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동 주민센터 자체 친선 탁구대회 참가기

2018.03.13 08:56:46

각 지역마다 동주민센터가 있다. 그 센터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주민들이 선호하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의 경우, 탁구교실이다. 회원 모집은 접수 날짜와 시각을 공지해서 하는데 금방 정원이 찬다. 게으름 피워 늦게 접수하는 사람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는다.

 

구운동 접수 담당자에게 인기 프로그램을 물었다. 1위가 탁구교실, 2위가 요가, 3위가 서예, 4위가 기타교실, 5위가 라인댄스, 6위가 전산교육이라고 답한다. 건강 프로그램이 무려 세 개를 차지했고 취미교실이 하나다. 전산교육은 컴퓨터 교육이다. 구운동 주민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19개인데 정원(1520)이 꽉 차면 360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다. 한 번 등록하면 3개월 간 수강할 수 있다. 물론 유료 수강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 구운동 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서는 뜻 있는 대회 하나가 열렸다. 이곳에서 수강하는 탁구교실 A, B, C반 수강생들이 모여 자체 친선 탁구대회를 개최한 것. 탁구 동호인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수강 시간이 달라 서로를 알지 못한다. 또 교류할 기회가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것이 구운동 자체 친선 탁구대회수강생이나 인근에 거주하는 탁구동호인이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이 탁구대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오후 1시에 시작인데 미리부터 와서 몸을 풀고 연습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작 시각 1, 출전선수 24(남자 16, 여자 8)이 정해졌다. 복식게임인데 파트너는 어떻게 정할까? 우선 잘하는 그룹 12명을 지정하여 번호를 뽑는다. 그 다음 그룹 12명도 번호를 뽑는다. 그러면 12개 복식팀이 만들어진다. 여기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 혼합복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어떤 파트너를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 파트너와 호흡이 맞을지 안 맞을지도 알지 못한다. 조를 이루는 순간부터 인사를 나누고 팀워크를 이루어야 한다. 어떤 조가 강력한 우승후보인지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복식조 두 명이 모두 실력파라면 우승후보라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복식경기에선 그게 아니다.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그걸 호흡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주위에서 파트너를 잘 만났다고 한다. 파트너는 여자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분이라는 것이다. 다들 우승후보라고 한다. 그 예상은 맞았을까? 복식에서는 변수가 많다. 한 사람이 잘 한다고 이기는 것 아니다. 어떤 복식조가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서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격과 수비의 전략이 맞아야 우승의 문턱에 다가선다.


 


게임 방식은 리그전. 출전한 모든 팀과 실력을 겨루는 것이다. 출전팀이 많아 32승제로 운영했다. 모든 조는 11개조와 경기를 펼쳤다. 오후 5시가 되어서야 경기가 종료되었으니 4시간이 걸린 것이다. 나는 10조인데 무려 25세트 경기를 뛰고 56패의 전적(6)을 거두었다. 우승은 92패 전적의 12, 준우승은 83패의 11조가 차지했다. 9조도 83패였으나 세트스코어로 준우승이 결정되었다. 참가자는 회비 1만원을 내고 식사 모임을 가졌다.

 

이번 대회 행사 주관은 탁구교실 문종욱 회원이 맡았고 4분이 추진위원을 맡아 행사를 준비하여 성공리에 마쳤다. 문 회원은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줄 상품, 캔커피를 찬조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대회 참가자를 위해 간식을 만들어 오고 찬조금을 낸 분도 있었다. 동네 작은 행사이지만 원활하게 대회가 진행된 것은 참가자의 협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판정에 불복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불미스러운 점은 없었다.

 

이번 대회는 탁구동호인의 친선을 도모하고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체 평가이다. 참가자들은 경기를 하면서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게임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모습으로 보였다. 행사주관자인 문 회원은 대회 날짜정하기, 희망자 중 출전 선수 선발, 제한된 시합 시간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원이 즐거워하고 대회를 잘 치뤘다고 칭찬해 주니 보람을 느꼈다참가 회원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아 분기별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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