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이 영화를 보기 전, 아들 녀석과 나눈 대화 중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아빠, 유관순 열사가 5만원권 지폐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이유를 혹시 알고 있어요?" <항거>란 영화를 본다니 뜬굼없이 이런 질문을 하는데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유관순 열사의 남아있는 초상화가 너무도 숱한 고문 끝에 제대로 된 사진이 없기 때문이란다. 아들의 말을 듣고 영화를 보는 내내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물론 배우가 연기를 했기에 실제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유독 모질게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연상해 봐도 충분히 그럴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병천에서 만세운동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부모님, 평범한 17세 소녀의 몸으로 3.1만세 운동을 주도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온갖 고문으로 쓸쓸하게 돌아가신 유관순 열사의 삶을 영화로 보면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는 감옥에 들어올 때부터 죄수가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만세를 부르는 것은 다 너희 일본 때문이다.”
라는 유관순 열사의 비장한 모습에 절로 존경심이 생겼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하기도 하고 안타까움과 분노의 감정들이 뒤섞여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 있게 되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3.1운동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민족해방운동을 크게 고무시켰다. 일제의 헌병 경찰에 의한 식민 무단통치와 민족 말살 정책을 붕괴시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최소한의 자유를 쟁취하여 민족문화운동을 전개하였다.
3.1운동은 당시 약소민족에게 용기를 일깨워 주기도 했다. 이처럼 3.1운동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운동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교훈하는 바가 크다. 3·1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정신적 기반이지만 이기주의가 팽배해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다면 국가를 위해 발 벗고 나설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에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와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투사가 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고귀한 사랑과 희생정신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