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출신 김영수 작가, 총 50km 벽화 그려

2019.04.22 08:54:02

마더 테레사 되어 소외 청소년 자립 인도할 터

“대한민국을 벽화로, 벽화를 엄마 품처럼!”

 

수원 토박이 벽화작가 김영수(여 59). 그가 30년 동안 그린 벽화의 길이가 50km. 수원에만도 세류2동, 세류3동, 고색동, 연무동, 화서1동 등 골목길에서 그의 손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의 벽화는 수원 뿐 아니라 인천, 서울 등 전국에 퍼져 있다. 그녀가 직접 그린 것이다. 기자가 “도대체 몇 곳을 그렸느냐?”고 물으니 “너무 많아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다”고 한다. 대략 짐작컨대 수천 곳이다.

 

그가 벽화를 그린 곳은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다. 벽화는 그들에게 감정을 치유해 준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색깔과 풍경을 봄으로써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 우울했던 마음은 어느새 좋은 기분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가 그린 벽화는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그가 벽화를 그리는 이유다.

 

그가 만난 어느 할머니.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산다. 벽화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여 벽화 동의를 받았다. 할머니가 원하는 그림을 알아보고 그림을 그렸다. 시골의 산과 들 그리고 개울 풍경에 오리 다섯 마리가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한 쪽에선 영감이 소달구지에 쌀가마를 싣고 온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할머니는 5남매를 함께 있기에 외롭지 않다. 남편은 행복과 풍요로움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토로가 등장하고 수원의 상징인 수원이가 등장한다. 강아지가 나오고 벤치도 등장한다. 어린이들에게 밝은 감정을 갖게 하고 상상력을 키워준다. 벽화가 엄마 품처럼 따듯하게 맞아준다. 벽화를 보고 있으며 마음이 정화된다. 어린이들은 벽화 앞에서 뛰어 논다. 동네가 어린이들의 함성으로 살아난다. 그가 그린 벽화의 특징이다.

 

그는 재작년 도전한국인운동본부로부터 대한민국 벽화 최고 인증기록증을 수여받았다. 2017년, 2018년 연속하여 대한민국 국가공헌대상을 수여 받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벽화 페인팅, 벽화전문가 제1호 자격증을 받았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사)한국문화예술명인회 서울 인사동 아카데미 벽화 자격증반을 운영 중이다.

 

그는 수업 6개월 과정 중 얼마 전 열네 번 째 수업을 마쳤다. 이 수업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미혼모, 다문화 가정, 결손 가정, 중도 자퇴학생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다. 그는 그들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 그들에게 그는 수원의 마더 테레사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이 벽화 작가로 어엿한 직업인이 될 수 있게 인도하고 있다.

 

그는 세류초, 매향여중, 영복여고를 나왔다. 고 1때부터 그림을 그렸으니 그림만 40여 년을 그렸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근무하고 있는 곳의 은행원이 되길 바랐으나 그는 다락방에서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 화가였다. 당시 화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지만 그는 그 꿈을 버리지 않고 마침내 벽화작가로 탄생한 것이다.

 

전국에서 마을만들기 운동이 일어날 때 그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고 했다. 그는 무려 6년간 벽과 붙어서 살았다. 눈 오고 비 오는 날만 빼놓고 추우나 더우나 벽화를 그렸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벽화를 자기 마음대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벽주인과 의논하여 그린다. 대개 꽃과 나무 등 자연 풍광이 대부분이다. 또 계절에 맞게 그린다. 주위 환경과 어울리게 그린다.

 

벽화 작업 단계로는 벽 긁어내기, 도색하기, 밑그림 그리기, 색칠하기 순인데 대부분 협동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마을 어린이, 주민자치위원,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그와 함께 그의 가르침을 받아 그림을 그리면 명화가 탄생한다. 수원역 환승센터 벽화 400m는 겨울에 완성하였는데 작품 제작에 무려 20일이 소요되어 탄생한 작품이라고 전해준다.

 

그는 현재 비영리단체인 ‘좋은 사람들’(매향동 122-31) 대표를 맡고 있다. 그의 남편은 수원의 폴 포츠라 불리는 바리톤 박무강. 아내로서 성악가 활동의 내조도 성실히 하고 있다. 그의 벽화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준다. 마음의 평온함을 준다. 소외된 청소년에게 벽화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지금 수원의 마더 테레사, 김영수 벽화작가의 소망이 탐스럽게 꽃피고 있다. 알찬 열매가 기대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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