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교과서 활용을 위한 제언

2018.12.06 09:21:11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교과서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동반자였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약 이십 리 산길을 따라 학교까지 가는 동안 등에 둘러 멘 책보 안에는 어김없이 달그락 거리는 도시락과 김칫국물에 얼룩진 교과서가 들어있었다. 당시 교과서는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였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농담 한마디까지 주의 깊게 들어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교과서 내용을 근거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 따라서 누가 선생님의 말씀을 한 마디라도 빠뜨리지 않고 잘 기록했느냐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관건이었다. 교과서에 정성을 들이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신 때문에 비닐 커버를 입히고 예쁜 스티커를 붙였던 기억도 난다.  지금의 교과서는 삽화도 많이 있고 색상과 디자인이 세련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성적이 우수한 선배의 책을 빌려서 밑줄을 쳤거나 학습에 단서 하나라도 남겼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여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국제협력과 물 사랑 관련 교재를 만드는 일에 참여해보고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최근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단위학교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교과서 운영실을 마련하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고 디지털 교과서 활용 역량 강화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배가 바다를 항해할 때 등대가 필요하듯이 교과서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데 교과서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을 볼 때 안타깝다. 그럼 교과서가 왜 중요할까요? 모든 시험은 출제자의 의도가 중요한데 시험을 출제한 교사의 의도를 잘 알 수 있는 것은 교과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 질문해보면 “교과서 위주로 했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사실이다. 전국 최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한민국 0.1%>(황앤리)에서도 서울대학교 어느 과라도 골라갈 수 있는 학생들의 82%가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했다고 응답했다.

 

교과서는 잘만 활용한다면 우등생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교재다. 교과서의 장점은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편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는 머리말을 통해 과목의 특성과 배양하려는 능력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단원의 개요나 학습목표를 통해 각 단원에서 배울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본문을 공부한 다음 읽기자료, 실험, 탐구학습 등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경기도교육청(출처: 교과서 활용으로 내신 잡기, 교과서 활용법)에 따르면 올바른 교과서 활용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교과서를 반복해 읽어라. 첫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으니 최소한 4~5번 정도는 읽어야 해요. 단원별 제목과 학습목표를 통해 그 과정에서 이해해야 할 개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꼼꼼하게 읽어나간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넘어가라.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막히는 부분도 줄어들고, 읽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
 

둘째, 모르는 부분을 확인하라.  단어의 정의를 모르거나,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들을 집중공략하라. 첫 번째 과정이 개념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과정은 개념을 보다 정확히 숙지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내용 등에 밑줄을 긋거나 필기를 하는 것도 좋다.
 

셋째, 주요 내용을 정리하라.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고, 개념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내용을 나만의 방식으로 노트에 옮겨본다. 직접 손으로 적어보면 이미 정리된 자습서를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효과가 있다.

 

넷째, 문제를 풀어보라. 교과서 안에 제시된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본 후 자습서와 문제집, 보충교재 등으로 학습을 이어간다.  공부는 개념이해, 반복학습, 문제풀이의 순서로 하는데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다시 개념을 이해하는 첫 단계로 돌아간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누구나 대부분 공감하는 것은 있다.   바로 교과서를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학업 성취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교과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높은 학업 성취를 할 수 있도록 잘 조력하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조원표 경기 소안초 교무부장, 대한민국정책기자단 cwp1114@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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