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특권은 도전이요, 나이듬의 특징은 사려 깊음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젊음의 시간을 지나 나이든 과정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 여러 가지 것들을 도전해 보고 성취를 느끼며, 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후회하기 쉽다. 11월 27일 저녁 오랫만에 기획한 가족여행으로 인천공항을 떠나 태국 휴양지 푸켓에 도착하여 일정이 시작되었다.
헤아려보니 온 가족이 이렇게 만나 여행을 한 것은 1998년 2월 귀국을 앞두고 1월에 홋카이도 엥가루를 간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동안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갔고 나는 나대로 나의 직장을 따라 살아가는 시간이었다. 좀처럼 모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에 아들은 일본에서 중국을 거쳐 푸켓 휴양지에 오느라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푸켓의 고급 휴양지에는 각국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특히 러시아에서 온 휴양객들도 많아 보였다. 가까운 곳에 바다와 수영장,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한 곳에서 가능하였다. 사흘째는 하루 일정을 잡아 정글탐험이라는 관광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우거진 정글 숲에 들어갔다. 아들은 먼저 일본으로 돌아가고 6살인 손자와 사위, 그리고 나의 정글 탐험 도전이 시작되었다. 다른 관광객들도 팀을 이뤄 참가하였는데 우리 팀은 가장 어린 손자와 가장 나이 먹은 내가 젊은이들과 한데 어울려 탐험이 시작된 것이다.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푸켓의 정글 안에는 다양한 체험 코스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었다. 때로는 어떤 코스에서 두려움도 느낄만 하지만 손자 녀석이 겁없이 즐기는 것을 보면 이러한 경험이 한 번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직 나의 생명 전체를 밧줄에 맡기고 정글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한 코스씩 진행되었다. 상당한 거리의 외줄타기는 물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모험을 하는 가운데 몸은 땀에 젖었지만 시설들을 자세히 관찰하여 보았다. 제품은 모두가 독일제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만큼 이곳에서도 독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가끔 한국 현대차도 볼 수 있었지만 자동차의 대부분이 일본 토요타 자동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