 우리를 얽매고 있다.


필자는 이번 강의에서 우리 인간 마음 속에 두 마리의 개가 살고 있는데 이는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맹견이 자신을 지키고 있음을 이야기 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 장애인은 불능일 것이라는 편견을 강하게 갖고 있다. 또, 어떤 사실, 인간, 사물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기 전에 자기가 가진 프레임에 의해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경우 어떤 교육을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에 마음을 겸손히 비우고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나를 둘러싼 장애인으로 초등학교에서 만난 김00, 대학원에서 만난 강영우 박사, 일본의 오토다케, 닉 브이치치, 그리고, 교장을 하면서 만난 문학소녀 안00,  최근 만난 은성호 군을 통해 엄청난 것을 배웠다. 사실 과거를 돌아보면 부끄러운 시절이 많았다. 오직 공부, 학교성적이라는 틀에 얽매어 장애로 인해 인식이 안되는 학생을 공부하라고 매를 들었던 기억도 잊지 않고 있다. 부그러운 삶이었다. 그래서 의문을 갖고 출발한 것이 장애인에 대한 접근의 출발점이 됐다. 이러한 연결 망은 더 넓은 세계를 나에게 열어준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장애인 교육은 엄청난 것을 시사해 준다. 실제로 장애인만 특수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우리 모두가 특수한 존재이다. 한 배에에서 나온 쌍둥이라 할지라도 똑같은 존재는 없다. 존재로서의 평등함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나친 능력 위주의 사회를 강조하면서 능력이 조금 부족하면 무시하는 사회다.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무엇인가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은 잠재돼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그냥 지나칠 뿐이다. 이러한 방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 특수교육이다.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맟춤식 교육은 바로 특수교육이 오래 전부터 실천해본 개별화 교육의 다른 이름이다.



인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좌절을 맛보고 고통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때 마다 우리의 스승이 돼준 것은 엄청난 장애를 가졌지만 이것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장애인의 삶은 우리의 거울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에서 장애인인권위원회에서 최고 공무원을 지낸 강영우 박사의 삶은 모든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그리고, 닉 브이치치의 삶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보면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오체불만족'을 쓴 오토다케는 인간의 최저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사체가 없다.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를 가지고 1976년 4월 출생했다. 태아 때 엄마는 이미 장애아 진단을 받았다. 그러면 대부분 산모들은 중절 수술을 한다. 하지만 이 엄마는 이를 거부하고 출산했다. 그의 놀라운 어머니 모습을 본다.  장애아를 낳았다고 결코 한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나자 바로 엄마에게 보여주기를 주저했다. 엄마가 받을 충격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토다케는 평상시에도 매우 밝은 얼굴로 이야기 한다. "나는 매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 하나의 특징이다.  전동차 생활을 해도 하나도 불만이 없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장애자란 불쌍한 사람이라는 고정 관념이 깨지게 된다. 그의 삶은 많은 절망 속을 헤매는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의 책 오체불만족이 출판되자 320만부가 팔린 책이다. 교사생활을 거쳐 지금은 나이도 쉰이 넘었다.



광양여중에서 2011년에 만난 안00 학생은 지체장애가 있어 휠체어 생활을 했다. 날마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 중학교 생활을 했다. 특히 독서능력이 뛰어나 광양지역 독서감상문 공모전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삶과 문학이 일치한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이 학생은 광양지역에  엘리베이터카 있는 고등학교가 없어 순천복성고 진학을 해야만 했다. 이처럼 우리 나라는 경제가 성장한 국가이고, 광양이 전남에서는 잘 사는 지역이라 하지만 지체장애인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학생은 학업도 충실히 해 순천 복성고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학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 휴식시간에는 광양하이텍고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툭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맛있는 커피 등을 만들어 각 개인의 희망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전반적인 환경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미미한 현실이다. 특별히 학교에서 배움의 과정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에 대한 편견,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장애 학생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 인간 모두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이 세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육이다. 이러한 역할을 앞장서서 이끌어 가시는 교장 선생님들의 '장애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길목에서 교육의 핵심 가치이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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