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무(三無)의 선생님

2017.08.15 08:28:31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을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입추가 지났으니 가을이란 말을 떠올려도 빠르지 않다. 이번 비로 폭염이 주저앉고 전국이 촉촉이 내리는 비로 인해 가뭄도 해갈되고 농작물도 풍성하게 잘 자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시간에는 삼무(三無)의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선생님은 욕심이 없다. 벼슬에 대한 욕심이 없다. 소위 무관(無官)이다. 선생님은 명예를 원치 않는다. 권력을 원치 않는다. 이런 것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니 선생님은 삼무(三無)의 하나를 내려놓은 셈이다.


선생님은 돈에 대한 욕심도 없다. 소위 무전(無錢)이다. 돈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교육자로서 성공할 수가 없다. 지식이 눈에 보여야 하는데 돈이 눈에 보이면 교육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가르침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돈에 대한 관심이 더 많으면 교육은 도망가고 학생들은 불행해지고 만다.


선생님은 인기에 대한 욕심도 없다. 소위 무명(無名)이다. 인기를 얻으려고 애를 쓰면 바른 교육이 되지 않는다. 열심히 가르치다 보면 인기는 따라오는 것이지 인기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교육을 하면 제대로 교육이 되지 않는다.


요즘 선생님들이 옛날처럼 인기가 없다. 세상 사람들이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한다. 선생님 대우를 하지 않는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는 풀의 꽃과 같이 잠시인데도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면서 선생님다운 대접을 하지 않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요즘 인기가 있교 유명하다고 하는 이들도 선생님을 잘 존경하지 않는다. 인기도 아침에 잠시 보이다 사라지는 안개와 같은데 인기가 있다고 해서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으면 결국은 후회하고 만다. 인기 있을 때 선생님을 더욱 존경하고 더욱 우대를 하면 자신의 이름은 더욱 빛이 나지 않을까?


요즘 돈이 있는 사람들도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한다. 특히 자신이 노력해서 이룬 자들 말고 특히 졸부들이 선생님 대접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영영히 지킬 수는 없다. 독수리처럼 훨훨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도 잡지 못하는 것이 돈이다. 그런데 돈 조금 있다고 선생님을 멸시하고 선생님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 존경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신에게 좋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없어도 낙심하면 안 된다. 명예도 없고 돈도 없고 인기가 없어도 괜찮다. 우리들에게 명예, 돈, 인기보다 더 귀하고 값진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영원히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고 교장 moon53k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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