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전국 시니어 합창 페스티벌’에 다녀오다

2017.10.10 09:34:38

추석 선물로 합창의 진수를 맛보는 기회 가져

지난달 29일 저녁, 추석 선물로 합창의 진수를 맛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다름 아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7 전국 시니어 합창 페스티벌관람 기회를 얻은 것. 이 페스티벌은 전국 시니어합창단의 교류 및 클래식 음악인의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시니어합창단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음악축제의 장이다. 올해에는 서울, 경기, 강원, 전북, 대구, 광주, 대전 등지에서 10개 팀이 출연해 시니어 합창단의 기량을 선보였다.

 

우리 부부는 함께 초대를 받아 관람하였다. 여기서 사람의 소중한 인연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나는 수원예총이 주관한 수원예술학교 제19기 출신이다. 20기 수강생들과는 포크댄스로 인연을 맺었다. 수강만 하고 귀가하니 인간관계 형성이 안 되어 출석률도 낮고 해 포크댄스를 제안했는데 수강생들에게 받아들여져 포크댄스를 즐기게 된 것이다. 포크댄스 후에는 점심도 함께 하니 정이 붙는다.

 

이 제20기 수료생 두 분이 수원 시니어합창단에서 활동 중이다. 한 분은 이웃 아파트에 살고 있어 가끔 만나기도 하고 카톡으로 서로 소식을 주고받는다. 텃밭도 가꾸고 있어 정보도 공유하고 생산한 농산물을 나누어 갖기도 한다. 이 분에게 한약액을 받아 내가 가꾼 고추와 토마토가 한약으로 영글게 한 분이다. 바로 이 분에게서 초대를 받은 것이다.


 


최종 리허설 장면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대회를 이틀 앞두고 수원예총 2층 연습실에서 마무리 하는 장면을 한 시간 이상 지켜보았다. 합창 공연은 여러 차례 보았어도 그 뒤에서 이루어지는 연습 장면 보는 것은 처음이다. 합창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지휘자와 합창단이 어떻게 호흡을 맞추어 가는 지 생생하게 보았다.

 

수원 시니어 합창단은 오현규 지휘자가 이끌고 있다. 학교에 몸 담았던 분이라 오래 전부터 아는 지인이다. 2006년도엔 교장 자격연수를 함께 받기도 하였다. 우리 어머니와 오 지휘자 어머니 사이도 친분이 있다. 오 지휘자에 대한 기억으로는 그가 재직했던 수원공고 밴드부에 대한 인상이다. 지휘하는 뒷모습이 얼마나 멋있는지 반할 정도이다. 연주단원의 음악과 지휘가 얼마나 딱딱 맞는지 가히 환상적이었다.

 

이번 페스티벌을 보고 느낀 점 몇 가지. 첫째,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해 이제 시니어는 문화예술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시니어들이 예술의 세계 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그 중심에 서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합창에 대한 도전으로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성취감을 갖는다. 더 나아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둘째, 합창곡을 보니 과거 우리가 학창시절에 불렀던 곡들이 아니다. 새로운 합창곡에 대한 흐름을 시니어들은 즐기고 있었다. 합창 반주에 있어 피아노 이외에 대금이나 장구 등 타악기 등이 사용되어 합창을 살려주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구 서구 소리새 여성합창단은 아리랑을 합창하면서 부채춤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퍼포면스로 연출해 시각적 효과를 크게 거두었다.

 

셋째, 합창 대형의 변화다. 기존에 전통적인 3열이나 4열 횡대를 고집하지 않는다. 합창단 별로 두 곡 씩 부르는데 대형의 변화를 주니 신선하기만 하다. 노래에 대한 감각이 새롭게 받아들여진다. 간단한 움직임이나 율동, 손동작 등도 합창 감상을 경쾌하게 한다. 그러니까 요즘 합창은 목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재능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합창단 의상도 이미지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넷쩨, 연합 합창의 웅장함이다. 마지막 부분에 10개 합창단 500 여명이 단상과 단상 위 객석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연주할 때는 그 당시 노예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운 금강산에서는 북녘의 금강산을 떠올리며 평화통일을 염원하였다. ‘. 대한민국에서는 자랑스런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다섯째, 시니어들의 이다. 특히 여성 파워를 느꼈다. 시니어들은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세력이다. 우리나라의 오늘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오늘 사회를 본 두 분의 성악가도 시니어다. 오늘 10명의 지휘자 중 4명이 여성이다. 반주자 10명은 모두 여성이다. 합창단원 대부분이 여성이다. 남성 시니어들의 합창에 대한 참여를 기대해 본다.

 

춘천 가톨릭 신협 청춘 합창단의 뱃노래’(김희조 채보 편곡)에서 곡중 솔로와 합창의 조화, 수원 시니어 합창단의 표정’(한성훈 편곡)에서 합창곡과 어울리는 동작과 지휘자의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다. 서울 동대문 시니어 예그리나 합창단의 세레나데’(모짜르트 곡)는 마치 천상의 소녀 목소리를 듣는 듯 하였다. 서울, 춘천, 안양, 대전, 광주, 수원, 군산, 대구에서 페스티벌에 출연한 합창단원과 지휘자, 반주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전국 시니어 합창 페스티벌, 올해 참으로 뜻 깊은 추석 선물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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