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가산점 높이고 의무복무 확대 필요”

2017.08.31 19:45:08

임용시험 미달 5개道 제안, 지역인재전형 확대도 요구

교육부, 내년 3월 대책 발표

수년째 초등 임용시험 미달 사태를 겪고 있는 5개 도지역 교육청들이 지역가산점 상향, 의무복무제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3일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보다 2228명이 줄어든 3321명의 초등 교사 선발 예정인원을 발표하자 전국의 교대생들은 즉각 ‘임용 절벽’에 반발했다. 반면 강원, 충북 등 5개 도교육청은 오히려 안도하는 상황이 됐다. 도시, 수도권 지역 선발 인원이 급감해 예비 교사 자원 유출로 인한 미달 사태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3년간 미달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임용시험 경쟁률은 강원이 0.49대 1, 충북 0.56대 1, 충남 0.48대 1, 전남 0.70대 1, 경북 0.73대1 수준이었다. 

전국 교대 졸업생 대비 선발 인원이 1.6배 수준으로 많았던 데다 서울, 경기 등이 과도하게 뽑으면서 대도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직 교사들까지도 대도시에서 임용시험을 다시 치르면서 지난해 합격자 4854명 중 556명(11.5%)이 현직 교사, 이들 중 수도권에 합격한 교사가 361명(6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어촌 지역에 신규 교사 임용을 늘리고 타 지역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이 해당 도교육청을 중심으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이들 도교육청 담당자와 대책을 숙의했다.

가장 손꼽히는 대책은 교대의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하거나 의무복무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현재 전북·전남도교육청은 교육감추천전형을 통해 매년 각각 8명, 35명 내외의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지역 교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와 장학금을 제공한다. 대신 졸업 후 해당 지역 임용시험에 응시해 5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2006학년도 입학생부터 시작했는데 올해 3월 1일 기준, 졸업생 72명 중 67명이 전북 지역에 합격해 효과가 있다”면서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3년여 전부터 특정지역(농어촌·도서)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한 교육감추천 입학전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해 내년부터 제도를 없애기로 해 걱정”이라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서지역, 농어촌 지역에는 교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교육부, 대교협이 지역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이 전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은 전북과 달리 전형에서 특정지역 조건을 빼 추천전형을 유지하기로 했다.

농어촌 학교의 복무 기간에 따라 혜택을 분산시키는 보완책도 제시됐다. 이덕난 국회 입법조사관은 “농어촌 지역에 일정기간 근무하면 근무 연수에 따라 국가가 보증하는 학자금 대출 가운데 일정액을 감면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의무복무 제도는 교대 재학 기간에 장학금을 다 받아놓고 해당 지역 임용시험에 불합격하거나 타 지역으로 갈 경우에 제재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임용 후에 혜택을 주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 확대도 제안한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춘천교대 재학생의 80% 정도가 서울, 경인지역 학생들이다보니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확대해 지역 학생들을 많이 뽑게 되면 강원도로 임용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가산점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유력한 대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 경기가 6~8점 정도의 높은 가산점을 뒀다. 그러나 타 지역 교대생들이 수도권 진입 벽이 높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불만이 이어졌고 전국에서 우수교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가산점은 현행 3점으로 낮춰졌다.

김이경 중앙대 교수는 “지역별로 교대를 둔 취지를 살리려면 지역 가산점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지역 가산점을 높게 주는 대신 일정 기간을 그 지역에 의무복무하는 규정을 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3점의 지역가산점을 6점으로 높이면 타 지역으로 임용시험을 보려는 현직교사를 제한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현직교사는 퇴직 후 2년이 지나야 타 지역 응시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져 무조건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가산점으로 이를 제한하는 장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밖에 도농 지역을 권역화해 선발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강원도교육청은 인근 시도를 권역별로 묶어 지역가산점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적정 인원만 선발한다면 권역 내에서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도농수급격차 대책 등을 포함한 중장기 교원 수급대책을 내년 3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문영 기자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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