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힐링투어로 생활의 활력 찾다(상편)

2018.08.27 08:56:58

8월 20일부터 3박4일간 일본 홋카이도 힐링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여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0년대 초반 스카우트 대원을 인솔하여 오사카 등 번화한 도심을 보았고 2013년에는 교총 회원의 일원으로서 교육기관을 탐방하였다. 이번 여행, 교직에 있는 아내의 권유가 절대적이었다. 아내는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 노래를 부른다. 나는 국내여행을 가자고 하고. 이번엔 아내의 노래가 실천에 옮겨졌다. 패키지여행인데 1인의 경우, 방값 22만 원을 더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 올해 무더위에 시달리다보니 피서지 부부여행이 휴양에 좋다고 보았다.

 

아내는 이틀 전부터 짐을 꾸리는데 표정이 밝다. 짐을 최소화하기로 하고 가방을 하나로 만들었다. 08:40 서수원에서 출발한 공항버스는 40분 만에 인천공항에 내려준다. 공항에 도착하여 인솔자에게 출석 확인을 하고 안내자료를 받았다. 자동화 기기에서 탑승권을 발급받고 수하물(11kg)을 발송했다. 이용항공이 저가항공이라 기내식 제공이 아니 되어 공항식당에서 순두부찌개(11,500원)를 먹었다. 치토세 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3시다. 2시간 40분 만에 도착하니 지구촌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우리 일행 33명이 전세버스를 타고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노보리베츠. 기온은 24℃. 홋카이도는 일본 제2의 섬으로 일본 국토의 22%를 차지하나 인구는 4%에 조금 넘는 550만 명. 70%가 산이고 온천은 260개가 있다. 일본 전체에는 2만6천 여 개의 온천이 있다하니 온천의 나라다. 첫숙소는 유황온천 휴양지다. 숙소 역사가 깊어 1만 여 톤의 온천물을 가장 먼저 받는다고 한다. 저녁은 뷔페식인데 50여 가지 음식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18세의 한국인 학생을 만나기도 하였다.

저녁식사 후 동네 탐방을 하였다. 상가는 대부분 기념품 가게였다. 인상적인 것은 가로등 기둥이 인공 자작나무. ‘쾅 쾅’ 소리나는 곳을 찾으니 간헐천이다. 온천수가 뿜어져 올라오는 소리다. 밤 9시 30분 숙소 대욕장을 찾았다. 우선 규모에 놀라고 말았다. 탕만 15개 정도. 탕 별로 수온, 피부 자극 정도가 4단계로 표시되어 있다. 용도로는 유황천, 아토피, 근육단련, 습진, 노천탕, 수영장, 몸 씻는 곳이 구분되어 있다. 탕을 돌아가면서 5분 정도씩 몸을 담그고 있으니 피부가 매끈해지면서 피로가 씻은 듯이 가신다. 욕장에서 1시간 정도 머문 후 숙소에 와 보니 다다미방에 이부자리가 깔려있다. 아내는 서비스로 마스크 팩을 해준다.

 

제2일차. 06:30 눈이 떠진다. 창 커튼을 여니 밖이 환하다. 할미새의 몸단장 모습, 처마의 까마귀도 보인다. 문득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인근 지옥계곡을 찾았다. 하얀 연기가 군데군데서 피어오른다. 분화구 바닥은 누르스름하거나 푸르스름하다. 유황 냄새가 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시냇물처럼 온천수가 흘러간다. 회색빛이다. 안내판을 보니 온천수는 철천지(鐵泉池), 온도가 80℃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 곳은 1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194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어 우리가 찾은 곳은 시대촌. 우리나라로 말하면 민속촌이다. 일종의 테마파크인데 목조건물 70여 채가 일본의 전국시대(1477∼1573) 말기와 애도시대(1603∼1868) 초기의 사회, 풍속. 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연극 4 종류가 하루 네 차례씩 공연되고 있는데 우리 팀은 백화요란(百花搖亂)을 관람하였다. 관객체험형 연극인데 유곽마을 게이샤와 견습소녀가 쇼군(관객)을 대접하는 것이다. 아내의 추천으로 내가 무대 위에 올랐는데 담배, 술을 대접 받고 가위바위보 게임, 과녁 맞추기 게임을 하는 것. 일본어를 몰라 눈치로 연기를 했는데 다행히 300 여명의 관객에게 재미와 웃음을 주었다.

