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 “다 같이 잘 먹고 살자고 한 일인데…회사 키운 원동력 됐죠”

2018.03.26 12:20:29

30여 년 안경기부 이어가는 김인규 다비치안경체인 대표

500여회 3만여 명 혜택 누려…안경 사면 1+1 기부 이어져 
모든 점주 참여…조직력 ‘끈끈’ 고객 응대에 도움…매출도 UP

안경 광학과, 사관학교 설립…인재양성부터 취업까지 책임
교총과 사회공헌 협력 ‘의미’ …소외된 학생들 모두 비추고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불신이 팽배한 시대다. 부패한 정치인과 공권력에 대한 분노, 각종 기업 비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이어지면서 나눔과 기부는 줄어들고 세태는 더 각박해졌다. 가진 것을 ‘꾸준히’ 나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새삼 실감하는 요즘, 그 어려운(?) 일을 30년 이상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기업가가 있다. 
 
다비치안경체인은 전국 매장 수 250여 개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안경 체인 회사다. 19일 서울 다비치안경체인 본사에서 만난 김인규 대표는 회사의 성장 비결로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꼽았다. 지속적인 기부의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내만 잘 먹고 살자는 게 아니고, 같이 묵고 살아야 한다. 마, 그런 개념에서 하게 된 건데, 결국은 이게 회사를 키운 뼈대가 됐다”며 특유의 억양과 함께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기업의 나눔과 기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곤 한다. 다비치안경체인의 ‘다비치’는 ‘세상을 맑고 밝게 다 비춘다’는 순 우리말로 소외된 이웃까지 모두 다 비춘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네이밍이다. 
 
다비치는 2012년 ‘눈 건강 시력 지킴이’를 발족하고 전국의 모든 체인 점주들과 조를 꾸려 한 달에 8회씩 전국을 돌며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무의탁 노인, 사회복지시설, 학교 등 소외 계층이 있는 곳을 찾아 시력검사와 눈 운동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무료 안경을 기증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500회를 넘어 지금까지 3만1000여 명이 혜택을 누렸다. 지난해 4월에는 교총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장학안경 기증’ 봉사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눈 건강 시력 지킴이’ 활동은 무엇인가요.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약한 친구들이 있죠?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다거나 장시간 집중하지 못해서 학습장애나 난독증이 오잖아요. 좌우 양쪽의 눈으로 상(像)을 보는 ‘양안시(兩眼視)’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눈에는 여섯 개의 근육이 있는데 어느 한쪽이 약하면 힘이 한쪽으로 쏠려서 쉽게 피로해 지는 거죠. 고무줄로 당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전체 인구의 10~15% 정도가 이런 문제가 있는데 대부분 잘 모르고 살아가죠. ‘눈 건강 시력 지킴이’는 전문적인 양안시 검사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눈 운동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든 체인 점주들이 봉사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처음 봉사단을 조직할 때는 ‘이런 걸 왜 하느냐’며 반대하는 점주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답니다. 지역별로 16개 조를 짜서 두 달에 한번 씩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죠. 가장 긍정적인 면은 봉사를 매개로 점주들이 자주 만나다보니 회사의 조직력이 끈끈해졌다는 겁니다. 아마 전국의 모든 프렌차이즈 업계 중에 결속력, 실행력만큼은 우리가 1등이지 않을까요? 다비치안경이 계속 성장하는 이유도 바로 봉사활동이 한 몫 했다고 보는 거죠.”

-봉사가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는 거군요.
 
“물론입니다. 꾸준히 봉사를 하다보면 따뜻한 마음이 생기고 고객을 응대할 때도 저절로 밝은 미소를 짓게 됩니다. 봉사를 시작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구성원들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고객에게도 봉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니 영업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게 점주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입니다.”

-봉사를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1986년 부산에 처음 안경원을 개업했을 때부터예요. 그때는 작은 가게라 혼자서 13개 정도의 무의탁 시설을 돌아다니면서 안경기증 봉사를 했어요. 봉사 활동 횟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건 2012년에 정식으로 봉사단을 발족하고부터지만 사실 30여 년 동안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죠.”
 
-이런 소신을 갖게 된 건 누구의 영향이었나요.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농사를 지었는데, 시골에서 어렵게 자란 아이들을 장학금으로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마을 회관을 지어 기부 하시는 등 여러 일을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누군가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안경원을 개업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안경 일로 봉사를 해보자고 결심하게 됐죠.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절실했던 사람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감사편지를 보내줄 때 굉장한 보람을 느꼈고 그것이 대가라 생각합니다.”
 
-봉사 비용을 마련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만.
 
“기부 활동을 위해 자체브랜드 ‘비비엠(BIBIEM)’을 론칭했어요. 봉사․배려․미래의 초성을 딴 것으로 고객이 안경을 하나 구입 할 때마다 안경 하나를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죠. 소비자 또한 단순 안경 구매를 넘어 기부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한 건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매장 직원들도 판매하면서 봉사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열심히 팔수록 봉사 자금이 나오는 거니까요.”


 
김 대표는 안경업계 최초로 교육연구원을 설립하고 안경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등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김천대, 부산여대, 대구가톨릭대 등 10여개 대학에 안경광학과를 설립했고 다비치안경 교육연구원 강사들이 산학협력으로 실무 교육에 나서고 있다. 졸업 후에는 안경 사관학교에 입학해 집중 교육을 받은 후 전원이 가맹점으로 취업하는 등 인재양성부터 취업까지 선순환구조의 기업 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다. 
 
-‘안경 사관학교’, 특이합니다. 군대가 연상되는데요.
 
“맞습니다. 군대처럼, 사관학교처럼 학생들을 집중 훈련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대학 졸업 후에 4개월 동안 합숙을 하면서 실전위주의 트레이닝을 받게 됩니다.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토요일에도 스파르타 훈련을 받으면서 정말 사관생도처럼 정신무장을 하게 돼요. 때문에 안경 사관학교 출신들은 취업 후 적응도 빠르고 자리도 금방 잡는 편이랍니다.”
 
-최근 보청기 사업도 시작하셨다고요.
 
“안경으로 시각을 밝게 해준다면, 보청기로는 귀를 밝게 해주자는 생각에서예요. 특히 올해에는 강동대에 보청기학과를 설립하고 첫 신입생을 모집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시각․청각 외에도 ‘오감’을 만족시켜 인류 행복에 공헌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품이나 모든 회사 전략이 고객 행복에 맞춰져있어요. 원가 설정과 유통구조를 바꿔 중간 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가격은 저렴하지만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시작된 거죠.”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시력저하,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잠자기 전에 불을 끄고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오래 스마트폰을 보고 나면 눈을 감아도 잔상이 남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때문인데, 취침 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안경을 착용하는 수험생이라면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렌즈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예방 기능도 있고 공부할 때 눈의 피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집중력에 도움이 될 거예요.”
 
교총과 다비치 안경은 지난해 4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안경을 지원하는 ‘무료 장학안경 기증 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농학교를 시작으로 세종 조치원교동초, 충북 음성 꽃동네학교, 광주 서석초, 부산 반송초 등 지금까지 총 7개 학교에서 장학안경 기증 및 눈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는 교총과 협력해 교육계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점도 의미 있게 생각했다.  
 
“소외된 이웃까지 모두 다 비춘다는 ‘다비치’의 경영 이념처럼 앞으로는 교총과 함께 소외된 어린이들이 교육 공동체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활발히 봉사하고자 합니다. 또 이런 혜택이 미래 꿈나무인 학생들에게 많이 주어져 밝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랍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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