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보수 2명 나온 경남
30%대 고루 득표…진보 당선
부산은 보수6명이 65%표 차지
역대 선거 재현될까 현장 우려
[한국교육신문 윤문영 기자] 중도보수 교육계가 6·13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행보에 나섰지만 추진기구 난립으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후보 난립으로 완패한 역대 선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단일화에 뜻을 모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이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 대구 등 5개 지역 ‘좋은 교육감 후보’를 추대하는 자리에서 윤종건 전 한국교총 회장은 "진보혁신 진영처럼 단일화를 해서 추대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보수 진영은 구심점을 모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범사련 외에도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이하 교추본), 이런 교육감 선출본부(이선본) 등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추진기구 자체가 단일화되지 못한 형국이다. 범사련이 ‘좋은 교육감 후보’를 발표하자 다른 단일화기구의 반발이 잇따르기도 했다.
교추본 관계자는 "범사련의 발표는 전체 보수 진영 시민단체, 교육계,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 무관한 것"이라며 "단일화에 앞서 특정 후보를 지지 혹은 반대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교추본과 이선본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위한 공동 단일 경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교육감 구속으로 공백이 길었던 인천에서는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 작업이 시작됐지만 최근 단일화 추진 기구가 분리되며 갈등이 예상된다. 지난해 8월 발족된 ‘바른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단’(이하 바른추진단)은 2명의 후보로 좁혀 다음달 4일 추진단 회원 대상 현장 투표로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 등에 반발해 23일 ‘좋은 교육감 후보 추대 추진위원회’가 새롭게 출범, 바른추진단에서 선정한 2명의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까지 포함해 단일 후보를 추대하겠다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 출마자나 단일화 기구 내부에서부터 단일화 촉구 목소리가 나온다.
출마의 뜻을 밝힌 전직 교장 A후보는 "단일화를 원한다면 추진기구부터 하나가 돼야 할텐데 이러다가는 지난 선거와 똑같아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단일화 추진기구의 한 교육계 인사도 "후보 단일화가 안되면 이번 선거는 어렵다는 절실함에 통합 시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각자 셈법이 다르다보니 쉽지만은 않다"며 "현직 진보 교육감에 맞서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미 보수 진영은 지난 선거에서 후보자 난립으로 표가 갈리면서 단독 후보로 나선 진보 진영에 완패한 전력이 있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자는 2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 출마해 표가 나눠지면서 30%대 득표율에 그친 진보 진영 후보자들이 대거 선출됐다. 경남에서는 박종훈 현 교육감이 39.4%, 두 명의 보수 성향 후보자가 각각 30.48%, 30.09%를 득표했다. 부산에서는 6명의 보수 성향 후보자가 65.3%의 표를 나눠가져 34.7% 득표율의 김석준 현 교육감에게 자리를 헌납했다. 2010년 서울에서는 6명의 보수 성향 후보가 출마하면서 당선자와 2위의 득표율 차이가 1.1%에 그친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는 중도보수 출마자들의 위기의식 부족을 비판하며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B중 교사는 "진보는 현재 난립돼 보이지만 결국은 빠르게 단일화가 이뤄질 거고 고정적인 지지층 표가 있다"며 "보수가 단일화를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힘을 잘 모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은 진보 교육감의 구속으로 이번에는 보수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겠지만 진보 쪽도 일찌감치 대비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C고 교사는 "보수는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한목소리로 끌고 가는 결집력이나 리더십이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며 "단일화는 선거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