여기서 느낀 점 몇 가지. 첫째, 언어의 중요성. 대신 다국적 관객을 위해 공감이 되는 소재를 활용한 것이다. 둘째, 직접체험. 간접체험보다는 능동적 적극적이어서 재미를 만들 수 있다. 셋째, 연극의 현장성과 예측불허성. 현장의 관객이 참여하니 전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넷째, 관객 출연으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재미가 있다. 다섯째.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니 좋은 연극이 된다. 여섯째, 직업은 속일 수 없다. 교직에서 39년간 봉직했고 대학 축제에서는 연극 주인공을 한 적이 있다. 그 덕분에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었다.

 

시대촌 관람 후 점심은 도리무시 우동. 우동인데 국물이 없다. 나무로 만든 찜통에 닭고기, 감자, 우동 국수, 옥수수, 감자, 당근 등 각종 야채, 밥, 김치, 각종 소스가 나오는데 담백한 웰빙 특식이다. 2인 1조로 먹는데 아내는 체중이 늘어날까 걱정이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식사가 뷔페식이고 점심은 푸짐한 닭고기이니 단백질 공급이 최상이다. 인솔자는 이번 여행의 특성이 ‘맛맛맛 위 호강’이고 휴양하는 것이니 맘껏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번 여행은 바쁜 스케줄에 쫒기지 않으니 여유가 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우리가 찾은 곳은 도야 호수. 이게 호수일까? 마치 바다처럼 넓다.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분화구의 칼데라호인데 둘레 50km. 수심이 179m. 두 차례의 분화 과정을 거쳐 호수 한 가운데 커다란 섬 네 개의 산이 형성되었다. 689명이 승선하는 유람선 Espoir호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는데 50분이 걸렸다. 배가 잔잔히 미끄러지는데 실내에서는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다. 중도(中島)를 거쳐 출발했던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내 사계절 영상을 보여주는 TV가 아직도 브라운식이어서 여기가 일본인가 싶다.

 

다음 도착한 곳은 살아 있는 활화산 쇼와신산. 빗속인데도 황토색 봉우리 아래에선 하얀 연기가 솟아오른다. 1943년 화산활동으로 지각 변동이 있었는데 당시 마늘밭, 보리밭이었던 평지가 솟아올라 붉은 산이 되었는데 우체국장이던 삼송정부(三松正夫)가 이 산을 매입하였다. 현재 우체국장 동상은 산을 바라보며 서 있다. 후손들이 매점, 기념품점, 주차장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것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화산이 유명 관광지로 이용되는 사례다.

 

다음은 도야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사이로 전망대. 고지대에 위치하여 호수는 물론 호수 가운데 있는 네 개의 섬을 바라보니 한 폭의 그림 같다. 멀리 화산이 활발했던 우스산도 보인다. 여기에는 단체 관람객 촬영을 위해 철제 계단이 있고 아래 부분에는 촬영장소와 날짜가 있다. 좌측에는 헬기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도 관광자원이다. 도야호수 하나를 두고 유람선, 전망대, 헬기가 관광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17:00 조잔케이 숙소에 도착. 다다미방에 들어가니 창밖 마을 전망이 좋다. 여기 특징은 계곡과 온천이 함께 한다는 것. 숙소 아래 계곡 쪽으로 가니 작은 공원이 있는데 앉아서 족욕을 할 수 있다. 벽에서 온천수가 공급되고 있는데 '화상주의'라고 써 있다. 이곳에서의 저녁 메뉴는 1인용을 나오는 해물탕 가이세키 정식이다. 우리나라 한정식처럼 코스로 나오는데 가짓수가 많다. 이제 다 먹었나 싶은데 쇠고기 스테이크가 나온다. 다 먹으면 무리가 올 것 같아 두 조각을 남겼다. 대욕장에 들어가 보니 노천탕을 비롯해 탕이 7개다. 첫날 머물렀던 노보리베츠보다 규모도 작고 온천성분은 일반탕이다. (하편 계속)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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