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공기청정기로 아이들 실험 말라”

2018.04.10 15:18:19

국회 미세먼지대책특위 회의
철저한 연구·효과 검증 한 후
가장 적합한 정화 방식 택해야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미세먼지로 인해 학생, 교원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9일 열린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미세먼지특위)에서는 정부의 교실 공기정화장치 설치사업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교육부는 향후 3년간 2200억 원을 들여 유치원, 초등교, 특수학교 전체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3800여 억 원을 투입해 학교 실내 체육시설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날 개최된 미세먼지특위에서는 공기정화장치 설치 전에 철저한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학부모 김민정 씨는 모두 진술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선연구, 후도입’을 당부했다. 그는 “얼마 전 방문한 아이 학교는 주변 재건축으로 교실에 공기청정기가 있었다”며 “개인적 호기심에 가정용 측정기로 각 공간의 수치를 측정했더니 운동장이 70 중반일 때 문 열린 1층 복도는 60대, 커다란 공기청정기가 작동된 도서관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도로 외부, 실내 차이가 없다는 것은 청정기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설치된 청정기가 가정용인 데다 창이 낡아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있었고, 관리되지 않아 먼지가 담요처럼 쌓인 필터가 원인인 듯 보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가정과 다른 교실에서 어떤 종류의 공기정화기를 이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설치 후 어떻게 유지할 건지 등에 대한 연구와 검증 후 신중하게 시행하길 바란다”며 “들끓는 여론에 밀려 이런 과정 없이 저희가 낸 세금으로 우리 아이를 이용한 실험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설치비, 1년 유지비, 수명 얼마 등등 다 따져보고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교육부가 긴급하게 예산들인 것 중에 흉물이 된 게 하나둘이 아닌 만큼 철저한 연구로 예산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도 “관리 부재로 학교 공기청정기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 줄 아느냐”며 “지침서만 내리면 끝나는 게 아니에요”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무조건 청정기는 아니고 여러 방법 중 학교 실정에 맞게 할 예정”이라며 “필터 교체 등을 포함한 관리방안도 학교에 보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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